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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연간 김용훈 Sep 22. 2021

서비스의 시작과 끝에서

작은 가능성이라도 시도해 보는 것. 그것이 우리의 일


시작


마케터인 우리는 오늘도 고군분투하며 유저를 우리의 서비스에 데려온다. 재작년까지만 해도 이렇게 까지 고군분투하지 않았던 것 같은데.. 맥도날드의 키오스크가 어르신들에게는 새로운 문물인 동시에 주문을 막는 거대한 벽이었던 것처럼 야속하게도 시장은 빠르게 변했다.

마케팅의 난이도는 점차 어려워지고 있으며 그런 대환장파티의 상황 속에서 오늘도 우린 우리의 서비스에 유저를 데려온다.





참고로 이번 글의 경우 시작보다는 을 위해 쓴 글이지만 쓰다 보니 시작파트도 나쁘지 않은것 같다. 여하튼 고객은 회사 누군가가 만든(혹은 에이전시에서 만든) 광고를 보고, 그것을 클릭 하여 앱스토어에 유입한다. 그리고 선택한다.



앱을 다운로드할지 혹은 그냥 이탈할지



사실 서비스의 퍼널에 있어서 모든 것은 고객의 선택 과정이다. 회원가입을 할지 말지, 장바구니에 담을지 말지, 결제를 할지 말지 등등 그런 수많은 과정 속에서 처음으로 고객이 생각하는 것이 앱을 다운로드할지 말지.. 하여 APP으로 벌어먹고 사는 회사들에게 (굉장히) 중요한 것이 바로 ASO(앱스토어 최적화) 일 것이다.



고객은 선택한다. 그리고 우린 KPI에 맞는 선택을 하도록 유도한다.



사실 게임 APP이 아니면 크게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분들도 많다. 거의 대부분의 사람은 사전에 얻은 정보를(혹은 광고로) 통하여 목적을 갖고, 인스톨을 하며 그런 서비스들의 경우 ASO는 크게 중요하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그걸 아는가? 생각 이상으로 우리 서비스를 검색하여 들어온 고객이 아닌.. 전혀 다른 키워드를 통하여 우리의 서비스를 접하고, 많은 잠재고객이 유입된다.



펫프렌즈 보다 펫, 고양이 번역기, 고양이 키워드를 통하여 스토어에 유입된 고객이 더 많다



반려동물과 관련된 키워드에서부터 경쟁사 키워드까지 정말 다양한 키워드를 통하여 유저는 우리의 스토어에 방문한다. (물론 들어오더라도 다 인스톨을 하는 건 아니다) 예를 들어 고양이를 키우는 잠재고객이 고양이 번역기를 인스톨하려고 검색을 하더라도 아래와 같이 펫프렌즈가 노출된다.



펫프렌즈의 시작은 다양하게 나타난다



이 과정 속에서 우린 우리를 더 알리기 위해 여러 가지 방법을 테스트하며 (그 테스트가 아무리 작고 귀여울 지라도) 고객의 스마트폰 한구석을 차지하기 위해 여러 가지를 시도한다. 예를 들어 아래처럼


21년 3월. 구글 플레이 콘솔에서 제공하는 A/B Test를 통하여 기존의 아이콘보다 전환율이 좋은 아이콘을 찾기 위한 테스트를 진행했다. 21년 4월. 중간 데이터를 확인했다. 다행히 테스트했던 아이콘 효율이 더 좋은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21년 5월. 펫프의 캐릭터인 방실이, 몽실이 캐릭터가 있는 아이콘의 효율이 더 좋은 것을 확인할 수 있었으며 이후 테스트 결과가 좋았던 아이콘으로 업데이트를 진행하였다.



중간 확인
최종 결과
스크린샷도 테스트. 다만 기존 것 보다 별로인 것을 확인



사실 이런 테스트로 인하여 정확하게 인스톨 볼륨이 얼마나 더 증가했는지는 확인하기는 힘들다. (특히 구글 Ads와 관련된 광고 상품을 운영 중이라면 더더욱 변수는 많아진다) 다만 작은 가능성이라도 시도해보며 고객의 시작에 대한 전환율을 높여봐야 할 것이다. 그게 우리의 일 아니겠는가?







