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쵸_ 3.산책줄을 보는 순간' 지붕 뚫고 하이킥'

하늘을 날아갈 듯 날고 있는 칸쵸

by 이화

칸쵸는 산책을 엄청 엄청 엄~~~~청 좋아한다고 소개해 주셨다


와~~우!!


산책줄을 보는 순간' 지붕 뚫고 하이킥'처럼 푸들의 최대 장기인 높이뛰기를 보여준다

현관문의 손잡이까지 오르는 놀라움은 거의 묘기에 가까워 보였다 ㅎㅎ


떨리는 음성과 길게 늘리며 짖는 고음은 산책을 준비하는 나의 손놀림을 부추겼다


하네스를 입는 순간에도 으으응..까~오~으응..' 거리며 산책의 즐거움을 표현하고 있었다


바쁘게 준비하는 나를 무조건 보채지 않았다

초코의 하네스를 입힐 때는 잠시 기다리라는 짧은 싸인도 척척 알아듣고는 앉아서 기다리는 멋진 센스를 발휘했다

답답한 입마개를 힘들어했어도 아파트 주변까지는 잘 참고 착용도 했다



칸쵸는 자신의 뒤로 초코가 오는 걸 좋아하지 않았다

항상 초코의 뒤를 따라가다 보니 영역 표시 중인 초코가 한 다리를 들어 올릴 때마다 아슬아슬하다

(다행히도 아직까진 오줌 비를 맞진 않았다 ㅋㅋ)


초코의 영역 표시가 끝난 자리 위로 칸쵸는 냄새도 안 맞고 바로 자신의 영역으로 덥허 버리기도 했다


무슨 의미가 있는 것일까?

장소와 위치 선별이 정해지면 유연하게 한 다리를 부드럽게 올린 후 영역 표시를 하고 또 다른 새로운 장소를 탐색한다


칸쵸의 독특함은 한 다리를 높이 들어 올린 채 외발 뒤 다리로 다섯 발자국 정도를 껑껑충 껑껑충 걸으며 묘기에 가까운 영역 표시하는 모습이 자주 포착됐다


처음엔 내가 너무 서둘러서 급하게 나의 동선을 맞추러다 보니 그러나? 싶었다


그러나 자주 익숙한 듯 외발로 걷는 모습이 보였다

내 눈엔 불편하고 힘들어 보였지만 영역 표시를 끝내고 다시 날쌘돌이가 되어 뛰는 걸음이 가볍다


중간중간 동네 산책을 나온 강아지와 만나면 처음에 나와 만났던 것처럼 뒷걸음을 걸으며 몸을 최대한 낮추고 불안한 목소리가 나왔다

너무 무서워 공포의 단계로 가겠다 싶으면 미리 칸쵸를 살며시 안으며 그 자리를 피해 주었다


어디서 주워들은 정보이긴 한데 정확히 어딘지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강아지들이 겪는 분리불안이나 두려움은 사람들 사이로 많이들 겪고 있는 공황장애와 성격이 비슷하다고 한다


호흡이 힘들어 숨 쉬는 걸 고통스러워한다

내가 죽고 싶은 게 아닌 누군가 나를 죽일 것 같은 공포에 시달린다

혼자만의 안정된 공간으로 숨어 들어가고 싶어진다

마음의 평화가 빨리 오길 간곡하게 기다리고 있다


오래전 공황장애를 겪고 있었던 아는 언니가 생각났다

오래간만에 만난 모임인지라 반갑고 즐거운 자리였다


잠시 후 그 언니는 조용히 어두운 표정과 불안한 눈빛으로 변하기 시작했다

모두가 서로의 안부를 물으며 분위기는 더욱 활기를 띠었지만 그 언니에 표정에선 시끄러운 생활 소음처럼 괴로워했다


나는 괜찮냐고 물었고, 언니는 괜찮다고는 했다

그리곤 누가 저쪽에서 자신을 죽이러 오는 것 같은 공포감이 든다며 힘겹게 말했다


저쪽에서?

어디서 말인가?


주위엔 온통 서로 반갑다고 웃고 즐기고 떠드는 우리들만 있는데도 말이다

모두가 다 아는 사람들 뿐이 였기에.... 그 언니의 두려움을 공감하기는 어려웠다


아무 말 없이 사람들이 없는 한적한 공간에서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고는 아까보다는 좋아졌다고 했다


나는 이해하기가 어려웠다

그 언니 눈에만 검은 저승사자가 보이는 걸까?

누가 온다는 것이었을까?


마음의 안정을 찾은 후 그 언니는 내게 설명해 주었다 심리적 불안감이라고....

일종에 정신적 질환에 속하는 공황장애를 겪고 있다며 약을 먹다가 오늘은 반가운 사람들을 만나면 좋아질까 싶어 약을 안 먹었다고 했다

(이야기가 삼천포로 빠진 것 같아 살짝 민망하다..ㅎㅎ)


그 후로 그 언니의 소식은 끊어져서 현재의 상태는 어떤지는 알 수가 없다


다만, 그날의 그 언니의 불안한 눈 빛은 잊혀지지 않는다

그때부터 공황장애로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을 조금이지만 공감하게 되었다


강아지들의 불안지수가 사람만큼 인지 아닌지는 모르겠으나 무섭고 공포스러운 건 비슷하겠구나 싶었다

산책을 너무너무 좋아하는 칸쵸에게 어느 산책 코스가 가장 평화롭고 안정된 산책길이 될 지 짱구(머리)ㅋㅋ 를 잘 굴려 봐야겠다


오늘도 산책줄을 준비하는 나를 보며 껑껑충 껑껑충 뛰며 하늘을 날아갈 듯 날고 있는 칸쵸와 기쁜 하루를 만들러 어서 어서 나가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