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NE last word

청중의 가슴에 무엇을 남길 것인가?

by 티치미
Q. 자신의 묘비에 새길 말을 생각해 본 적이 있는가?


너무 무거운 질문이라면 이렇게 바꿔보자.


Q. 최근에 본 영화의 마지막 장면을 기억하는가?
Q. 지난 번에 들은 강연의 키메시지는 무엇이었는가?


우리는 정보의 홍수 속에 살고 있다. 손가락 하나만 까딱해도 전 세계가 손안에 들어오는 세상에서 누군가의 머리와 가슴에 무엇을 남기는 것은 참으로 어려운 일이다.


위 질문들로 필자가 묻고자 했던 것은 당신에게는 ‘인상적인 한 마디’가 있는가이다.


최근에 무엇을 보았던 들었던 혹은 생각했던 그것이 깊은 인상을 남겼다면 그 메시지는 살아남은 것이다. 매우 낮은 확률을 뚫고 말이다.



다시 질문으로 돌아가 보자.. 당신은 이 컨텐츠로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가?


1. 한 문장으로 정리하는 강연


500페이지짜리 책을 읽던 10시간짜리 강의를 듣던 우리가 남길 수 있는 것은 한 두 문장을 넘기 어렵다. 그렇기 때문에 누군가 당신에게 게 강연에 대해 설명해 달라고 하면 한 문장으로 정리할 수 있어야 한다.

도서 「어떻게 말할 것인가?」에서는 강의 내용을 짧게 정리하는 방식으로 ‘트위터식 강연 정리’를 제안한다. 이 방법은 당신의 아이디어를 트위터 양식인 140자 이내로 설명하는 연습을 하라는 것으로 한글로 치면 70자 정도가 된다. 그래야 듣는 이가 당신이 전하는 전체적인 개념을 쉽게 상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짧게 정리하기 위해서는 우선 각 파트별로 중요한 내용을 단어로 설명할 수 있어야 하며 그중 키워드를 선별해 내야 한다. 하지만 단순히 키워드를 순서대로 나열하는 것만으로 인상적인 한 문장을 써 내려가기는 어렵다. 전체를 관통하는 주제와 이에 해당하는 단어만 선별해 내는 것이 중요하다. 이때 꼭 직설적인 표현을 써서 마지막 문장을 완성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어떤 때는 은유가 더 와닿고 인상적이다. 과학적 접근이나 윤리적 질문은 본론에 충분히 하고 결론만큼은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마지막 메시지를 준비하자. 결국 우리는 감정의 동물이고 공감과 이해가 있어야 행동으로 실천하게 된다.


예를 들어보겠다. ‘수면은 당신의 초능력이다’를 제목으로 강의한 매트워커(Sleep Is Your Superpower, Matt Walker)는 강연의 마지막 한 문장은 ‘굿 나잇 굿럭 good night, good luck’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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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연자는 잠의 중요성과 필요성에 대한 긴 강의 끝에 추가적인 설명을 하거나 잠을 충분히 자라고 협박하기보다는 모두의 숙면을 응원하면서 그 혜택에 대한 강조를 잊지 않았다.


그렇다면 한 문장으로 정리한 메시지는 어떻게 전달하는 것이 좋을까?


2. 인상적인 한 문장을 전달하는 법


도서 「TED 프레젠테이션」에서는 결론을 연사의 주장만으로 마무리하면 여럽게 쌓은 청중과의 교감을 잃을 수 있다고 경고한다. 자신의 의견을 일방적으로 강요하면 청중이 반감을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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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서는 TED 연사들이 인상적으로 강의를 마무리하는 법을 소개하고 있다. 첫 번째는 오프닝에서 이야기한 것이나 질문, 통계로 돌아가 다시 살펴보고 그에 대한 답을 하는 ‘콜백스타일(callback style)’. 앞서 소개한 매트워커의 강연도 이런 방식을 택했다. 두 번째는 희망적인 마무리로 강연에서 언급한 how를 누군가의 삶에 대입해 희망적인 메시지를 전하며 끝내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청중이 곧바로 행동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하거나, 도발적인 질문을 하는 것으로 프리젠테이션을 마무리하는 방법이다. 이때 강연에서 사용한 캐치프레이즈가 있다면 이를 활용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start with why에서 이유(why)를 강조했던 사이먼 사이닉(Simon Sinek)은 강연의 마지막 순간에 마이크를 청중에게 넘겨 문장을 완성하도록 했다.

