백악단, 다시 무대에 서기까지 – 2
공연까지 8주.
이번에는 밴드 한 팀당 30분의 무대 시간이 주어졌다.
대략 우리가 준비할 수 있는 곡은 다섯 곡 정도.
작년처럼 오리엔테이션에 참석하지 못했고,
카톡으로 곡을 주고받으며
여자곡 한 곡, 남자곡 한 곡을 정해
첫 합주 때 맞춰보기로 했다.
보컬의 음색과 악기들의 합을 확인하고
첫 곡이 우리와 얼마나 어울리는지 보며
방향을 정하기로 했다.
작년과는 달랐다.
발성이 바뀌면서
내 한계가 더 명확해졌다.
작년처럼 고음 위주의 곡은 이제 어렵다.
더 많은 노래를 하고 싶었지만
내가 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 골라야 했다.
괜히 멤버들에게 미안해졌다.
나로 인해 곡의 한계가 정해지는 것 같았다.
멤버들이 하고 싶은 노래를
내가 막고 있는 건 아닐까 싶어
조금은 속상했다.
첫 합주.
좋아하던 곡이었고, 많이 준비했기에
연주는 꽤 괜찮았다.
마스터 선생님은 만족스러워하셨다.
대신 난이도가 너무 쉽다고 하셨다.
그 말을 듣고
우리가 꽤 잘했구나 싶었다.
그래서 두 곡은 일단 보류하고
다른 곡을 더 찾아보기로 했다.
이번에는 나도 좋지만
우리 밴드가 더 재미있어질 곡을 찾기 시작했다.
피아노가 없는 밴드.
생각보다 피아노 연주가 중심이 되는 곡이 많았다.
좋아하지만 선택할 수 없는 노래들이 생겼다.
그때 들은 한로로의 ‘재’.
처음 가볍게 시작되는 드럼 비트가 설레었다.
계속 듣다 보니 멜로디도 좋았다.
이 곡이면 우리 모두 재미있겠다 싶었다.
이 노래를 추천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다음 합주에서 ‘재’를 맞춰봤다.
처음 드럼이 들어오고
기타가 얹히고
내 목소리가 조심스럽게 얹혔다.
생각보다 잘 어울렸다.
완벽하진 않았지만
이 곡이라면 우리 색을 만들어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예상보다 많은 변주가 있어 더 흥미로웠고,
아주 높은 고음은 아니지만
신날 수 있을 만큼의 음역이 있었다.
지금의 내 목소리로도
한 번 도전해 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공연까지 8주.
우리는 그렇게
한 곡을 더 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