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의 배신

by 친절한금금

일찍 잔 덕분에 일찍 일어난 아이들과 아침부터 바쁘게 하루를 시작했다. 방학 동안 열심히 놀았으니 이제부터라도 공부를 시작하고자 가장 기본이 되는 연산으로 아침을 시작했다. 4학년이 하기에는 다소 쉬운 문제 일 수 있지만 잠든 뇌가 움직일 정도의 사칙연산 문제 25개를 내주었다. 10분 안에 문제를 푼 아이는 답을 맞혀 달라고 가져왔다. 평소라면 간단한 문제이기에 직접 풀어가며 채점을 할 테지만 요즘 AI의 덕을 톡톡히 보고 있기 때문에 사진을 찍어 정답을 말해달라고 했다.

눈을 의심하게 만드는 결과를 받았다. AI가 틀렸다고 표시한 부분은 6개였다. 아이에게 다시 풀라고 돌려주며 "이렇게 많이 틀리면 안 되는데"라고 말했다. 아이는 단순 계산 실수라며 콧구멍을 벌렁거렸다.

아이들을 학교에 보낸 후 차근히 틀린 문제를 보았다. 그래야 같은 실수를 하지 않을 것 같아서. 그런데 무언가 이상했다. 틀렸다고 했던 것들 중 일부는 정답이었다. 사칙연산도 틀리는 AI에게 배신감을 느꼈딘. AI가 써놨던 해석을 다시 보았다.

빨갛게 엑스로 표시되었지만 틀린 답이 아니라 수정이 필요한 문제라고 적혀있었다. 답이 틀린 것도 있었지만, 글씨를 알아보기 어려워 정답으로 인정할 수 없어 확인이 필요한 것이었다. 틀린 개수만 보고 세부 내용을 확인하지 않은 채 오답으로 단정지은 내 잘못이었다.

AI는 '최종 결과값은 맞았으나, 세로셈 중간 과정의 글자가 명확하지 않아 확인이 필요합니다.'라고 적어두었는데, 나는 이를 제대로 읽지 않았다. 채점을 정확하게 했을 것이라고 엄마를 믿었을 딸이 얼마나 큰 배신감을 느꼈을지 미안한 마음이 커졌다.


AI의 해설

많은 사람들이 AI에 의존하는 경향이 커지고 있다. 나 역시 마찬가지다. 고민이 있어도 물어보고 검색창보다는 AI를 통해서 원하는 정보를 빠르게 얻어내려고 한다. 하지만 AI가 항상 정확한 것은 아니며, 스스로도 "실수를 할 수 있습니다"라는 문구를 내세운다.

결국 판단은 사용자의 몫이다. 아침에 아이의 문제 확인하기 위한 것은 좋았지만, AI가 적어준 분석을 꼼꼼하게 읽지 않은 탓에 불필요한 수고가 생긴 것을 생각하니 사용자의 점검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었다.

더불어 글씨를 또박또박 쓰는 것에 대해서도 생각하게 됐다. AI도 알아보기 힘들어서 구분이 안 된다면 학교에서도 틀릴 가능성이 있을테니. 맞추는 것뿐만 아니라 정확하게 필기하는 습관이 필요하다는 것을 이번 기회를 통해서 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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