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쵸_2. 말뚝박이 하노이댁 가정집 호텔링 일정표

빈 그릇만 덩... 그...러...니.....

by 이화

불안과 두려움으로 시작된 심리적 스트레스로 인해 혹시나 입맛이 없어 밥을 안 먹으면 어쩌나... 했다

집 나간 며느리도 돌아온다는 전어 맛만큼은 아녀도 요즘 내가 밀고 있는 야채수프를 믿어 보았다


먼저 칸쵸 입맛에 맞는지 애피타이저로 조금 그릇에 담아 트레이에 놓았다



어라?!


바로 나의 뒤를 따라오는 칸쵸가 느껴졌다

뭐지? 입맛에 안 맞나? 하고 칸쵸의 트레이로 다시 가 보았다


빈 그릇만 덩... 그...러...니.....

나란히 같이 먹었던 초코는 자기 트레이에서 아직 남은 수프를 그릇 주변까지 깨끗이 핥고 있었다


말똥 눈을 뜨며 나에게 애원하는 칸쵸에게 물었다


"칸쵸.. 입맛에 잘 맞았구나 히히히 근데... 씹기는 한 거니? 으으으... "


소고기 수프에 들어 간 야채는 모두 약간의 식감만 느끼도록 익힌 상태여서 그냥 삼켜도 상관은 없긴 했다


그래도 음식은 씹는 맛이고 씹으면서 나오는 고기와 야채의 즙이 음식의 풍미를 더욱 세련되게 해 주기에

천천히 씹으며 먹길 바랐나 보다


칸쵸의 입맛에 통과되었다는 말똥 눈이 내게 말한다

"이모... 먹은 느낌이 없어요... 더 먹고 싶어요~~~~"


우리 집에서 호텔링을 했던 친구들이 모두 좋아하는 메뉴로 인정받은 느낌이었다


마음 같아선 꼬봉밥으로 언저 주고 싶었지만 ㅋㅋ

아이들의 건강과 규칙적인 생활 테두리 안에서 준비된 식단 관리로 인해 많이 주진 못 하고 있다


이번 참에 아이들이 우리 집에 오면 어떻게 호텔링 생활을 하는지 호텔링 일정표 매뉴얼을 공개해 보려 한다


말뚝박이 하노이댁 가정집 호텔링 일정표
✔️ 새벽 산책 : 새벽 6~7시 (15분 산책)
✔️ 아침 식사 : 오전 7~7시 30분
✔️ 오전 자유 시간 및 간식 : 오전 10시 간식 먹기
✔️ 오후 산책 : 오후 2~3시 (30분 산책)
✔️ 오후 자유 시간 및 간식 : 오후 3시 간식 먹기
✔️ 저녁 식사 : 오후 5~5시 30분
✔️ 저녁 간식 : 오후 7시 간식 먹기
✔️ 취침 준비 : 저녁 9시 양치질 후 잠잘 준비

오전 오후 자유 시간에 사실 이것저것 프로그램을 만들어 볼까도 생각은 했었다

그런데....

호텔이란 공간이 사실 아무것도 안 해도 힐링이 되는 원초적 이유가 가장 중요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다만 우리가 누리는 호텔은 그 외에도 많은 것이 있긴 하지만 말이다


강아지들이 낯 선 우리 집에 왔었을 때 가장 원하는 게 무엇이며 가장 중요한 게 무엇일까를 곰곰이 생각했다


스스로 생각하고 움직이는 하나의 객체적 존재이긴 하지만, 선택과 주도권이 없는 나약한 존재이다

대부분의 삶의 통제권은 보호자에게 있다

제한된 자율성과 한정된 공간에서만 자유롭다


최대한 자유를 느끼며 생활하도록 스스로의 의지를 존중해 주고 싶었다


자고 싶은 곳에서 자도록....

대, 소변을 잘 못 가려도 ...

빨래를 접을 때 굳이.. ㅋㅋ 굳이 그 위에 앉아도 ㅋㅋ

나를 봐야만 안심되는 친구들을 위해 화장실 문을 열고 청소를 한다

쇼파와 침대, 식탁 의자에 앉을 때마다 밀착 따라다니며 나의 동선을 함께 한다


"칸쵸, 초코 ~~ 잘 시간이네... 모두 안방으로 들어가자~~~"

기가 막히다 ㅎㅎ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쏜살같이 나를 앞지르며 침대로~~ 부~~~웅~~ 올라간다


오늘 하루도 잘 먹고, 잘 누었으니 ㅋㅋ 잘 자면 오늘 행복도 획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