APP 서비스에 있어서 고객의 마지막 선택지는 어디일까? 바로.. APP을 지울 것 인가? 혹은 갖고 있을 것 인가? 최근 스마트폰의 바탕화면을 정리하고자 몇 가지 앱을 지웠다. 삭제를 위해 손가락으로 앱을 오래 누르고 있자니 앱들은 벌벌 떨며 사형수처럼 자신의 차례를 기다리는 것 같았다. 한편으론 살려달라고 하는 느낌까지도.. (애플의 이런 작은 디테일에 박수를 보낸다)

그러던 중 재밌는 앱을 하나 발견하였다. 바로 원룸만들기 라는 앱



개인적으로 겁나 귀엽다. 쿠폰 누르니 쿠폰 주더라.



보이는가? 자신의 운명을 기다리는 겁쟁이가 아닌 먼저 나서서 삭제를 거부하는 당돌한 이 태도를..! 재밌다. 그리고 원룸만들기 만의 B급 아이덴티티에도 어울리고, 이런 작은 디테일 하나에도 재미를 주니 팬심이라는 것이 조금씩 생기는 것 같았다. 이런 경험을 하니 "다른 앱들은 어떨까?"라는 생각이 들며 그 외 몇 가지 앱의 팝업 메뉴를 더 찾아보기 시작했다.



앱의 기본 서비스를 기준으로 노출이 되고 있었다.



위 3가지 앱 외에도 대부분의 네임밸류 있는 앱들은 원룸만들기와 같은 브랜딩보다는 기능에 좀 더 초점을 맞추는 형태였다. (배민은 좀 더 재밌는 무언가가 뜨길 바랬는데 그러지 않아 아쉬웠다) 그렇다면 현재 우리 회사의 앱은 어떨까? 그리고 경쟁사의 앱들은 어떤 팝업 메뉴가 노출되어 있을까? 아쉽게도 경쟁사 및 자사 앱을 다 뒤져봤지만 앱 팝업 메뉴 기능을 달은 앱은 경쟁사 1곳 밖에는 없었다.


순간 궁금증이 생겼다. 그럼 저 앱 팝업 메뉴의 유무로 인하여 앱의 삭제율 그리고 기능 편의성으로 인한 리텐션은 얼마나 개선되었을까?.. 기능을 중심으로 한 팝업 메뉴의 경우 트래킹 가능한 링크를 달고, 저 링크를 통해 자사 앱의 이동경로를 파악하면 가능하지 않을까? (물론 이건 추측이다)

다만 원룸만들기가 보여준 저런 카피 등으로 얼마만큼 삭제율이 개선되었는지는 파악할 방법이 사실 없다.. (일자를 기준으로 추측은 가능하나 명확하지는 않을 것 같다)


삭제량. 앱을 담당하는 담당자로써 굉장히 중요하다. 최근에는 전체 푸시가 앱의 삭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하여 파헤쳐보고 있다. (인사이트는 나오면 공유 예정)  시장은 계속 알아가면 알아갈수록   많고, 하고 싶어지는 것도 많아지는 변태 같은 카테고리인  같다.


앱 Organic 채널의 unintall 수치 (특정 전체 푸시에 따른 unintall 파악 중)



만약 펫프렌즈 라면 기능을 우선으로 하여 팝업 메뉴를 만드는 것이 이로울까? 혹은 원룸만들기와 같은 브랜딩에 초점을 두고 접근하는 게 더 효율적일까? 그리고 이것은 또 무엇으로 효율을 봐야 할까? 다만 아무것도 없는 것보단 고객의 발목을 잡을 수 있는 작은 부분이라도 시도해 보는 게 좋지 않을까 싶다. (즉 언젠가 한다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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