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한 길고양이 일기

8. 자리 없는 자의 자리

by Young





제목이 구조한 길고양이 일기인데 점점 내 일기가 되어가고 있다. 그렇지만 나름의 변명이 있다. 내가 이렇게까지 고양이를 케어하는데 있어서 나름의 사연이 있기 때문이다.



어쩌다 캣맘이 됐을까?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캣맘이 된지 모르겠다. 나는 사실 고양이를 그리 좋아하지도 않았다. 키워본적도 눈길 준적도 없다. 나는 그저 내가 너무 걱정되고 안쓰러웠는데, 자리 없이 떠돌아야 하는 내가, 어떻게 이 세상에서 살아갈지가 궁금했고, 그걸 작업하고 있었다.



작업은 어찌 보면 간단했다. 자리 없는 자, 그 자의 자리는 어디이고, 그 자리는 어떻게 마련할수 있는가, 그 질문에 대한 나만의 언어를 찾고 있었다.



나는 자리가 유한하다 생각했고 그래서 무한 경쟁을 하게 된다 생각했다. 그 경쟁이 너무 피곤하고 결정적으로 별로 나에게 도움이 안된다 생각했다. 무한 경쟁을 끊기 위해서 내가 도태한다기보다는 경쟁의 영역에서 벗어난 ( 비-제도권) 이 외의 영역에서 자리를 찾길 원했다. 그래서 처음엔 사실 유랑을 꿈꿨다. 잠깐 머무르고 떠나는 행위를 통해서 얻고 싶은 무엇이 있었다. 그것은 손에 잡히지 않는 관념에서 벗어나 삶의 직접적인 감정 - 먹고, 자고, 숨쉬고 - 그걸 통해서 간단하게 다시 삶의 에너지를 얻고싶었다.



그러나 나는 완전히 실패했다.




라운이를 위한 자리를 만들어주고 있었다 - 퇴원을 며칠 남기고 있었고, 예후는 괜찮았다. 이때 중요한 전시를 앞두고 있었는데 짬이 없었는데도 라운이 집 짓는건 즐겁게 했다. 세상에 시간도 상대적이지만 ( 아인슈타인이 이미 말했듯이) 에너지도 정말 상대적이다. 아이가 잘 지내길 바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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