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 친구 없이_1
길고양이 일기라고 제목을 붙였지만 오늘도 나의 일기이다.
여기 브런치에도 숱한 나의 못난 감정들을 적어놓아서 알겠지만 그리 정돈된 삶을 살진 못했다. 방청소도 때가 되면 해야하는 것인데, 여기 저기서 들고온 쓰레기를 방 어딘가에 쳐박아두고 어지럽게도 살았다. 그간 내가 살아온 35년 간의 삶일 것이다.
생각이 자꾸 왜곡 되거나 불안이 커지거나, 스스로 처리 하지 못한 갈등은 가까운 사람들과 잘 지내기 어렵게 만들었다. 상대를 품을 수도, 나를 품을 수도 없이, 내 출구는 술이었고 술에 완전히 압도 되면 폭력적이었다. 어떤 대인관계도 잘 풀수 없었다. 처음부터 끝까지 괴로웠고 또 반복되었다.
방청소를 해야만 했다. 이 걸리적 거리는 쓰레기들을 치우고 비워내야한다. 쓰레기를 비워내기 위해서는 쓰레기봉지를 다 뜯어봐야했다. 실제로는 어떤 내용물이 있고 무엇이 썩어 있으며 어떻게 쓰레기봉지에 들어오게 되었는지를 살펴야 하는 일이다. 역시 고단한 일이다. 지금까지 몇개의 봉지를 뜯었는지는 모르겠다. 여전히 많이 있을 것이고 어떤 것은 끝을 알 수 없을 것이다.
대청소 하듯이 삭 밀어버리고 다시 깔끔하게 하루를 살면 좋겠지만 우리 마음이라는것은 그리 간단한 일은 아닐것이다. 어떠한 것은 영원히 내 발목을 잡을 것이다. 명상을 하며 김도인이 수행자의 자세로 알려준 것 하나는 수용하는 자세라고 했다. 페미니즘의 중요한 가치 중 하나도 역시 자기 긍정화이고, 나 역시 그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경험으로 알고 있기 때문에 김도인의 말에 더 신뢰가 갔다. 나의 불안, 나의 몸상태, 나의 환경이 이러하다는 것을 알아차리고 같이 흘러갈 것이다.
이 모든게 어찌보면 잘 살아보고자 하는 마음인 것이다. 그것은 나를 아끼는 마음이고, 나를 정말로 아끼면 당연히 남도 소중하다는 것을 알게 될것이다. 나는 나를 오랫동안미워했다. 그래서 남도 같이 미워했을것이다. 이제는 미워하고싶지 않다. 누구와 누구를 비교하지 않고 나는 나인 것으로 나를 받아들이고 아끼며 남을 대하는 마음 역시 그리 하고 싶다.
작업실에서 오전에는 호흡명상 저녁에는 요가를 한다. 둘다 돈을 들이지 않고 유튜브를 보며 따라한다. 명상은 도인명상채널을, 요가는 요가소년 채널을 애용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