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한 길고양이 일기

24. 아이가 며칠째 아프다

by Young





라운이가 아프기 시작한 것은 지난주 수요일부터 인것 같다. 오늘은 사흘째이다. 며칠째 토를 하였고 음식도 거의 먹지 못했다. 사료 몇 알씩, 죽지 않을 만큼만 먹고 내리 잔다. 차라리 자는게 나아보인다. 잠에서 깨 있을때는 아이가 너무 아파보인다.


원인이 뭘까. 아이는 아프기 전엔 컨디션이 꽤 좋았다. 여기서 저기로 옮겨다닐때 내던 울음 소리도 컸고 볕이 잘 드는 쇼파에서 구루밍 하고 잠을 잤다. 음식을 내어주면 곧 내려와서 잘 받아 먹던게 꼭 내가 오래 키우던 반려묘 같았다. 아프기 전까지는.


아프기 하루 전날, 캔을 하나 까서 줬다. 냄새가 썩은듯 역한 냄새가 났고 색깔도 진했다. 원래 캔이 이런건가 싶어 같은 캔을 까봤다. 냄새와 색이 다른듯 싶었지만 또 상했다는 확신이 들지 않았다. 에이 캔이 설마 상하겠어 하는 생각이 지배적이었다. 원래 캔이 좀 이런거겠지. 지금에서야 말하지만 후회가 되는 시점이다. 주지 말았어야했지만 나는 캔이 아까워 주고 말았다. 그 캔은 다른 캔에 비해서 비싼 주식캔이어서 과감하게 버리지를 못했다. 아이는 반정도를 먹었다. 혹시나 누군가 고양이를 키우는 분이 이 글을 본다면 캔도 상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려주고 싶다. 유통과정에서 미세한 구멍이나 틈이 생기면 그 사이로 공기가 들어가 산패되고 부패 될 수 있다. 냄새가 역하다면 색이 유독 진하다면 과감하게 버려야한다. 아이의 고통, 집사의 고통, 병원비, 아이의 잠재적 건강 상해 등 여러가질 생각하면 캔 값은 비할데가 아니다. 조금이라도 의심되면 버려야 한다.



손에 잡히는 아이가 아니기 때문에 지켜 볼수 밖에 없다. 내가 적극적으로 치료를 할때마다 아이는 자기 생명을 앗아가는줄 알고 온힘을 다해 도망가고 그 과정에서 서로 상처를 너무 주고 받는다. 일종의 트라우마로 남아있다. 그래서 최대한 나는 아이가 스스로 병에서 이겨내길 기다리는 수 밖에 없다. 지금으로서는 그렇다. 최대한 식욕을 이끌만한 음식들을 내어주고 기다리고 치우고를 반복한다. 원래 잘 먹었던 연어, 닭고기, 참치캔, 트릿, 츄르, 건사료 일단 다 내어준다. 아이는 건사료만 아주 조금 먹고 먹지 못한다. 고양이는 오랜시간 음식을 섭취 하지 않으면 지방간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걱정이 많은데 그래도 아주 조금씩은 먹어줘서 그나마 기다릴 수 있는 힘을 준다. 어제는 황태과 새우를 삶아주었지만 먹지 않았다. 오늘은 소소기를 삶아줘볼것이다. 또 건사료만 몇알 먹다 말지라도.



일요일까지는 지켜보려 한다. 오일째가 지나고 여전히 음식을 제대로 먹지 못하면 월요일부터는 어쩔 수 없이 잡아서 병원을 데려갈까한다. 그때는 미뤄두었던 송곳니 발치나 중성화에 대한 부분도 같이 고려할까싶다. 이렇게 빨리 수술까지 할 생각은 없었지만 병원 한번 데려가기가 매우 힘들고, 송곳니 발치가 되지 않아서인지 구내염을 아직은 앓고 있기 때문에 원하는 시점은 아니지만 어쨌든 미뤄두었던 치료를 하는 것은 좋은 일일 것이다. 라운이가 그리고 내가 한 걸음 더 나은 삶을 가는 방향일것이다.



부디 일요일 전까지 컨디션이 자생적으로 회복되어서 전같이 시끄럽게 울어주고 밥도 잘 먹어주고 볕 쬐며 자는 모습을 보여줬으면 좋겠다 라운아






라운이는 이틀전인 목요일 아픈 와중에도 잠깐 올라와 구루밍을 해주었다. 그러나 다음날 또 토를 하였다. 내가 토를 할때마다 세탁을 하는데 그게 눈치가 보이는건지 싫어서 인지 이제 쇼파에 올라오지 않는다. 다시 컨디션이 잘 회복되어서 쇼파 위로 올라와줬으면 좋겠다. 아픈 와중에도 저렇게 털을 만지는 모습을 보면서 아픈 아이를 조금 더 아이를 기다려줄 수 있는 힘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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