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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고운 Mar 23. 2020

1.5인칭, '공감 말하기'의 시대

기업, 아이돌, 일반인... 모두를 흠뻑 적신 '1인 미디어'  

바야흐로 '1인 미디어'가 창궐한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 1인 미디어의 급속한 확산으로 기업과 공인들은 정통 적인 언론 매체 중심의 미디어보다 확장된 형태로써 대중과 직접 소통할 수 있게 되었다. 다수의 기업들이 소셜 미디어를 도입하는 현실은 PR 전문가들에게는 직접적이고 쌍방향적인 공중 관계 관리를 가능하게 할 것이라는 기대를 증대시켰다.


관련 연구에 따르면 실제로 1 인 미디어, SNS 미디어 채널들은 블로그와 같은 기존 온라인 매체에 비해 양방향적 커뮤니케이션 요소가 강화되어 공중과의 접촉성 강한 커뮤니케이션을 가능하게 하 였고, 이는 조직이나 개인이 공중과 직접적으로 접촉할 수 있는 통로로 작용하고 있다. 이러한 흐름에 따라 최근에는 설득 커뮤니케이션을 활용한 마케팅 기술보다 공중과의 공감, 신뢰를 쌓을 수 있는 커뮤니케이션 효과가 많은 지지를 얻고 있다.




기업이 소셜미디어를 도입ㆍ활용하는 최대 목적 (자료 :더 피알)



이렇듯 1인 미디어가 가져다주는 진솔한 대화, 신뢰를 통한 ‘공감 커뮤니케이션’의 효과는 다양한 산업 분야에 걸쳐 연예기획사의 아이돌 마케팅의 주요 전략에도 영향을 주었다. 과거에는 연예기획사 측이 생산한 음악, 완벽한 형태로 기획된 서사적 콘텐츠를 팬들이 수동적으로 받아들이는 형태 일색이었던 반면, 엔터테인먼트 기업의 아이돌 마케팅 방식은 다각적으로 변화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러한 변화의 저변에는 스마트폰의 발달과 SNS와 같은 뉴미디어가 활성화되는 등의 기술적인 환경 변화가 자리하고 있으며, 소셜 미디어 플랫폼의 대세를 이루는 유튜브, 인스타그램, 네이버 V LIVE 등이 브랜드 광고와 팬덤 확장을 위한 기회의 장으로 작용하고 있다. 엔터테인먼트 기업에서는 팬의 취향에 맞는 팬 서비스를 기획 제공하는 것은 물론, 아이돌 메이킹 과정에 소셜미디어를 통한 공중 참여형식, 아이돌 개인이 능동 적으로 음악뿐만 아니라 콘텐츠 생산과 공유의 능력을 선보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1인 미디어 플랫폼으로써  활발하게 소통하는 방탄소년단 (V LIVE,  BTS채널)




트와이스, 엑소, 여자친구, 방탄소년단... 요즘 3세대 아이돌로 불리는 가수들의 괄목할 만한 특성으로는 정통 매체가 아닌 SNS 매체의 쌍방향 소통을 통해 일찍이 글로벌 팬덤을 형성하기도 하는 부분이다.  3세대 아이돌의 경우, 국내외의 동시 데뷔의 형태라든지 일명 역주행, 역수입의 현상이 뒤따르기도 한다. 이렇듯 소셜 미디어가 기업, 브랜드와 공중 간의 관계성에 기여한다는 주장이 통용되기 시작하면서 1인 미디어에 대한 학계의 연구 또한 더욱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 추세이며, 관련 연구 주제로는 1인 미디어와 방송 시청의 동기와 만족도, 그리고 이용자의 반응, 사회적 영향 등을 살펴볼 수 있다.



