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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희희 Jul 28. 2020

혼자라도 괜찮더라

Solitary

코로나 덕에 생각할 시간이 많아진 터라 일기장에만 쓰던 생각들을 글로 적는 연습을 해볼까 한다.


나는 90년생, 해외에서 근무 중이다. 27살에 석사와 해외 취업의 꿈을 이루기 위해 사표를 던졌다. 그리곤 20대의 마지막에 두 가지 모두 쟁취하여 대미를 장식하고 나름 잘 다져진 30대를 맞이했다.


하지만 사실 나는 내 앞에 놓인 창창한 그 길을 온전히 누리지 못했다. 이상했다. 좋은 일만 있는데 행복하지가 않았다. 그런 내가 싫어서 퇴근하고 울던 나날의 연속이었다.


그 당시 힘든 일들이 겹치긴 했다.


안 그래도 힘든 논문 시기에 힘든 이별도 하고 친구 관계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는 계기들이 많았다. 이별과 사람 관계에서의 상처를 삼켜보는 것이 처음이었다. 연애와 사람 관계는 너무 의지를 해서도, 끌고 갈려고 해도 안 되는 구나를 드디어 몸소 깨우친 느낌이랄까.


친구들이 가까이 살던 기숙사에서 나와 혼자 살 집으로 이사도 했다. 이사 자체도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덩그러니 혼자가 되어버린 나는 멘붕이 와버렸다. 가족도 친구도 날 찾는 사람도 없다는 생각이 날 지배해버렸다. 친구들도 나름 본인의 생활이 있는 거지 내가 싫은 게 아닌데 주변에 사람이 없다는 생각이 커져버렸었다.


결국 내가 힘들었던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 외로움이 많다는 것을 스스로 인정해주지 않았고

- 온전히 혼자 살아본 적이 없었다.


힘든시기를 지나온 나는 그럼 지금 행복한가?

나름 행복하다. 온전히 혼자 있을 줄 알게 됐고 지금의 내가 나는 정말 좋다. 


아직은 미래를 늘 고민해야 하는 청춘이기에 또 다른 준비를 하면서 힘든 순간들을 어떻게 버티고 지내왔는지 적어두려 한다.


그 첫 시작은 나를 인정해주는 것. '힘들구나 그게 힘든 거였어.' 힘든 것을 몰라주고 지나가면 그게 병이 된다.


후에 잊지 않으려고. 그리고 또 비교해보려고. 내가 얼마나 또 내공(?)이 쌓였는지.


이번 글은 내가 평생 마음에 새기기로 한 구절로 마무리.



Knowing how to be solitary is central to the art of loving. 

When we can be alone, we can be with others without using them as a means of escape.

혼자 있음을 즐기는 것이 사랑의 핵심이다.

우리는 혼자 잘 살 때 비로소 다른 이들을 탈출구로 이용하지 않고 온전히 어울릴 수 있다.


-BELL HOOK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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