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중을 끌어당기는 오프닝

컨텐츠 작성하기(2): 도서 「TED 프레젠테이션」 내용을 중심으로

by 티치미

대부분 컨텐츠를 기획할 때 본론 내용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데, 경험상 본론만큼이나 오프닝이 중요하다. '18분의 마법'으로 불리는 TED의 프레젠테이션을 연구한 도서 「TED 프레젠테이션」에 따르면 청중과 교감을 형성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시간은 연단에 오른 후 첫 10초-20초라고 한다.


그렇다면 당신은 첫 10초를 가치 있게 사용하고 있는가?


이제 막 자리를 찾아 앉은 길을 잃은 청중을 뿌연 안갯속에서 구하기 위해, 당신의 매력적인 컨텐츠에 청중이 빠져들도록 만들기 위해 어떤 오프닝을 준비하면 좋을까?




1) 사적인 이야기로 시작하라

사람들은 다른 사람을 알고 싶어 하고, 무엇보다 그 사람의 이야기에 관심을 가진다. 사적인 이야기는 그 자체로 특별하며 진정성이 있다. 다만, 그 이야기는 강의를 통해 하고 싶은 이야기와 직접적으로 연관되어야 한다. 자신이 겪은 일화나 하고 있는 일을 오프닝으로 하고, 그를 통해 당신이 오늘 그 자리에 서게 된 Why를 이어서 설명할 수 있다면 매우 자연스러우면서 인상적인 출발이 될 것이다.


파키스탄의 인권운동가이자 최연소 노벨 평화상 수상자 말랄라 유사프자이(Malala Yousafzai)의 아버지인 지우아딘 유사프자이는 TED 연설을 다음과 같은 말로 시작한다.


가부장 사회나 부족사회에서는 아버지는 보통 아들 덕분에 알려집니다.
저는 딸 덕분에 알려진 몇 안 되는 아버지입니다. 저는 이것에 자부심을 느낍니다.

자우아딘 유사프자이의 TED 영상 (출처:https://www.ted.com)

매우 함축적인 자기 이야기이며, 소개이자 메시지로 시작하는 이 강연은 서구사회에서는 너무나 당연해진 여성 인권과 교육받을 권리에 관한 이야기를 정반대의 환경에 처한 한 남성(아버지)의 입장에서 그려나간다. 강연 중 자신과 딸의 이야기가 자주 등장하는데, 이는 이미 언론을 통해 많이 알려진 것도 있지만 그때마다 손에 땀을 쥐고 탄성을 지르며 경청하는 청중을 볼 수 있다. '나의 이야기'는 'why'와 맞닿아있다. 그렇기 때문에 자신의 이야기를 함축적으로 표현할 수 있다면, 매우 효과적인 오프닝일 될 수 있다는 것이다.



2) 충격적인 사실(통계)을 폭로하라

제이미 올리버(Jamie Oliver)는 TED 연단에서 강의를 시작하자마자, 자기소개보다 이 말을 먼저 했다.


슬프고 안타까운 일이지만 제가 이야기할 18분 동안,
4명의 미국인이 죽게 될 것입니다.

'저 사람은 예언가인가?' 이런 엉뚱한 생각을 하고 있을 때 그는 자신을 소개하며 자기는 '사람을 살리는 일'을 하는데 의사는 아니라고 말한다. '대체 이 사람, 정체가 뭘까?' 다시 한 번 궁금해진다.


몇 번의 궁금증을 품게한 후에야 그는 자신이 '영국인 요리사이며 교육을 통해 음식으로 사람을 살리는 일'을 하고 있다고 자기소개를 한다. '사람을 살리는 요리사'라니 이 얼마나 멋진 일이며, 멋진 사람인가!

제이미 올리버의 TED 영상 (출처:https://www.ted.com)

제이미의 사례와 같이 생각지 못한 사실을 폭로하며 강의를 시작하는 것은 매우 효과적인 오프닝이다. 그 사실(통계)이 의외의 결과일수록 또는 우리가 가지고 있는 상식에 반할수록 청중의 관심을 끌기 좋다. 그리고 그것은 제이미 올리버의 사례와 같이 반드시 하고자 하는 이야기인 why, what, how와 연관되어야 하는데, 흐름상으로는 why와 바로 연결되는 것이 가장 자연스럽고 효과적이다. 만약 오프닝에 사용된 자료가 why에서 바로 활용되지 않는다면, 뒤에 관련 내용을 언급하며 다시 한번 보여주는 것이 좋다. 그렇게 하면 청중의 관심을 다시 한번 불러일으켜 강의 집중도를 높일 수 있다.


