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 나의 두 번째 밴드 이야기

백악단, 다시 무대에 서기까지 – 2

by 르은

공연까지 8주.


이번에는 밴드 한 팀당 30분의 무대 시간이 주어졌다.

대략 우리가 준비할 수 있는 곡은 다섯 곡 정도.


작년처럼 오리엔테이션에 참석하지 못했고,

카톡으로 곡을 주고받으며

여자곡 한 곡, 남자곡 한 곡을 정해

첫 합주 때 맞춰보기로 했다.


보컬의 음색과 악기들의 합을 확인하고

첫 곡이 우리와 얼마나 어울리는지 보며

방향을 정하기로 했다.


작년과는 달랐다.


발성이 바뀌면서

내 한계가 더 명확해졌다.

작년처럼 고음 위주의 곡은 이제 어렵다.


더 많은 노래를 하고 싶었지만

내가 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 골라야 했다.

괜히 멤버들에게 미안해졌다.


나로 인해 곡의 한계가 정해지는 것 같았다.

멤버들이 하고 싶은 노래를

내가 막고 있는 건 아닐까 싶어

조금은 속상했다.


첫 합주.

좋아하던 곡이었고, 많이 준비했기에

연주는 꽤 괜찮았다.


마스터 선생님은 만족스러워하셨다.

대신 난이도가 너무 쉽다고 하셨다.


그 말을 듣고

우리가 꽤 잘했구나 싶었다.


그래서 두 곡은 일단 보류하고

다른 곡을 더 찾아보기로 했다.


이번에는 나도 좋지만

우리 밴드가 더 재미있어질 곡을 찾기 시작했다.


피아노가 없는 밴드.

생각보다 피아노 연주가 중심이 되는 곡이 많았다.

좋아하지만 선택할 수 없는 노래들이 생겼다.


그때 들은 한로로의 ‘재’.

처음 가볍게 시작되는 드럼 비트가 설레었다.

계속 듣다 보니 멜로디도 좋았다.


이 곡이면 우리 모두 재미있겠다 싶었다.

이 노래를 추천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다음 합주에서 ‘재’를 맞춰봤다.


합주3.jpg

처음 드럼이 들어오고

기타가 얹히고

내 목소리가 조심스럽게 얹혔다.


생각보다 잘 어울렸다.

완벽하진 않았지만

이 곡이라면 우리 색을 만들어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예상보다 많은 변주가 있어 더 흥미로웠고,

아주 높은 고음은 아니지만

신날 수 있을 만큼의 음역이 있었다.

지금의 내 목소리로도

한 번 도전해 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공연까지 8주.

우리는 그렇게

한 곡을 더 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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