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려운 [머핀]
싫어서가 아니에요 무섭고 두려웠을 뿐...
약속시간 10분 전이 되면 하던 일을 멈추고 아파트 1층 로비로 서둘러 내려간다
오늘은 4살 된 남자 치와와 견종인 머핀이 오는 날이다
머핀의 기본적인 펫시팅 정보를 익히며 로비를 지나가는 주민들 속에서 머핀의 보호자님을 기다리고 있었다
로비문이 열리고 닫힐 때마다 덩어리로 뭉쳤던 바람들이 나이 살갗을 스치고는 흩어졌다
커다란 마트가방을 든 여학생이 캐리어 가방을 멘 엄마의 팔짱 끼고 들어오는 모녀사이를 보고 머핀의 보호자임을 나도 한눈에 알아볼 수 있었다
머핀 보호자님 역시 캐리어 속 머핀을 보면서 오늘 만나게 될 펫시터를 찾고 있었다
내가 펫시터라는 특별한 활동옷을 입은 상황이 아니었기에 나는 먼저 다가가 나를 인사하며 소개했다
•펫시터 : "안녕하세요 오늘부터 머핀을 케어하게 될 펫시터입니다"
•보호자님 : "아~~ 네... 아.. 안녕하세요... 먼저 나와 주셨네요...(캐리어를 가리키며)이 아이가 머핀이에요"
•펫시터 : "아~ ~ 네 그렇군요 사진보다 더 엄청 작네요 아고고 귀여워요.
•보호자님 : "네... 저... 기.... 펫시터님... (뭔가 중요한 얘기를 하시려는 듯 잠시 숨 고르기를 하시고는) 우리 아이가 처음엔 조금 짖긴 해도 착한 아이예요.
호텔링은 지난 구정 때 딱 한 번만 해봤고요
첫날은 집에서 나오지 않았다는데 그 다음날부턴 잘 지냈다고 했어요"
•펫시터 : "아... 네.. 머핀이 적응시간이 필요한가 보네요 치와와 견종이 겁이 좀 많아서 그런가 봐요 네 알겠습니다"
•보호자님 : "그리고요 이건 머핀 밥(화식)을 준비했어요 냉장고에 넣었다가 먹기 전 1분만 데워 주심 되고요.
침대랑 이불도 함께 넣었거든요 아마도 이 이불속에서 잘 거예요"
•펫시터 : "네네.. 잘 알겠습니다
우리 머핀 아마도 집에 들어가면 다른 친구들 소리와 냄새로 무서워하겠어요
안정이 될 때까지 아이방에서 지내는 것부터 시작해 볼게요"
•보호자님 : "네... 잘 부탁드려요 펫시터님"
•펫시터 : "네네 여행 잘 다녀오시고요 중간중간 연락드리고 블로그에도 머핀 이야기 올려놓을게요"
머핀의 개인 소지품 가방과 캐리어 속 머핀을 나의 어깨로 넘겨주셨지만 발길을 바로 돌리지는 못 하셨다
보호자 역시 처음 보는 사람을(나라는 사람을) 믿고 소중한 가족을 맡기는 일이 그리 쉽지는 않았을 것이다
가정집이다 보니 CCTV도 없어 수시로 아이의 생활을 볼 수 없음이 답답하고 힘들 것이다
그래서 나는 더욱 블로그에 사실적으로 보여 드리는 작업에 몰두했다
생활 속에서 지내는 사진과 먹고, 자는 모습 그리고 산책을 나가서 신나게 달리는 모습을 동영상으로도 자료를 충분하게 보여 주었다
우리는 모두 빨라졌고, 눈에 보이는 것만을 믿을 수 있다는 생활에 흡수되었다
실시간 CCTV는 아이의 모습과 상태를 바로바로 볼 수는 있다
내가 보고 싶을 때 언제라도 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빠르고 편리하고 현대적이다
나의 블로그 송출로 보호자들은 강아지들이 보낸 과거의 시간을 보게 되었다
빠르고 편리함에 익숙했던 보호자들 역시 불안하고 답답하기는 마찬가지였다
사람도...
동물도...
