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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연간 김용훈 Feb 01. 2020

10년 전의 미생에게

10년 전 처음으로 회사생활을 시작한 나에게 쓰는 글


세상살이 돈이 전부는 아니라고 하지만 먹고 싶은 거 덜 먹고, 사고 싶은 거 안 사며 연봉 1,200만원을 받으며 오늘도 일을 하고 있을 10년 전의 용훈이(글쓴이)에게. 조만간 첫 월급이 급여통장에 찍힐 거야. 4대 보험이 공제되고, 100만원도 안 되는 약 92만원 정도가 찍히는 월급을 보며 너는 생각하겠지.



디자인만 해서 과연 먹고살 수 있을까?



그래도 PC방 알바를 하며 용돈을 벌던 때보다는 좋다고, 퇴직금이 연봉에 불포함되어 있어서 괜찮다고 위로 아닌 위로를 하고 있겠지. (당시 연봉에 퇴직금이 포함되어 있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10년 뒤의 너는 스스로 창업도 하고, 여러 가지 프로젝트들을 하며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고 있을 거야. 그리고 그때마다 지금 하고 있는 디자인의 힘을 빌려 굳이 외주를 주지 않고, 모든 걸 직접 만들며 예산을 아낄 수 있었지.



이 정도면 많이 주는 거.. (출처 : MLBPARK)



처음으로 만들어본 이력서와 최고라고 생각하며 자부심을 갖고 있던 포트폴리오를 한 손에 쥐고, 이 회사 저 회사 다니며 취업의 문을 두드렸지. 하지만 언제나 돌아오는 건 면접관(혹은 사장님)들의 대수롭지 않은 시선들이었던 것 같아. 예나 지금이나 디자인 이란 직군 자체가 수요 대비 공급이 더 많은 포지션이라 현실은 그리 낭만적이지 않다는 것을 뒤늦게 깨달을 수 있었지.

당시에는 그렇게 번번이 고배를 마셨지만 지금은 너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과 회사들이 굉장히 많아졌어.



왜냐면 디자인을 그만두고, 다른 직업을 선택했거든





2010년의 나는 10년 뒤의 (2020년) 나를 상상해 본 적이 있었었나? 난 지금 네가 생각하지 못했던 일을 하고 있는 것 같아. 앞에 적혀 있다시피 디자인은 때려치웠어. 한참 부족했던 학벌 때문에 생각만 했었던 광고업계도 한번 찐하게 해 보았고, 실제 창업이라는 것도 해보면서 정말 다양한 경험을 한 것 같아. 다만 한 가지 말해주고 싶은 건 그때부터 해왔던 수많은 뻘짓들이 지금의 내가 될 수 있었던 것 같아. 아마 주변에서 수 없이 이야기하게 될 거야


"이게 돈이 되겠어?"


돈이 안될 수도 있지만 그런 뻘짓들이 쌓이다 보면 어느 순간 경험이 되고, 그 경험을 실력으로 써먹을 수 있는 시대가 올 거야. 아직 나도 인생을 많이 살아본 건 아니지만 인생에 머 정해진 길 이라는 건 없더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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