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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고운 Feb 22. 2021

고수들이 좋아하는 말의 표현법

"마치 눈 앞에 그림을 그려주듯이 말하자!"

굳이 멀리서 찾을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전설의 스티브 잡스, 소통의 여왕 오프라윈프리 등 명사들만이 말을 잘하는 건 아니니까 말이다. 입담이 한마디로 장난이 아닌 사람들은 우리 주변에 늘 항상 존재한다. 바로 어제 내게서 영업의 승기를 꽂은 보험회사 직원도 있고, 늘 만나기만 하면 유익함에 시간이 '순삭' 되어버리는 입담꾼 베프, 자주 전화통화로 웃음보를 터트려주는 어마한 이야기꾼 어마마마도 있고 말이다.


곰곰이 생각해보면 내 마음을 움직이고 행동 변화로까지 결말을 짓고야 마는 고수들의 말하기에는 무언가 다른 표현이 있다. 지난 수사법 칼럼에서 언급했듯이 하나의 공식처럼 사용되는 낡은 표현들을 반복적으로 사용하는 것은 상대의 마음에 큰 변화를 일으킬 수 없다는 사실. 이들은 기본적으로 솔직 담백함과 내면의 매력을 표현하고 있는데, 그 뜻을 전함에 있어선 굉장히 신선한 수사적 표현이 자주 등장함을 살펴볼 수가 있다.




꾸밈없는 내면을 꾸밈으로써 전하다

수사법(修辭法) 이란? 문장을 효과적으로 표현하기 위하여 문장을 꾸미는 방법을 말하고, 그 표현의 종류 또한 매우 다양하다. 강조, 변화, 비유, 돈호, 점층 등등 따지자면 머리 아프게 여러 갈래로 나뉠 수도 있다. 그렇다면 매 번 다발적으로 수사를 골고루 사용해야만 멋진 말하기가 되는 것일까? 다행스럽게도 아니다. 그러한 경우는 많지도 않을뿐더러 어디까지나 청중과 스피치의 목적에 맞춰 감각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표현의 핵심이므로 평소 다양한 영상과 책자를 통해 예시들을 살펴보는 것이 좋겠다.


그렇다면 여러 수사적 표현 중에서도 고수들의 강연과 프레젠테이션 등과 같이 말하기에 자주 등장하는 표현 기법으로는 어떠한 것이 있을까? 대표적으로  무언갈 극적으로 표현하거나 또는 무언가에 빗대는 형식을 꼽을 수가 있다.




-과장법 

극적임 of 극적임의 표현법으로는 과장법이 있다. 눈에 보이는 것이나 그 이면에 숨어 있는 의미를 과장되게 표현함으로써 자신의 관점을 부각하는 방법이다.




“지금 우리 회사는 모든 경쟁사들을 무찌르고 시장 한가운데 우뚝 서게 되느냐 아니면 경쟁사들의 뭇매를 이기지 못해서 시장 한쪽 구석으로 자취를 감추게 되느냐 하는 기로에 놓여 있습니다.”
“우리가 당면한 문제는 우리의 수면 시간을 빼앗아갈 만한 문제입니다.”


과장법을 사용할 때는 특별히 유의할 부분이 있다. 자신의 의미를 보다 정확하게 표현하기 위해서 사용하는 것이지, 그것을 부풀려서 거짓으로 전달하기 위해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절대로 의미 자체를 과장하거나 실제가 아닌 것을 전달하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 기다란 막대기를 들어 올려 시선을 끄는 것과 막대기를 휘둘러 공포를 조장하는 것은 어디까지나 다른 표현인 것이다.




 -묘사 기법 

묘사 기법에는 매우 짧은 문장을 사용해서 현상을 그려내는 시적 기법이 있고, 현상을 그림처럼 생생하게 그려내듯 표현하는 기법이 있다.            

                      

“오늘은 가혹한 날입니다. 춥습니다. 그리고 배가 고픕니다. 그러나 우리에겐 내일이 있습니다. 내일은 춥지 않습니다. 따스합니다. 배고프지 않습니다. 결코 슬프지도 않을 것입니다.”


위의 예문과도 같이 각각의 아이디어를 짧게 끊어 표현하는 형식은 시적 기법이라고 할 수 있다. 만약 일반적으로 표현이 됐다면 “우리의 오늘은 혹독하며 춥고 배고픕니다. 그러나 우리의 내일은 춥지도 않고 따스하며, 배고프지도 않고, 외롭거나 슬프지 않을 것입니다.”라고 하는 식이 된다. 이 표현보다는 앞의 시적 표현이 훨씬 더 절실함을 더해준다. 리듬감이 느껴져 청중의 귀에 쏙쏙 꽂히므로 전달력이 생기는 데다 더욱 많은 감흥을 자아낼 수도 있다.