변화에 순응했다
강아지들과 함께 먹고, 자고, 산책을 다니며 느낀 나의 글들로 조금씩 보호자들에게 믿음과 신뢰가 쌓여갔다
함께 지내지 않았을 때의 새로운 모습이 발견되기도 했고,
보호자를 기다리고 그리워하는 강아지들의 마음이 보인다고 했다
걱정과 근심을 안고 가신 머핀 보호자님도 내일이 되면 블로그를 통해 기특하게 잘 적응하고 있는 머핀을 보게 될 것이다
현관문을 연 순간 먼저 와 있던 친구들이 우르르 몰려왔다
짖기도 하고, 킁킁거리며 냄새를 맡기도 하고, 퐁퐁 높게 뛰며 아수라장판 속 머핀의 신고식이 되었다
낯 선 곳으로 혼자 와 있는 공포감은 초롱한 눈 빛과는 대조적으로 부둘 부둘 떠는 몸에서 알 수 있었다
모든 친구들이 함께 있는 거실이 머핀에겐 힘든 장소가 될 수 있을 것 같았다
작은 아이 방에서 심리적 안정과 공간적 안전이 느껴지도록 머핀의 개인 생활환경을 세팅해 주었다
캐리어 안에서 한 참을 나오지 않았던 머핀캐리어 자크를 모두 열어 주었고, 물그릇과 대변 패드도 널찍한 공간에 깔았다
모두 펼쳐진 캐리어 가운데에서 어디라도 자신을 숨길곳을 찾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보고 나는 내가 너무 성급했음을 느꼈다
다시 캐리어 자크를 올려 주었고, 머핀이 웅크린 자세에서 편안한 자세로 바뀔 때까지 한쪽 문만 오픈해 주었다
안심할 수 없는 이곳에서 절대로 누워서는 안 된다는 굳은 결의가 보였다
최소한의 안정이 보이기 전까지는 모든 음식도 절대 먹지 않았다
이 낯섦을 어찌 견뎌야 할지 생각하고 또 생각하고 있었다
집안일을 하면서 자주 머핀에게 찾아갔다
캐리어 밖으로 나오려고는 하는지..
물은 좀 먹었는지.. 살펴보았다
머핀의 머리부터 꼬리까지 천천히 쓰다듬어 주었다
그 무엇도 강요하지 않고 그저 쓰다듬고 또 쓰다듬었다
머핀이 스스로 이곳의 안전함이 느껴지도록 기다렸다
두~ 어 시간이 흘렀고 자신의 침대로 천천히 꼬리를 살랑살랑 흔들며 제일 편안 자세로 자리를 잡았다
방문에 설치된 안전문 경계로 머핀을 구경하러 온 몇몇 친구들과 교감을 시도했다
머핀이 궁금해서 몰려온 친구들 ㅎㅎ (보금이/럭키/케빈/콩이)작은 친구들 먼저 만남을 진행했고 서로의 냄새를 맡으며 어울려 보도록 유도했다
꼬리를 흔들며 다가오는가 싶다가도 뒷걸음 치며 이내 공포가 가득한 짖음으로 자신을 지켜내려 했다
안타깝게도,
머핀을 만난 친구들은 모두 의문의 1패를 당하고서 방에서 나가야만 했다
저녁밥 설거지와 끝내지 못한 몇 가지 집안일을 끝내고 잠자리 들기 전 머핀에게 다가갔다
나의 손끝 냄새를 맡게 하고 머리를 천천히 쓰다듬었다
쓰다 듬는 나의 손의 속도에 맞춰서 머핀의 눈꺼풀과 꼬리가 함께 리듬을 타고 있었다
사람들과 밀접한 관계로 살고 있던 무의식의 행동은 조금씩 나에게 마음을 주고 있었다
최대한 낮은 저음과 느린 속도로 머핀의 이름을 부르며.....
"머핀아 ~~ 많이 무섭고 두려웠지... 누구도 우리 머핀을 미워하거나 싫어하지 않아 지금은 너무 무섭고 두려워 긴장되지... 이모가 도와줄게
첫날 밤이라서 오늘밤 잠들기가 힘들지만 자다 보면 느껴질 거야 이곳이 그렇게 불안한 곳이 아니란 걸...."
내가 말을 할 때마다 꼬리를 규칙으로 흔들리는 모습은 다 알아 들었다는 대답처럼 느껴졌다
작은 아이는 최초로 자기와 함께 자는 강아지가 생겼다며 부푼 기대를 품고 있었다
혹시라도, 특별한 일이 생기거나 머핀이 힘들어하면 엄마에게 꼭 알려야 한다고 단단히 알려 주며 작은 아이 방문을 조용하게 닫아 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