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걷는 길 위의 팔짱은 조금 다른 의미를 갖는다. 그것은 세상에서 가장 작고 즉각적인 포옹. 내 왼손이 오른쪽 어깨를, 오른손이 왼쪽 옆구리를 붙잡는 순간, 타인의 온기 대신 내 체온이 내 살갗으로 스며든다.
하지만 정말로 시린 건 살갗이 아니라 마음의 빈틈일테지.
채워지지 않는 마음이 옆구리 근처에서 서성일 때, 바람은 그 틈을 귀신같이 찾아낸다.
어쨌든, 꼬옥 팔짱을 끼고 걸음을 재촉한다. 스스로를 꼭 껴안은 이 자세가 조금은 단단해 보인다. 남이 빌려주는 외투보다 내 팔이 만드는 이 작은 울타리가 더 미덥게 느껴지는 겨울.
별것 아닌 몸짓 하나에 시린 옆구리도 조금씩 미지근해진다. 내가 나를 안아줄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남은 겨울을 조금은 더 씩씩하게 건널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