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달 까지만 하고 그만두겠습니다."
작년 11월 회사 안에서의 방황 끝에 결단을 내렸다. 마케팅 이사님에게 말하고, 대표님에게 까지 퇴사 내용을 전달드렸다. 명확한 퇴사 사유는 목표 부재로 인한 동기부여 상실. 이름하여 노잼.
작년부터 회사에서는 대대적인 앱 개편을 준비하고 있었다. 그 일정과 더불어 사내 분위기상 개편되기 전까지 잠시 동안 마케팅을 멈추자는 분위기가 조성되었고, 적극으로 일을 못한 삶의 동기부여 상실로 (참고로 워커홀릭 타입) 진성 월급루팡의 길을 걷고 있었다. 그래도 이룩한 업적이 많아서였는지 혹은 대한민국의 굳건한 노동법 때문인지 다행히(?) 잘리지 않고, 회사 생활을 영위할 수 있었지만 아무 업적도 안 쌓고 산지 10개월 정도가 지나자 도저히 안 되겠다 싶었다.
"그래 어차피 은행에 내야 할 빚도 없겠다. 노잼의 꿀꿀한 삶보단 졸x 꿀잼 인생을 찾아서 떠나야겠다"
그렇게 사직서를 제출하고 보름 뒤. 하던 일을 정리하며 포트폴리오를 만들던 어느 날이었다. 작년 말에 부임하신 부대표님께서 잠시 시간을 내 달라고 말씀해 주시며 함께 자리를 가졌다. 그리고 그 자리에서 전혀 예상치 못했던 제안을 해 주셨는데..
"리바이(나) 제가 새로운 팀을 만들려고 하는데 한번 들어와서 같이 일해 볼래요?"
"네? 새로운 팀이요?"
부대표님이 제안해 주신 팀은 바로 그로스해킹 팀. 실리콘밸리에서 활용한다는 그 방법론. 워낙 뜨거운 감자였기에 예전부터 관심이 있던 분야였다. 하지만 관심만 있고, 들어만 봤지 실제 이게 무엇이고 어떻게 운영되는지 구체적으로 정확하게는 알지는 못한 상황이었다.
"한번 고민해 보고 말씀드릴게요"
주변의 아는 지인, 페북의 온라인 친구들, 직무 관련 플랫폼 등을 총동원하여 그로스해킹이란 업무를 실제 경험하고 계신 분들을 찾아 나섰다. 하지만 이걸 어째.. 당시 대한민국에서는 그로스해킹이라는 업무를 하고 있는 회사는 찾아볼 수 없었고, (있었을 지라도 저희하고 있습니다 라고 공개된 회사 전무) 그나마 용어라도 알면 다행이겠지만 생각보다 이 용어를 아는 사람도 그렇게 많지 않았었다.
다행히 우리에게는 최강의 야매 검색 방법인 구글링이 있지 않은가? 직무에 대한 설명과 더불어 그로스해킹과 연관성 있는 키워드들도 함께 확인하며 나름 나만의 그로스해킹에 대한 정의를 내려보기 시작했다.
당시 내가 확인한 그로스 해킹이란? 데이터를 활용하여 논리적으로 문제를 발견하고, 그 문제를 풀기 위한 아이디어를 생각하여 테스트를 통한 개선 방법론
(지금도 이 그로스해킹이란 정의는 여러 분야의 사람들과 함께 계속하여 업데이트가 이루어지고 있는 상황)
많지 않지만 어느 정도 정보를 취득하고, 보니 그로스해킹은 단순히 마케팅 이면서 기획 일수도 혹은 전략적 포인트를 찾는 방법 일수도 있겠다 싶었다. 즉 한 가지 분야의 지식을 기반으로 문제를 해결한다기 보단 다양한 업무의 지혜를 바탕으로 본질적인 문제를 꿰뚫어야 그에 최적화된 아이디어를 생각하여 결과적으로 그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론.
아울러 회사에서의 문제뿐만 아니라 일상에서의 문제들도 이 그로스해킹 이라는 방법론을 활용하면 굉장히 유용하게 써먹을 수 있겠다 싶었다. (당장 내가 운영하는 애견카페의 매출부터)
하지만 한편으로 고민인 부분은 마케터와 그로스해커 라는 직무는 비슷하지만 전혀 다른 직무다. 그러기에 앞으로 내가 벌어먹고살아야 하는 나의 직무도 바뀌어야 한다는 것! 한참을 생각하며
"현재 대한민국에 그로스해커란 직무를 갖고 있는 사람은 별로(거의) 없다"
"그리고 분명한 건 그로스해킹을 잘 활용하면 가성비는 정말 최고이다. 조만간 대한민국의 많은 회사들도 그로스해킹 이란 팀을 만들어 운영을 할 수밖에 없지 않을까?"
"회사에서 새로이 팀을 만들고, 지원을 해주는 이 상황에서 만약 대한민국 1세대 그로스해커가 된다면?"
며칠을 고민 끝내 결론을 내렸다.
"키(부대표님) 저 그로스해킹팀에 들어가도록 하겠습니다"
작가의 마케팅(+그로스해킹) 인사이트 보러가기_https://brunch.co.kr/@levikim/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