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번째, From 혜리 to 헤비
지난 24년 연말은 전국가적으로도 힘들고 피로도가 쌓이는 일들이 많았는데 가족 분들도 아프셨다니.. 가족이 아플 때 저는 위로보다 응원이 맞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해요. 위로는 뭔가 원하지 않는 결과가 나와서 해주는 무언가 같아서요. (사실 위로라는 것을 잘하지 못하는 것도 이렇게 생각하게 된 것에 이유가 있지 않을까 싶어요.) 그래서 다 좋아지실 거라 멀리서 믿고 응원하려고요! 생각보다 제 뜻대로 세상이 돌아가더라고요. (하하하) 저를 믿고라도 가족 분들 옆에서 힘이 되어주시길!
예전에 제가 중학교 3학년 때 아빠가 아프셨어요. 그때는 암이란 게 드라마에서 새드엔딩을 보여주는 것이어서 정말 무서웠거든요. 처음엔 하늘이 무너지는 것도 같다가 아빠가 완쾌하니 ‘암도 별거 아니다!’하는 생각도 들었어요. 그리고 웃기게도 저는 가족 중에 한 명이 어마무시한 ‘암’에 걸렸으니 다시는 우리 가족에게 ‘암’이란 없겠지 하고 생각을 했어요. 마치 가족 당 한 명에게만 ‘암’을 배정해 주고 그것을 아빠가 받아 아픈 것처럼요. 그렇게 지내다 3년 뒤, 고등학교 3학년 여름방학에 엄마가 또 다른 암을 얻으셨어요. 오.. 이땐 정말 세상이 무너지는 듯했죠. 마치 제가 슬픈 드라마나 영화의 주인공이 된듯한.. 그리고 속으로 생각했죠. 아 나는 재수를 하겠다. 뭐, 재수도 안 하고 엄마, 아빠도 모두 지금 완쾌를 하셔서 아마 저보다도 건강하시지 않을까 싶어요. 저희 부모님도 아프셨다를 말씀드리고 싶은 게 아니고 뭐랄까요. 정말 아픈 건 예의도 없다고 생각도 들면서 그 예의 없이 아픈 건 또 이겨낼 수 있다!!라고 저는 믿어요. 여러 번 믿네요..
오늘은 1월 2일이에요. 어제 새해 첫날을 정말 아무것도 안 하고 보냈고! (물론, 책은 읽었어요.) 오늘 아무렇지 않게 일어나 책을 챙겨 카페로 나왔어요.
해가 바뀌었는데 여전히 이렇게 아무 일없이 책을 읽을 수 있다는 것에 너무 큰 행복을 느끼고 있어요. 일상의 소중함이 이런 걸까요? 저는 무신론자를 외치며 쓸데없는 미신 같은 건 잘 믿는 편인 앞 뒤 안 맞는, 아니 어쩌면 제 고집대로 사는 사람인데요.
새해 첫날 ‘죄와 벌’을 읽고 싶어진 것에 사실 큰 찜찜함을 가지고 있어요. 헤비님도 말씀하셨던 것처럼 같은 맥락이 있는지 모르겠지만 책이 놀랍게 다가올 때가 있잖아요? 그래서 이 책이 혹시 나에게 무언가 경고를 하기 위함이 아닌가 하는 두려움이.. 하지만 책이 너무나 재밌어서 일단 2편까지 즐기며 읽으려고요.
작년에 헤비님께 제 휴직계획을 보여드린 적이 있지요..? 그중에 몇 개나 지켰는지 모르겠는데 그걸 깡그리 잊고 새해 목표를 세워볼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새해를 특별하게 보내지 않겠다 해놓고 새해 계획 세우려는 저를 좀 보세요. 웃기지 않나요! 근데 아마 제가 생각한 특별하지 않았으면 하는 새해맞이는 1월 1일인 것 같아요. ’ 특별한 날‘. 헤비님은 2025년 어떤 계획이 있으실까요?
1년을 묶어놓고 보면 참 시간이 짧은 것도 같아요. 그런데 지난 한 해 동안 저는 1년이란 시간도 보지 못했어요. 정말 단기적으로만 하루, 하루를 보며 살았거든요. 일주일 단위도 버거울 때가 있었어요. 여태 살아오면서 5년 뒤, 10년 뒤의 나를 그리며 나름 열심히 살아오다가 멀리 보지 못하는 상태가 되니 그 자체로도 꽤 괴롭더라고요. 올해부터는 다시 조금씩 멀리 보는 연습을 해보려고 해요. 뭐 굳이 필요하겠냐 싶지만 아직 이루고 싶은 것들이 있으니까요!
그나저나 저는 유행에 발맞춰 감기에 걸렸어요. 성격이 급해서 아프자마자 병원 가서 주사 맞고 약을 때려 붓는 스타일인데 빨리 떨어지지 않네요. 헤비님 감기 조심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