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내가 회사에서 무엇을 하고 있는 거지?
"지금 회사에서 하는 거요? 그냥 새로운 BM도 만들고, DATA 분석하며 앱 기획도 하고, 일 있으면 이것저것 하며 그냥 잡일꾼처럼 일하고 있어요" - 최근 인터뷰 중 -
요즘 마케터의 업무에 있어서 점차 포지션에 대한 경계가 무너지고 있다는 것이 느껴진다. 브랜드 마케팅 팀장이라는 직책과 함께 그로스해킹과 관련된 업무를 메인 업무로 하며 사내에서 월급루팡의 길을 걷고 있지만 최근 회사에서 하고 있는 일을 생각해보면 이것저것 손이 안 뻗은 업무가 없는 것 같다.
그럼 마케팅이란 무엇일까?
사전에는 대략 위와 같은 내용으로 마케팅이란 것이 정의되어 있다. 마케터들의 네트워킹에 가보면 과거 [선전, 판매]에 대한 이야기가 주를 이었다면 요즘의 마케터들 사이에서는 위의 내용 중 [선전, 판매]와 함께 [서비스를 효율적으로 소비자에게 제공하기 위한 활동]에 관련 이야기가 점점 더 많아지는 추세이다.
확실히 체감이 되는 것이 최근 팀원들의 R&R을 새롭게 분배하였는데 업무를 나누며 느낀 건 최근 회사에서 마케팅을 하며 나도 모르게 "어? 이걸 내가 해도 되는 건가?" 라는 업무들이 점차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대표님 : A님 저희 광고를 어디 어디 돌리고 있나요?
A군 : 페이스북이랑 구글UAC 그리고 애드네트워크 OO 운영하고 있습니다.
대표님 : 지금보다 CPI 좀 낮춰보죠. ROAS가 안 나오고 있어요.
A군 : 네..? 그러려면.. 우선 앱.. 개선부터..
대표님 : 아 그리고 매체 좀 더 늘려보죠. ROAS만 잘 맞추면 예산은 팍팍 밀어줄게요.
A군 : (하.. 더 이상 테스트해 볼 매체도 없는걸..)
위의 대화는 최근 알게 된 모회사 마케터분께서 대표님과의 대화 중 열불이(?) 나서 하소연했던 내용을 재가공한 이야기이다. 당시 저 회사는 신규 유저 유치만을 집중했다고 한다. 하지만 저 이야기를 해준 마케터 분 피셜에 의하면 아무리 유저를 데려온다 하더라도 본인이 생각하기에 정작 서비스가 그렇게 매력적이지도 않았고, 무엇보다 BM으로의 연결도 잘 안 되고 있었다고 말씀해 주셨다.
사정이야 어찌 되었든 위 내용처럼 신규 유저를 데려오는 것이 목표인 회사가 있는가 하면 빠른 시간 안에 BEP를 맞추는 게 목표인 회사, 또는 기존의 유저들의 이탈률을 잡는 게 최대 이슈인 회사들도 있을 것이다.
그리고 위의 행동들의 궁극적인 목표는 당연하겠지만 영리 추구 혹은 밸류 창출 일 것이며 그 목표에 있어서 우리는 서비스를 위해 일을 하고, 월급 노예라는 칭호를 달며 한 달 벌어 한 달을 살아가고 있는 게 분명하다.
마케팅에 있어서 현재 해결하고자 하는 문제에 맞춰 시장에서는 나름 어느 정도의 공식이 존재해 왔다. (어찌 보면 답을 알기에 대부분 비슷한 마케팅을 해 왔을지도..) 모르면 주변에 물어보며 문제에 대한 솔류션을 어느 정도 해결할 수 있었던 시장이 있었지만 점차 그 정석이라는 공식이 변해가고 있다.
위의 수식은 현재 회사에서 가져가고 있는 밸류(매출)를 얻기 위한 공식이다. 그리고 우리 팀은 저 수치 안에 있는 곱하기 수식들을 더 높이기 위하여 다양한 아이디어를 생각하고, 그것을 실행하기 위해 엔지니어 혹은 영업팀과 논의하며 그것을 실행에 옮기고 있다.
최근 진행했던 업무를 예를 들어보자면
유저들의 CTR을 높여보자는 미션이 있었다. 팀원들은 각자의 아이디어를 꺼내어 관련된 이야기를 하였으며 분석하기 시작했다. 왜 유저들은 상품(이벤트)을 클릭하지 않을까? 왜 기껏 만든 기획전에 오지 않는 것일까? 이런 의문점이 생기기 시작하며 다양한 가설이 나오기 시작하였고, 그 가설을 파악하고 증명하기 위해 유저들의 행동 DATA를 분석해 보기 시작했다.
우선 1)굿닥의 상품 상세페이지에 오기까지 역순으로 어디를 거쳐서 왔는지 파악해 보았다. 특정 구간들에서 다양한 게 유저들이 유입된다는 것을 확인해 볼 수 있었고, 그중 2)기여도가 높았던 스크린에 대하여 다시 한번 분석을 해 보았다. 그 결과 1/3의 유입 기여도를 차지하고 있던 검색창에서 상품 키워드 검색 시 키워드의 상품이 우선 노출되지 않는다는 것을 확인하였고, 3)이 부분을 개선해 보기로 하였다.
DATA로 나온 명분을 갖고, 개발자와의 논의를 통하여 현실 가능한 범위 내에서 테스트를 진행해 보았다. 결과는? 검색 이후 평균 50%의 상세페이지 유입을 60%까지 끌어올릴수 있었다. (자세한 히스토리는 나중에. 그 외 다양한 테스트 진행 중)
그 외 ASP를 올리기 위해 새로운 BM을 기획하며 서비스에 붙여 보거나 유저들의 리텐션을 올리기 위해 노출 로직을 짜는 등 저 위의 공식의 숫자를 늘린다는 목적으로 니 일 내 일 할 것 없이 무한한 아이디어와 실행을 옮기고 있는 중이다.
그렇게 회사 내 잡일꾼으로 요즘 내가 뭘 하고 있는 건지 명확하게 답이 나오지 않는다. 다만 직무 간의 영역이 흐려지고 있는 요즘, 본인의 포지션만을 고수하지 말고 시장의 상황과 소비자에 대한 애정(?)을 생각한다면 분명 현재 하고 있는 일의 목표 달성도 어렵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 이래나 저래나 회사가 바라는 건 월급값 하는거고 매출에 기여를 하는 것 이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