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둘기파 vs 매파 말고 다른 건 없나요?

by 친절한금금

인생을 살다 보면 내가 한 선택에 많은 후회를 떠안고 살아간다.


고민하고 있는 것의 화두는 '성격'이다. 타고난 기질에 의해 내려지는 결정이 인생을 좌우해 왔다. 목적지는 같을지언정 지름길이 될 수도 구부러진 길이 될 수도 있는 기로에서 나는 어떤 선택들을 하면서 살아왔는가.


온건파와 강경파, 이분법으로 생각했을 때 나의 성격은 지극히 온건파적인 성향을 띠고 있다. 상대방을 배려한다는 이유도 있지만 싸움을 피하기 위한 길을 선택하는 편이었다.


이럴 경우 사건은 단박에 종결된다. 평화로워 보이는 이면 뒤에 누군가는 속이 곯아 썩어버리겠지만 표면 위로는 잔잔한 물결이 흐를 뿐이다.


반면 강경하게 자신의 뜻을 밀고 갈 경우 당분간 살얼음 위를 걷듯이 살아야 한다. 얼음의 두께가 얼마가 될지는 가늠할 수 없다. 얇을수록 햇볕에 의해 빠르게 녹을 것이다. 하지만 얼음이 빙어를 낚기 위해 파야하는 정도로 깊다면 시간의 흐름에만 의지 할 수 없다. 그렇다고 아주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다. 강한 충격으로 도끼질을 하면 얼음은 깨지게 되어있다.


살다 보니 싸움은 피할 수 없는 일이 되어버렸다. 그럴 때마다 많은 방법을 동원하여 전력을 다해 싸워왔다. 회유를 시도했고, 칼부림이 난무할 정도로 상대에게 비수를 꽂기도 했다. 이도 저도 안 되는 상황에서는 아무도 없는 곳으로 도망쳤다.


지렁이도 밟으면 꿈틀거리듯 비둘기처럼 온화해 보이는 사람이 매처럼 화를 내면 상대는 놀라기 마련이다. 그렇다고 비둘기로 태어나 매처럼 화내는 일을 매번 반복할 수는 없는 것이 '성격'이다. 화를 내기보다는 상대방을 이해하고 주변에 피해를 끼치지 않는 선에서 해결하기 위해 부단히 날갯짓을 하고 있는 나는 비둘기다.


오늘도 힘겹게 날갯짓을 하며 지쳐갈 즘 가슴속 한편에 잠자고 있는 '매'를 생각한다. 강하게 이야기를 내뱉고 당분간의 냉전기를 거쳐서 나의 의견을 관철시킬 것인지 '비둘기'를 유지하면서 효과적인 방법을 모색할 것인지 고민이다.


큰 싸움 뒤에는 트라우마가 남는다. 문제로 인해 발톱을 드러내고 매처럼 싸워서 이겼지만 같은 일이 반복된다면, 다시 싸울 힘이 남아 있을까? 누적된 사건으로 인해 날지 않는 독수리가 되어 나는 법을 잃어버리고 새장 안에 갇혀 살아가게 되지는 않을까? 매와 독수리처럼 날카롭게 상대를 쏘아보며 나의 뜻을 이야기했던 때가 있었나 싶다.


나이가 들면서 좋은 점은 유연성이 생기는 것이라고 한다. 많은 일을 겪으면서 세상을 바라보는 다양한 시각이 생기는 것이다. 모 아니면 도가 아니라 개, 걸, 윷이 있다는 것도 알게 된다. 그동안 비둘기와 매처럼 살아왔다. 이제는 이들 말고 어떤 동물에게 삶의 태도를 배워야 할까?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새해에는 생색내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