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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연간 김용훈 Mar 08. 2020

주말 러닝 크루 인원이 6명이 되었다

일요일 아침의 여의도 달리기


이기고 싶다면, 충분히 고민을 버텨줄 몸을 먼저 만들어! 정신력은 체력의 보호 없이는 구호밖에 안돼



미생이라는 드라마를 보지 않았지만 저 대사 하나만큼은 아직도 기억하고 있다. 이 대사가 구라(?)가 아니라는 것에 내 손모가지를 걸기에 몇 년째 운동과 친해지며 이 운동 저 운동 안 해본 것이 없다. 회사에서는 등산 가는 부장님 소리 들으며 등산 동아리도 만들고, 1 MILLION 영상도 구독하며 집 근처 K-POP 댄스 학원도 무려 한 달이나 다니며 몸을 움직였다.


그리고 어느 날 문뜩 운동을 하며 깨달은 것이 있었으니 역시 튜닝의 끝은 순정이라고 (갑자기 이 말이 왜 여기서??!) 여러 가지 운동을 해 봤지만 역시 달리기 만한 것이 없다고 어느 날 문득 생각이 들었다. 올림픽의 꽃이 육상인 것 처럼 생각에서만 그치면 리바이(MY)가 아니기에 그렇게 2020년을 같이 달릴 사람을 모집하기 시작했다.



패기 있게 페이스북에 모집글을 올렸다



새해를 운동과 다이어트로 시작하는 고전적이지만 정석적인 새해 목표는 분명 나뿐만 아니라 모두의 마음속에 준비되어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그 생각은 글을 올리고, 다음날이 되어서야 빗나갔다는 것을 알 수 있었는데..





1,500명이 넘는 나의 페친(페이스북 친구)들은 이불과 한 몸이신 분들이 많았고, "왜 굳이 숨 헐떡이며 사람이 달려야 하는지 1도 공감 못하겠어"라고 이야기하는 멍멍이 다방의 사장님의 말처럼 당시에는 "뭐 어쩌란 거지?"라고 생각했지만 실제로 멍멍이 다방 사장님의 말을 더 공감하는 페친들이 많았던 것을 내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역시 사람은 뇌피셜을 믿지 말아야 한다.


다행히 혼자는 아니었다. 친구 1명과 겨우겨우 모은 페친 1명. 그렇게 총 3명은 일요일 아침이면 여의나루에서 만나 한강의 정기(미세먼지)를 받으며 7KM씩 달렸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오늘 혹시 1명 안 오면 어쩌지?" 하며 마음 졸이는 나날의 연속이었는데..



감독님도 같이 뛰셔야 할 것 같은데..



포기하는 순간 시합은 끝난다는 안 선생님의 말처럼 이왕 이렇게 달리기를 시작한 거 2020년 올해에는 한번 끝장을 봐 보기로 했다. 그렇게 우리 3명은 비가 오면 그 전날 달리고, 2명이 결석하면 1명이 달리며 3달 동안 일요일 아침을 빠지지 않고, 달리기를 진행했다.


그리고 3월 8일 일요일 아침이 되었다. 포기하지 않으면 불가능은 없다 라는 말 처럼 일요일의 여의도 RUN의 멤버는 총 6명이 되었다. (+그리고 다음주에는 7명이 될 예정이다)


삼각대도 챙겨온 3월 8일의 아침



2020년이 끝나면 과연 일요일의 여의도RUN의 멤버가 얼마나 더 생길지, 혹은 모임자체가 사라질지는 아무도 모른다. 다만 시작은 미약하나 끝은 창대하리라 라는 유명한 문구처럼 작게 시작했을 지라도 계속 달린다면 이것도 나의 하나의 인생의 전환점이 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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