오프닝에서 충격적인 사실을 보여주는 방식은 여러 가지가 있다. 제이미와 같이 통계 이야기로 할 수도 있고, 설명 없이 관련 숫자만 보여줄 수도 있으며(제이미 사례에서는 '4'), 그래프 등에서 주요 내용을 가려 보여주거나, 사람들의 상식과 실제를 비교, 대조해 보여줄 수도 있다. 이런 방식 중 해당 강의의 주제와 청중의 수준에 더 적합한 방식을 택해 보여주면 된다.



3) 대놓고 물어보라

도서 「TED 프레젠테이션」에 따르면 '도발적인 질문'으로 하는 오프닝은 언뜻 '충격적 사실 폭로하기'와 비슷해 보이지만, 연사가 원하는 답을 청중이 생각하도록 유도한다는 점에서 좀 더 명쾌한 시작법이라고 이야기한다. 더불어 '왜' 또는 '어떻게'로 시작하는 질문을 통해 청중의 사고를 촉진시킬 것을 추천하고 있다.


미국의 컨설턴트이자 「나는 왜 일하는가?: start with why」의 저자 사이먼 시넥은 '위대한 리더들이 행동을 이끌어 내는 법'이라는 TED 강연을 수많은 질문으로 시작한다.


애플은 왜 혁신적인 기업입니까? 왜 마틴 루터 킹은 시민운동을 이끌었을까요?


청중에게 애플과 마틴 루터 킹이 무엇이 다른지 생각해 보도록 하면서 자연스럽게 자신의 강연 주제인 'start with why'를 이끌어 내는 것이다. 그는 오프닝뿐만 아니라 강의 내내 그리고 마무리(클로징)에서도 많은 질문을 하는데 why는 결국 수많은 질문과 그 해답에 맞닿아 있기 때문이다. Why에 관한 강의를 why로 시작해 Why로 마무리하는 것. 얼마나 효과적이며, 인상적인 전개인가!

사이먼 시넥의 TED 영상 (출처:https://www.ted.com)

질문과 유사하면서 조금 더 심도 있는 접근을 하길 원한다면, '설문'도 한 가지 오프닝 방식이 될 수도 있다. 강의 전 또는 도입에 참가자들에게 설문지를 나누어 주고, 질문에 대한 답변 통계를 보여주며 시작하는 것이다. 간단한 질문은 바로 취합해 결과를 보여줄 수도 있고 문항이 많은 경우에는 여태껏 진행한 설문의 평균이나 경향을 보여주며 청중이 답변한 것과 비교해 보도록 할 수 있다.


세계인이 가지고 있는 다양한 편견을 통계로 맞서는 도서 「팩트 풀니스(factfulness)」의 머리말은 13개의 객관식 질문으로 시작한다. 예를 들면 이런 것이다. "오늘날 세계 인구의 다수는 어디서 살까?", "오늘날 세계 기대 수명은 몇 세일까?". 그리고는 저자는 해당 문제의 정답률은 15%인데, 이는 침팬지가 문제의 답을 맞힐 확률인 33%보다 낮다며 이야기를 시작한다. 이는 '질문하기'와 '충격적인 사실 폭로하기'가 합쳐진 형태로 볼 수 있겠다. 이처럼 청중의 인식이나 지식수준을 미리 파악하고 이에 근거해 강의를 준비하면 매우 유리한 싸움을 할 수 있다. 상대의 패를 모두 알고 시작하는 카드게임처럼 말이다.


살펴본 바와 같이 설문과 질문은 강력한 오프닝 수단이지만, 그간 경험에 비추어볼 때 매우 조심스럽게 사용해야 하는 강의 도구 중 하나이기도 하다. 상대에게 질문을 할 때도 그렇지만 질문을 받을 때 다양한 '경우의 수'에 대한 대비가 되어 있지 않으면 자칫 원하지 않는 방향으로 이야기가 흘러갈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이견이 없을만한 내용(옳고 그름이 명확한 문제) 이나 이견을 제시할 근거가 상대에게 없을 때에만 이 방법을 사용하길 권한다. 또한 열린 자세로 다양한 의견을 경청하고, 이에 대한 답변을 할 수 있을 때 시도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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