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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종규 Jun 17. 2020

코로나-19 시대에 파괴된 것 (2)

병원과 의사들도 많은 영향을 받고 있다.

https://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001&oid=032&aid=0003014981&fbclid=IwAR0QV6R5ZC8QOh-WtQY0Y1O6s5oFUOxQ12u9cVAUa0UnvYIyS9TOz-3hUQQ


서울의료원은 서울 시민의 건강을 위한 병원이다. 

간혹 이런 질문을 하시는 분이 계신다. "경기도민은 거기 이용 못하나요?" 그럴 리가.

나 역시 경기도에서 거주하고 있고, 우리 가족 모두 우리 병원을 이용한다.

다른 병원과의 차이는 이렇다. 전체 환자 중 의료급여 환자의 비율이 높다. 아무래도 비급여 비용이 저렴하다. 외국인 노동자, 난민, 노숙인들을 위한 프로그램이 있어 이런 분들이 무료로, 혹은 매우 저렴하게 병원을 이용할 수 있다. 

또 노숙인, 쪽방주민과 같은 건강취약계층을 위한 공공보건사업들을 한다. 무료 진료를 다니기도 하고, 독감 예방접종을 챙겨드리기도 한다. 

그리고 코로나-19와 같은 감염병이 유행할 때는 감염병 전문병원으로 변신을 한다. 


코로나-19 감염증 확산이 사그라들지 않으면서 많은 어려움이 병원과 의사에 생기기 시작한다. 많은 의사들이 코로나-19 전담 의료진으로 차출되면서 진료받던 환자들을 다른 이들에게 맡겨야 했다. 병실을 닫으면서 많은 분들이 급작스럽게 다른 병원으로 전원을 해야 했다.


많은 학회도 취소가 되었다. 의사 면허를 유지하려면 1년에 8시간 이상 연수강좌를 들어야 한다. 분과전문의 자격을 유지하려면 이보다 많은 연수강좌를 들어야 하고, 해당분야 진료기록이 있어야 한다. 전공의를 가르치는 지도전문의 자격을 유지하는 데에는 별도의 교육이 더 필요하다. 올 한 해 많은 학회들과 연수강좌가 취소가 되고, 코로나바이러스 환자만 입원을 하게 되니 이러한 필수조건을 채우기가 어렵다. 


서울의료원은 전공의 수련기관이다. 인턴과 레지던트 90여 명이 전문의가 되기 위해서 수련을 받고 있다. 그런데 레지던트 수련이라는 것이 그냥 4년간 과장님을 따라다니면서 배우는 것이 아니다. 전문의 자격을 얻기 위해 경험해야 하는 수술, 질병, 환자의 최소 숫자가 정해져 있다. 이를 채우지 못하면 전문의 고시를 치를 수 없다. 코로나-19를 치료하는 것만으로는 전문의가 될 수 없다.


병원의 자원봉사자분들도 오지 못하고 계신다. (대개는 10년 이상씩 해오신 훌륭하신 분들이시다) 호스피스 완화의료 병동도 문을 닫았고, 종교실도 문을 닫아 원목을 담당하시는 목사님, 신부님, 스님들도 병원에 못 오신다.

여름철 혹서기에 노숙인들을 진료하는 사업도 취소되었다. 요양원에 방문하던 것도 감염관리 때문에 중단되었다. 그나마 소년원 방문진료는 다음 달부터 조심스럽게 시작하기로 했다.


우리나라는 늘 그랬든이 코로나-19를 잘 이겨낼 것이라고 믿는다. 그런데 우리 병원이 이 위기를 잘 이겨낼 수 있을지 걱정이다. 그동안 쌓아왔던 여러 능력들을 계속 유지할 수 있을까? 상급기관인 서울시, 그리고 시민들과 정부 기관에서는 우리의 이런 고민들을 알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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