늘 ‘누군가’ 혹은 ‘무엇인가’를 수반해야 얻어지는 것이 시이다


  


시인 심보선은 세상이란 혼자가 아니라 너와 나, 그들과 나, 타인과 나라는 관계 속에서 지탱된다는 사회학적 원리를 문학으로 실천했다고 한다. 그는 1인칭 '나'의 혼잣말에 불과할 수 있는 글이 문학으로서의 가치를 얻는 것은 2인칭인 '너'를 수반하기 시작하면서부터라고 말하며 1.5인칭 언어라는 개념을 언급한 바 있다. 나 역시 미디어 커뮤니케이션 코칭 분야의 연구를 진행하면서 ‘1인 미디어의 커뮤니케이션’, 그중에서도 이를 활용하는 ‘아이돌 연예인과 공중 간의 소통 행위’가 1인칭과 2인칭의 중간 어디쯤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1인 미디어 크리에이터 코칭  (재능 TV 캐치업 패널 출연)



카메라 앞에서 혼자 주절이고 행동하지만 그것이 결코 1인칭은  아닌 것, 그렇다고 해서 2인칭인 '너'와 함께 모든 소통을 완벽하게 하고 있는 상태는 아닌 것. 시. 공간을 초월하여 불특정 2인칭들에게로 향하는 1.5인칭의 말하기가 1인 미디어의 핵심이자 매력으로 관통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이 불현듯 스치며 나의 탐구심은 더욱 단단해질 수 있었다.


한양대학교 문화콘텐츠학 석사 논문을 준비하던 시기, 나는 1인 미디어에 관한 연구가 조금은 포괄적이면서도 편중된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음을 파악할 수 있었다. SNS 미디어 채널을 통한 마케팅과 홍보, 1인 미디어를 통한 K-POP 아이돌 연예인과 공중 간의 소통은 이미 보편적인 문화로써 인식되고 있는 반면에 '아이돌 1인 미디어의 커뮤니케이션 실행 행위가 어떠한 구체성을 발휘하여 팬덤 확장의 효과를 지니는가'에 대한 연구는 전무하여 관련 연구와 관심이 필요한 시기라는 생각이 들었다. K-POP 온라인 팬덤이 글로벌하게 확장되고 있는 추세와 더불어 ‘아이돌의 커뮤니케이션의 스피치가 가지는 특성’에 관한 연구’,‘아이돌의 커뮤니케이션 실행 요소와 영향’등에 관한 연구 또한 여러모로 충분한 필요성과 가치를 지닐 것으로 판단하고 지도 교수님과 관련 연구를 논의했다.


연예기획사에서 아이돌 신인. 연습생을 코칭하며 '1인 미디어' 연구를 거듭 진행 중이다


사실 연구의 시작은 #내돈내산과 같은 느낌으로 시작되었다. 내가 하는 일들에 필요해서 내가 알아보고 탐구한 내용들이지만 결과적으로는 호기심 충만했던 연구가 잘 마무리되었고, 논문이 대학원 전체 최우수상 수상에 이르렀기에 지금 나의 타이핑은 작은 사회를 넘어 더 많은 독자들께 도움이 되기를 원하고 있다. 유튜버가 되기 위해, 아이돌 연예인이 되고 싶은, 혹은 그런 트렌드에 관심을 가진 대중들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이에 앞으로 다루어질 내용에서는‘1인 미디어 상의 아이돌 연예인이 수용자로 하여금 심리적 호감을 불러일으키는 비언어와 매력적인 이미지를 제시함으로써 상대방과의 관계를 형성, 유지하는 행위’라는 학술적인 딱딱함, 눈에도 들어오지 않는 단어들을 최대한 빼보려고 한다. 조금은 더 편안한 느낌의 단어들로써 세계적으로 문화와 경제적 파급을 입증한 한류 아이돌의 1인 미디어 콘텐츠를 살펴보고자 한다.


아나운서, MC와 같은 공중 매체의 전문 방송인과는 달리 아이돌 연예인의 소통 콘텐츠만이 가진 차별화된 의사행위 영역을 관찰하고, 이러한 변인들이 개별 아이돌 그룹 브랜드에 대해 어떠한 차별적 인식을 갖게 하는지, 그리고 궁극적으로 대중과의 관계성이 어떻게 변화하는지에 관한 이야기를 하고 싶다. 더 나아가 소셜 미디어의 발전에 따라 변화하고 있는 K-POP 아이돌 연예인의 SNS 커뮤니케이션 스타일의 효용성을 구체적으로 확인하고, 이는 아이돌 스타성 연구, 아이돌 연습생 교육에 관한 관점과 지침을 제공하는 데에도 분명 좋은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다음 이야기 예고 : BTS는 어떻게 1인 미디어의 상징적 연구대상이 되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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