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연히 아닐거라 생각했다

선택하지 않은 동행자

by 해강

당연히 아닐 거라 생각했지만,
혹시나 하는 마음에 병원에 갔다.


진짜로 이런 병에 걸렸을 줄은
꿈에도 몰랐다.


어느 날 아침, 반복되는 손 저림에
눈을 뜨자마자 검색을 했다.

“아침 손 저림 현상”


가장 첫 번째로 뜬 영상의 제목은
류마티스 관절염이었다.


류마티스?
그게 뭐지.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하지만 다음 날도, 다다음 날도

통증은 반복됐다.


검사는 한 번 받아봐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병원에 갈 시간조차 없었다.


30대 중반의 나는
뜬금없이 일용직 청소 일을 시작했다.
이유는 단순했다.
돈을 많이 준다는 것.


시간을 자유롭게 쓸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낮에는 청소를 하고
밤에는 내 사업을 하려고 했다.

하지만 현실은 달랐다.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이어지는 하루.
고된 날들이 쌓이면서
나는 점점 지쳐가고 있었다.


“미안해요. 더 이상 못하겠어요.”

“아, 하루만 더 해줘요…
이번 주까지만 더 해줘요…”


그렇게 12월 31일,
처음으로 그만두겠다고 말한 뒤
나는 한 달을 더 일했다.


가장 빠른 병원 예약 날짜는
1월 19일.


그날 엑스레이와 채혈 검사를 했다.
결과는 시간이 걸린다고 했다.

다음 주 월요일, 1월 26일에
초음파 검사를 받기로 했다.

초음파 검사를 기다리는 동안
간호사분이 이런저런 말을 건넸다.


“손을 많이 쓰는 일 하시나 봐요.”
“보통 이런 경우엔
교수님이 일을 그만두라고 하시긴 해요…”


아직 결과도 듣지 못했는데

이미 뭔가를 알고 있다는 듯한 말투였다.


“결과가 나왔나요?”

“네, 교수님이

초음파 보시면서 설명해 주실 거예요.”


잠시 후,
옷 색이 다른 지위가 있어 보이는

간호사분이 들어왔다.


“환자분, 성함이랑 생년월일이 어떻게 되세요?”


컴퓨터 화면의 차트를 보며 말했다.


“얼굴 보고 결과 말씀드릴게요.”

“채혈 검사 결과

류마티스 양성으로 나왔습니다.
만성 염증 수치는
20을 넘기면 안 되는데
100 이상으로 높고요.
A형, B형 항체도 없어서
예방접종 맞는 걸 추천드려요.
예약 잡아드릴까요?”


그 순간부터
정신이 살짝 나가 있었다.


그냥 편하게 검사만 받고
집에 가서 옷을 만들 생각이었다.
그런데 예상치 못한 결과 앞에서
말들이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이후 교수님이 들어오셨다.
이미 내 손에는
젤이 한가득 발라져 있었고,
초음파로 마디마디 염증을 짚어주셨다.


“염증이 아주 심각한 편은 아니에요.”

“하지만 마디마다 염증은 있습니다.”


교수님이 내 얼굴을 보시더니
조심스럽게 물었다.

“예상치 못한 결과라 많이 놀라셨어요?”

“…네. 당연히 아닐 줄 알았는데요.”


눈동자를 어디에 둬야 할지 몰라

시선이 자꾸 떠돌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