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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아들을 위한 응원 기록장+0

한국으로 출국하는 날


명절 이후로

펫시터 활동을 중단하며

쉬고 싶기도 하고

게으름도 피우고 싶고 해서

 그냥 단순하게 생활하며 지냈어요

 

시간은 어느덧 3월이 지나가고

곧 4월의 문턱까지 왔네요


큰 아이가 호치민으로 유학 생활? 을

시작 한지도 2주 차에 접어들었네요


큰 아이와 떨어져 지내다보니

아쉬움과 그리운 마음이 요동첬어요


지금이라도 큰 아이의 홀로서기 응원 기록장을

꼼꼼히 기록하려고 해요


훗날

 아이가 10년이 지나고, 20년이 지났을 때

소중하고 유대한 자산이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출발합니다~~~


D+0

한국으로 출국하는 날

출국장으로 들어가는 큰 아이

20년을 곱게곱게? 정성 들여?

키워낸 나의 아들이

가방을 메고 출국장으로 들어가는

모습을 보고서야 실감이 났다


"엄마 나 진짜 집 나가네?"


나는 이 순간을 얼마나 기다렸던가.....


이유인즉슨


내가 더 이상 밥을 안 차려 줘도 된다는 편리함

아이의 스케줄로부터의 자유

서로 다른 시간차로 생활리듬 충돌 제로

사춘기. 갱년기 호르몬 붐비 분리로 감정선 완화

한밤중 게임 속 루저들과 흥겹게 나누던

쩌렁쩌렁했던  리액션의 고요


이 순간이란 말 속엔

드디어 모든 준비 운동과 훈련을 마치고 경기에 출전을 내보내는 심정이랄까?

홀가분한 마음과 불안한 마음이 앞다투며 왔다갔다 한다


아마도 시간이 좀 더 흐르고 지나면

이 순간은 그 순간으로 기억된다


과거의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그때 그 순간을 기억할 때쯤이면


눈물을 찔끔 흘리며 후회와 그리움으로

마음이 찌릿하니 아픔이 찾아 온다


좀 더 잘 해 줄걸....


 밤마다

고해성사처럼 수만 가지의

아쉬움과 씁쓸함으로

몸을 뒤척이겠지



세상 유일무이한 나의 아들아!


너는 이제 막 태어난 여린 빛이란다


무섭고 험한 세상에서

오직 너 자신만이 유일한 구원자로

살아야 하는 세상과 만나게 되지


혼자서 살다 보면

꼭 해야 하는 일 앞에선 게을러지고,

하지 않아도 되는 일 앞에선 시간을 낭비하기도 할 거야


희한한 건 그냥 별거 아닌 하루도

다 너의 몸속에 저장된다는 거야


학교를 다녀오고

설거지를 하고

청소를 하고

빨래를 돌리고 널고

마트에서 장을 봐 오는


이런 일상들이 하루하루 모여

너만의 빛으로 만들어질 거야


누군가 너에게 다가와 관심을 주고 사랑을 표현한다면

너만의 빛이 해지는 설레이는 경험일거야


오돌토돌 붉게 올라온 순수한 여드름

조용히 문을 열어 주는 수줍은 배려

행복과 불행의 섬세한 구별

훤칠하게 길어진 팔과 다리


너만의 고유한 빛이

겹겹이 상냥하게 휘감길 거야


어른으로 다 자란 엄마 나이가 되면 완성되냐고?


미안하지만 드라마에서도 말한 유명한 대사로 말할게

"우린 다 미생이야"


육체적 성장이 정신적 성장과 동일하지 않 듯

항상 자신의 내면과 내가 걸어온 그림자를 눈여겨 보길 바래


죽음으로 가는 길이 모두가 같은 인생길에서

부디 건강한 체력과 정신이 공존하는

하루하루로 살아가길 바라고

응원할게


때론,

자유와 책임감 앞에서

이상한 타협을 끌고 와 스스로를 위로하겠지


좌절과 절망 앞에서

용기 내지 못 한 자신을 원망도 할 거야


우리 이러면 어떨까?


봄이 오면 울창한 봄꽃들의 향연이

꽃 잎에 묻은 향기가 바람에 실려

사람들의 마음을 하늘거리게 해


모진 추위를 견디었을 봄꽃들은

'피어나길' 바라는

그 단 하나의 마음으로

아름다움의 빛을 보여 주지


인생도 그래....


나에게 주어진 하루를

꽃이 보여준 그 빛처럼

닮았음 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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