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왜 쿨하냐고?

초등학생 육아일기(11)

by 티치미

"나 아무래도 극성맞은 헬로콥터 맘 같아"



얼마 전 오랜만에 만난 친구에게 들은 말이다.

스스로를 극성맞다고 표현하다니. 신박했다. 그리고 이유가 궁금했다.


"나는 정말 어렵게 공부를 했자나. 못 다 이룬 꿈도 있고.

아이는 어렵지 않게 원하는 걸 이루면 좋겠어. 그래서 그래."


맞는 말이다. 친구는 어려운 시험에 10번 넘게 도전했지만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했다.

10년. 꽃다운 나이를 모두 신림동 고시촌에서 보낸 그 마음이 어떨지 짐작해볼 뿐이다.

이후에 공부한 경험을 살려서 공무원 시험을 봤고 현재는 안정적인 직장에 근무 중이다.

누군가에게는 꿈의 직장이겠지만 그 친구에게는 성에 차지 않는 것이 당연했다.


나도 예전에 1년간 육아휴직을 한 적이 있다.

그 기간 동안 큰아이에게 수영을 가르쳤는데 일주일에 두 번, 한 시간씩 수영장에서 아이를 기다리면서 이런 생각을 했다.

'내가 이렇게 고생하는데 아이는 왜 열심히 하지 않는 거지? 왜 발차기를 대충하지?'하고 말이다.

나는 내가 들인 시간과 노력에 아이가 응답하기를 바랬고 그건 분명 보상심리였다. 그러면서 깨달았다.


'내가 아이에게 헌신할 수록, 아이를 통해 이루고 싶은 것이 생길 수록 우리 관계는 망가지겠구나.

적당한 거리감과 무관심이 필요하겠구나.'


드라마에 자주 등장하는 어머니의 '네가 어떻게 나한테 이럴 수 있어'는 결국 엄마의 욕심이고 바램이었다.

왜 내가 만들어준 이 좋은 환경에서 넌 내 못다한 꿈을 이루어내지 못했느냐 다그치는 말이었다.


이후 나는 다짐했다. 다시 바빠져야겠다. 일을 해야겠다.




아이를 키우면서 많은 사람들이 내게 묻는다. 아이가 무엇이 되면 좋겠느냐고.

그때마다 마땅한 답을 하지 못한다. 그리고 그 원인은 어쩌면 감사한 내 처지 때문이라는 생각이 든다.


'어려서 못 해본 것없고 커서도 못 이룬 꿈이 없는것' 그 감사한 지난 시간이 나를 맺힌 곳 없게 만들었다.

(물론 재벌집에서 자라서도 꿈을 모두 이루어서도 아니지만)

내 아이가 꼭 가졌으면 하는 무엇도 아이가 이루어줬으면 하는 원대한 꿈도 내게는 없는 것이다.


.....

친구의 친구가 아이 라이딩을 위해 회계사 일을 그만두었다고 한다.

물론 여러 이유가 있었겠지만 그저 바래본다. 엄마의 못 다 이룬 그 무엇이 아이에게 옮겨가지 않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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