“사람들은 여러분의 제품을 구매하는 것이 아닙니다. 사람들은…?”

흡사 아이돌의 콘서트 같았던 이 장면은 청중과 강연자가 한 목소리를 내는 인상적인 마무리였다.


이와 같은 기법을 사용할 때 한 가지 잊지 말아야 할 것이 있는데, 마지막 문장을 말로만 하지 말라는 것이다. 우리가 얻는 정보의 80%는 시각에서 비롯된다. ‘보기’는 듣기나 맛보는 것의 100배, 촉감의 10배의 속도로 정보를 처리할 수 있다. 기억면에서도 ‘시각적 정보’는 더 오래 살아남는데 듣기만 하면 3일 뒤에 10% 정도만 기억에 남지만 그림을 함께 보면 기억할 확률이 65%까지 치솟는다. 청중에게 인상적인 강연이 되고자 한다면 반드시 당신의 한 마디를 이미지(사진, 그림, 그래프, 글자 등)와 함께 전달하자.


3. 누가 뭐라든 ‘당신의 이야기’를 하라


얼마 전 강의에 대한 피드백을 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딱 봐도여러 번 해본 강의였고 그 덕에 내용도 구성도 탄탄했다. 그런데 한 가지 재미있는 점이 눈에 띄었다. 바로 외운 부분과 아닌 부분이 극명하게 드러난다는 것이었다. 세일즈 목적의 강의였던 관계로 강사는 ‘제품에 대한 설명’과 ‘자신의 경험’을 섞어서 말하고 있었는데 두 부분의 경계가 매우 분명히 느껴졌다. 단순히 컨텐츠의 성격이 달라서가 아니라 강사가 달라졌기 때문이다. 강사는 제품을 소개할 때 온전히 ‘외운 것을 말하고’ 있었다. 조금은 경직된 태도로 강연 내용을 이해하고 설명하기보다는 ‘그렇다고 하네요’라는 톤으로 말하고 있었다. 하지만 본인의 이야기를 할 때는 ‘이게 정말 그래요’하고 확신에 찬 목소리를 내고 있었다. 순간순간 기쁘고 흥분된 당시의 감정도 느껴졌다.


청중은 어떤 부분에 더 공감하게 될까?


당신이 강연을 준비할 때도 마무리할 때도 이 점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 최대한 자신의 이야기를 혹은 자신이 믿는 이야기를 하기 바란다. 그래야 그것이 당신에게 의미가 있고 컨텐츠 자체로도 힘을 가진다.




연재를 마치며..


‘컨텐츠 how to’ 를 연재하면서 내 것이 아닌 이야기는 하나도 없었다. 중간중간에 내용을 확인하고 탄탄히 하기 위해 책이나 통계를 참고하고 인용했지만 그 또한 내가 믿고 경험한 것을 뒷받침하기 위함이었다. 많은 강의를 만들고 평가하면서 느낀 점은 누구나 강의를 할 수 있고 ‘어떤 것이든 강의가 될 수 있다’는 점이다. 우리 모두의 이야기는 같은 듯 모두 다르다. 그러므로 누구나 자신의 컨텐츠(강의)를 가질 수 있다. 그리고 그것은 존재만으로 가치가 있다.


10편의 연재 끝에 처음으로 다시 돌아가 보자. 이것은 필자가 제안한 좋은 강연의 덕목이기도 하다. 그것은 강의의 내용도 마지막 메시지도 강의의 목적인 why와 반드시 연관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글을 마치며 다시 한번 묻겠다.

‘당신이 하고 싶은 이야기는 무엇인가? 왜 그 이야기를 하고자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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