“지금 제 눈앞에는 곧 완공이 될 우리 회사 사옥이 한 장의 그림으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멀리서 봐도 반짝거리는 40층에 이르는 최첨단 빌딩이 세워집니다. 차에서 내려 빌딩의 정문 앞에 서면 진녹색의 유리문이 좌우로 미끄러지듯 열립니다. 우윳 빛깔 대리석을 밟으며 로비 안으로 들어서면 그리스 로마의 건축양식을 본뜬 아름다운 분수대와 코끝을 자극하는 보랏빛 라벤더 허브들이 자리하고 있고요... ”


위의 예문은 자신이 제시하고자 하는 미래의 모습을 그려내거나 가상을 표현할 때에 자주 쓰이는 방식이다. 시적 묘사 기법이 간결한 특징을 갖고 있는 반면 회화적 묘사는 매우 세세하다는 특징을 갖는다. 듣는 사람들로 하여금 상상을 자아내며, 때때로 동기부여를 위한 스피치에서는 청중에게 눈을 감고서 경청하기를 주문하기도 한다.




-비유법 

비유법 역시 말의 고수들이 자주 쓰는 기법 중 하나로서, 자신이 표현하고자 하는 바를 어떤 대상에 빗대어 표현하는 방식이다. 이러한 비유의 방법으로는 ‘은유’, ‘직유’가 많이 쓰인다.     

 

은유란 한 대상이나 현상을 그것과 비슷한 속성을 가진 다른 대상이나 현상을 통해 표현하는 기법이다. 예를 들어, “다른 회사들과의 경쟁에서 이기려면” 이란 의미를 “공존할 수 없는 적과의 전쟁에서 승전고를 울리려면”이란 식으로 표현한다면 경쟁을 전쟁에 은유한 것이다.    


은유를 효과적으로 사용하려면 두 가지 사항에 유의해야 한다. 첫째, 청중이 은유된 바를 충분히 헤아릴 수 있도록 청중에게 어느 정도 익숙한 소재를 사용해야 한다. 실제로 전달하고자 하는 개념을 직접 언급하지 않는다. 따라서 그 뜻을 헤아리기 위해서 청중은 실제 사용된 개념으로부터 연사가 의도한 개념을 추론해 내야 한다. 이를테면, “나는 당신의 노예가 되고 싶다.”라는 표현에서 쓰인 노예라는 개념이 당신 가까이에서 시중을 들어주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개념을 대신한단 것을 유추할 수 있어야 한다.    

  

둘째, 은유는 신선감이 있어야 더 효과적이다. 청중들이 쉽게 이해하도록 하자는 뜻에서 이미 많은 사람들이 사용해 온 은유를 반복하는 것은 스피치 자체를 진부하게 만든다. 이를테면 여사원을 ‘우리 회사의 꽃’이라 표현한다든지 대표를 ‘태양’ 봉사자들을 ‘소금’ 등으로 비유하는 것은 너무 많이 사용된 표현이기 때문에 신선하지 않다. 좋은 은유를 만들기 위해서는 유추가 가능한 범위 내에서 창의적 표현을 찾으려 노력해야 한다.  

   

직유법은 한 대상이나 현상을 그것과 비슷한 속성을 가진 다른 대상이나 현상과 병렬시켜 표현함으로써 이 두 대상이나 현상이 갖는 공통적 속성을 부각하는 표현 기법이다. 이를테면 ‘전쟁처럼 치열한 마케팅’ 또는 ‘로봇처럼 일하는 근면한 사원’과 같은 표현이 직유 기법을 사용한 것이다.


“스마트폰 신모델 X를 출시하면서 시장 석권을 결의하는 우리 심정은 먼 장정을 떠나면서 출사표를 바치는 제갈량의 심정과 같다”는 문장처럼 복잡한 심정을 표현할 수 있으며, “현재 우리 실력으로 정면충돌을 시도하는 것은 계란으로 바위를 부숴보겠다는 것이나 다름없다”는 말처럼 하나의 상황이나 현상을 표현할 수도 있다.     

직유는 은유와 달리 연사가 의도한 바를 명백히 밝히는 것이니만큼 청중은 그 뜻을 헤아리기 위해 특별한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없다. 따라서 연사도 청중에게 익숙한 직유를 사용해야 한다는 부담을 가지지 않아도 좋다. 가능한 한 창의적이고 신선한 표현을 쓰는 것이 좋다. “계란으로 바위를 치는 것” 이란 표현보다는 “손으로 코끼리를 밀어보겠다는 것과 같다”와 같이 의미는 비슷하되 다르게 표현하는 식이다.







모든 말하기의 주인공은 화자가 아니라, 바로 청중이다. 그래서 말의 고수들은 언제나 청중이 몰입할 수 있는 요소를 사용하기 위해 고민한다. 특히 비즈니스 프레젠테이션의 고수들은 그날의 발표가 순식간에 청중을 사로잡지 못하면 아마도 행사의 마지막까지 관심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오늘 펼쳐 보일 나의 말이 가장 빛날 수 있도록 돕는 수사법은 무엇일까?'

수사법을 터득한 당신은 아마도 고민의 격이 달라진 스스로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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