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여행은 위험한 것이었다.
유럽에 살고 싶어졌기 때문에.
고통받는 여행이 되었어야 했을까.
그렇다하더라도 기억은 미화될 것이기에 이 욕망은 불가피했을 것이다.
네덜란드에 살게 된 이유를 모르겠다던 지우가 이런 욕망으로 이민을 가게 된 것이라면 나는 겁쟁이인 것일까.
낯선 언어들 속에서 느낄 수 있는 고독을 남은 여생 느끼고 싶다는 욕구를 느꼈다. 생김새가 다른 사람들 속에서 외모에 대한 자유로움을 느꼈다.
한국에 들어오자마자 온통 알아들을 수 있는 말들이 떠다니는 세상이 너무나 시끄럽게 느껴졌다. 그리고 나의 살집이 죄처럼 느껴졌다.
그렇게 여행의 후유증을 겪고 있다.
문득 로테르담의 어느 공원에서 책을 읽던 순간이 그립다. 주변 사람들이 뭐라고 떠들어도 내가 알아들을 수 없는 말들이라 무의미한 소음이었는데.
그래도 오전보다 그 후유증이 나아졌다.
시간이 더 지나면 아득해진 채로 무표정의 노동자로 돌아가겄지.
하하.
사실 사무실에서 무표정 아님.
이미 이 사람 저 사람 만나서 신나게 수다를 떨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