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자의 최선
작년 아이가 유난히 맘에 들어하는 친구가 있었어요. 갑자기 캐나다로 간다길래 내심 아쉬웠지요. 첫째가 스페셜 케어가 필요한 아이인데 건강상의 이유로 잠깐 다녀온다는 거예요. 둘째인 그 친구는 일 년 만에 학교에 다시 돌아와 지금 같은 반이에요. 그때 홈스쿨링 하는 분을 처음 본 거예요. 아침에 학교에서 볼 때마다 분주하게 움직이는 모습이에요. 홈스쿨링 하는 분이라 그런지 아우라가 다르게 느껴집니다.
몇 주 전 생일파티에서 엄마들끼리 삼삼오오 얘기하다 학비 이야기가 나왔어요. 왜 이렇게 비싸냐고요..... 그렇다 해도 원하는 수준의 교육과 가정 경제를 비교해 봤을 때 비싸다는 거죠. 이럴 바에야 홈스쿨링이라도 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말이 나와요. 홈스쿨링은 엄마가 처음부터 열까지 다 하는 거 아닐까? 정말로 힘든 거 아닐까? 생각했거든요.
미국에서 온 학부모는 홈스쿨링 했을 때의 장점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알려줬어요. 두바이 상황이 아닌 미국 상황인 거지요. 구체적인 커리큘럼을 선택하고 주변에서 좋은 학교에서 좋은 시설을 빌려서 사용할 수 있고, 홈스쿨링 그룹을 만나 소셜에도 걱정이 없다는 거였어요. 정말 이상적이잖아요. 학부모들이 학교를 선택할 때 고려하는 게 좋은 면학 분위기, 동문끼리 네트워크인데, 게다가 좋은 시설까지 빌려서 사용한다니 할 말을 잃었어요. 세상은 이렇게 변하는데 이런 것도 모르고 지냈구나 싶어요.
갑자기 홈스쿨링에 대해 글을 쓴 이유는 보딩스쿨 입학을 앞둔 엄마를 만났기 때문이에요. 인플루언서여서 그런지 늘 화사하고 정돈된 모습이에요. 우리 가족은 다음학년에 전학 간다고 말했더니 본인 자녀 얘기를 꺼내요. 스위스 보딩스쿨에 올해 9월에 간다고요. 7월에는 입학 준비할 겸 한동안 스위스에 있을 거라고 말하네요. 학교를 알아보기 위해 5군데 정도를 살펴봤고 작은 규모의 학교를 선택했다고 해요. 궁금증이 발동해서 대학 전까지 거기 보낼 거냐고 하더니 몇 초 머뭇거려요. 하는 말이 나하고 남편은 대학 안 나와서 그거까지 생각 안 해봤다고 하네요.
아이를 최고 환경에서 교육시키고자 하는 부모 마음은 다 같을 거예요. 각자 환경에 따라 최선을 선택하는 거잖아요. 홈스쿨링과 보딩스쿨을 보고 저는 극과 극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홈스쿨링은 가치관에 따라 아이에게 맞는 환경을 적극적으로 찾아서 해 줄 수 있을 거 같아요. 보딩스쿨은 가정에서 멀리 떨어져 자유롭게 개성을 살려나갈 수 있을 거 같고요. 흔히들 말해 홈스쿨링하면 비용면에서 일반 학비보다 저렴하다는 생각이고요, 보딩스쿨은 가장 값비싼 비용이 들어가는 구조고요.
두바이는 국제학교 선택의 폭이 넓어요. 2022년도 25살에서 39살까지의 인구를 보면 두바이는 젊은이들의 나라이고, 또 아이들도 많아요. 두바이에서 만난 학부형들은 교육환경에 좋다는데 동의해요. UK, US, IB(International Baccalaureate) 교육과정 중에서 선택할 수 있고, 학비도 저렴한 곳부터 비싼 곳까지 골고루 있어요. 두바이 보딩스쿨로는 SICC(Swiss International Scientific school)와 Repton school Dubai 아직까진 두 군데예요. 각자 환경에 맞는 교육과정을 선택해 갈길 가는 모습에 두바이가 넓고 다양한 도시라 느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