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 자기애 없는 이타심
잠시 얉은 잠을 자고 깼다. 몸에 전기가 흐르는 것처럼 힘이 없다. 어제 아프긴 아팠나보다. 어제의 여운이 있다. 편두통도 조금 있다.
어제 아침부터 커피를 마셨다. 오후에도 마시고 저녁에는 홍차를 꽤 마셨다. 심신이 지친 와중에 카페인이 과다했다. 집으로 운전하는 길에 입 앙 옆으로 침이 자꾸 나왔다. 흥분인지 긴장인지 아무튼 알 수 없는 상태였다. 낮에 맥주도 두어잔 마셨다. 먹을때는 좋았지만 소화를 시키지 못했다. 낮잠을 자고 일어나니 컨디션이 떨어졌다. 커피와 술을 당분간은 금하는게 좋겠다.
불안감에 아프면서 고양이들도 혼자 이렇게 아팠을까싶어 또 마음이 안좋았다. 이정도면 병적인것 같은데 그 생각의 고리를 끊을수가 없다. 공감은 나를 살찌우게도 나를 좀 먹게도 한다.
아픈 존재를 돌본다는건 무슨 마음이 필요할까. 무엇보다 자기 자신을 챙기지 못해서 쓰러지면 누가 아픈 존재를 돌볼까. 자기애 없는 이타심은 멀리 가지 못한다. 그런데 마치 둘은 양 끝에 서 있는 것 같다. 일단 자기를 돌보고 자기를 돌보듯이 다른 존재를 돌봐야 할텐데. 이런 마음이 필요하겠다. 자기를 돌보겠다는 마음. 나를 조금 더 갈아서 누군가를 행복하게 해주겠다는 생각을 멈추어야겠다.
죄책감일까, 동정심일까, 멈출 수가 없다. 자꾸만 내가 조금만 더 짬을 내고 힘을 내면 다들 더 행복해지겠지라는 생각. 대체 이젠 그것이 진실인지 거짓인지도 모르겠다. 그 생각의 회로는 끊임이 없고 나를 과하게 움직이게하고 한계를 자꾸 넘어서야한다. 나를 아프게한다.
두 발 서기가 원래 이렇게나 힘든 것이다. 각자가 두 발로 설 수 있다면 우리는 서로 쓰러뜨릴만큼의 무게로 기대지 않을텐데, 삶이 그렇게 녹록하지도, 각자가 그리 강인하지도 않은듯하다. 자립을 하고 있는 모든 존재들에게 박수를, 그 자체로도 대단한 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