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낌도 시대를 닮아야 한다
느낌은 시대를 닮아야 한다. 느낌이란 내가 살고 있는 현재의 시공간 속에서의 오감의 반응이기 때문이다. 흔히 말하는 꼰대는 현실감을 느끼지 못하는 사람을 일컫는다. 감각이 무뎌지고 익숙한 것을 버리지 못하는, 경험에 새로움을 더하지 못하는 사람을 말한다. 세대 차이는 나이의 간극에서 오는 것이 아니다. 시대를 담아내는 노력의 격차다.
리더는 스스로를 시대의 주인공이라고 착각해서는 안 된다. 주인공은 시대의 가장 마지막에 나타나는 사람이다. 그러므로 이 시대의 주인공은 디지털로 통하는 밀레니얼 세대다. 디지털 세대가 아날로그 세대를 이해는 할 수 있어도 과거로 회귀는 불가능한 일이다. 지금까지 그랬듯이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아날로그 세대의 노력이 있어야 세대의 격차를 줄일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시대의 변화를 느끼는 감각이 민감해야 한다. 매 순간 자신의 일상으로 파고드는 다양한 자극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자신이 익숙하게 느끼는 방식에 대해 질문하고, 내가 살고 있는 시공간에서 일어나고 있는 것들에 대해 관심을 가져야 한다. 뿐만 아니라 내가 옳다고 믿는 것에 대해, 내 것이라고 하는 것에 대해, 당연하다고 하는 것들에 대해 질문을 해야 한다. 느낌은 우리가 생각하고 행동하는 것과 무관하지 않기 때문이다. 생각하는 방식, 사물을 대하고 관계 맺는 방법이 바뀌고 달라지면 느낌도 전과 달라지게 된다.
또한 느낌은 학습하는 습관과 함께 진화한다. 아는 만큼 보이고 보이는 만큼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다 느낄 수 없는 것은 다 볼 수 없기 때문이고 다 보지 못하는 것은 다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다만 알려고 하는 노력에 따라 더 많은 세상을 볼 수 있고 더 많이 느낄 수 있다.
아는 사람과 모르는 사람의 차이는 결국 느낌의 차이다. 우리가 학습해야 하는 이유다. 지난 10년간 스마트폰, 앱 스토어, 소셜 미디어, 빅 데이터, 사물인터넷, 블록체인과 같은 단어는 세상의 변화를 함축해서 보여준다. 이러한 단어를 모르고 이해하지 못하면 변화 또한 느낄 수 없다. 세상의 변화를 읽는 힘은 변화를 이끌어 가는 단어들의 사생활에 대한 이해가 있어야 가능하다. 단순히 기억하는 것만이 아니라 어디서 어떻게 쓰이는지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스마트폰을 전화기가 아니라 PC로 이해하고, 빅 데이터를 단순히 고객이 남기고 간 찌꺼기로 보는 것이 아니라 자원으로 인식하는 것이다. 이런 인식의 차이가 가능성을 보게 하고 가능성을 알게 된 사람이 본 사물의 느낌은 다른 것이다.
그러므로 리더의 학습은 어제의 단어들을 잊는 것이 선행되어야 한다. 집단적 사고, 객관적, 표준화, 근면, 정리정돈과 같이 산업화 사회에서나 쓰던 관리 중심의 단어들을 잊어야 한다. 이유를 따지고 논리를 만들기보다 동일함이 되어 대상과 관계를 맺어야 한다.
그렇다고 느낌에 어떤 법칙이 있는 것은 아니다. 알고 있던 것, 기억하는 것, 전에 느꼈던 것을 담아 두고서는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고 느낄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느낌은 모방할 수 없는 자신만의 것이다. 자신이 만들어내는 능력이며 세상과 만나는 자신만의 방식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