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나가버린 소중한 날들을 추억하며 -
시간은 참 빠르다.
2018년도 어제 시작된 듯한데 벌써 12월도 반이나 지나갔다. 지금 나는 30대 중반을 넘어서고 있지만 아직도 어른이 되어 가고 있다.
어릴 적 어머니께서 우리 남매에게 하시던 말씀이 떠오른다.
"세월이 참 빠르다. 너희만 했으면 얼마나 좋겠니?" 그때는 무슨 소리인지 알지 못했었다. 어른이 된다는 건 얼마나 많은 삶의 곡선들을 경험해야 하는지.
요즘은 내가 그런 말을 하고 있다. "세월 참 빠르다. 20대였으면 좋겠다."
우리 어머니도 지금 나와 같은 마음이셨으리...
어쩌면 아직 내가 어머니 마음을 다 알지 못할지도. 그때 어머니는 50을 가까이하고 있었었으니까... 나도 50쯤 되면 어머니의 마음을 더 깊이 알 수 있지 않을까?
한때 시간은 나에게서 영원히 머물고 있을 것처럼 정말 가기 싫어할 때가 있었다. 중학교 때였다. 공부하기 싫고, 부모님 통제에서 벗어나고 싶어 빨리 어른이 되길 바랬었다. 그때는 왜 그렇게 시간이 게으름뱅이처럼 느껴지고 가지 않는지.
나에게도 누구나 하나쯤은 간직하고 있을 중학교 시절 잊지 못할 소중한 추억이 있다.
어느 날 수업이 끝나갈 쯤에 담임 선생님께서 말씀하셨다.
"너희들 지금 공부하지 않으면 후회한다. 지금이 제일 기억력이 좋을 때고 지금 공부한 것들이 먼 훗날에도 생각난다. 선생님 말씀 새겨 들어라. 선생님도 경험해봐서 아는데 시간이 금방 간다. 눈 세 번만 깜빡거리면 너희들 학교 졸업하니까 그때 가서 후회하지 말고"라고 말씀하시면서 "어휴~~ 세월이 왜 이렇게 빠르냐"라고 자신의 혼자 소리처럼 이야기하시던 기억이 생생히 떠오른다.
그때 나는 옆에 앉은 짝꿍이랑 장난을 쳤다.
눈을 세 번 깜빡거리고 "우리 왜 졸업하지 않은 거니? 선생님 거짓말하시네"라며... 좋아라 깔깔깔 웃어댔다. 지금 생각하면 참 철이 없었다. 그리나 선생님 말씀은 정말 예언이나 한 듯 맞아떨어졌다.
30대에도 공부를 하게 될 줄 몰랐다. 아마 40대에도 열심히 공부할지도 모른다.
정말 옛날에 배웠던 것들이 신기하게 생각이 나고 지금은 오늘 외워도 내일이면 다 까먹는다. 그럴 때면 그때 선생님 말씀 새겨 들었으면 좋았겠다, 열심히 공부했으면 좋았겠다, 영어단어 하나, 한자 하나라도 더 외웠었으면 좋았겠다고 때때로 후회하기도 한다.
정말 시간은 빠르다. 그리고 공평하다. 모든 이에게 24시간 평등하게 주어졌으니까.
어느 글에서 시간은 모두에게 주어진 '공평한 자본'이라는 글을 읽었다. 맞는 말이다.
그런데 시간이 정말 공평할까?
요즘 들어 '시간이 정말 공평한가?'라는 생각을 자주 하게 된다. 결론은 시간은 '공평하지 않다'이다. 오늘의 시간을 어떻게 보내는가에 따라 미래에도 시간이 공평하다고 이야기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시간은 소비자에 따라 공평할 수도 있고 불공평할 수도 있다. 현재 나에게 시간은 불공평하다는 생각에 더 치우쳐 있다. 그래서 더 바쁘게 살고 있다. 하지만 바쁜 오늘을 맞이하느라, 내일을 걱정하느라 현재의 소소한 행복을 놓치고 있지 않는지 불안하기도 하다.
그래서 오늘 조용히 나에게 속삭여 본다.
'잠깐 멈춰서 밤하늘의 별들을 바라봐~ 쉬어 가는 것도 괜찮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