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위를 피해 알프스 산속으로
35도를 육박하는 비엔나의 무더위를 피해 슐라드밍으로 향했다. 알프스 끝자락에 위치한 곳으로 오스트리아 사람들이 여름엔 무더위를 피해, 겨울엔 스키 타기 위해 즐겨 찾는 곳이라고 한다. 회사 사람들 20명 정도와 함께 단체 여행으로 다녀왔는데 2박 3일 짧은 기간이었지만 제대로 휴양하고 올 수 있었다.
처음으로 가본 알프스는 상상보다도 더 예뻤다. 오스트리아가 사운드 오브 뮤직 배경이라고 하는데 역시 왜 이곳에서 촬영했는지 이해가 된다. 끝이 보이지 않는 들과 푸르른 하늘 그리고 만년설이 보이는 울창한 산. 지금껏 본 풍경 중에 손에 꼽을 정도로 예뻤다.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가서 2시간 정도 하이킹 트레일을 걸었다. 산 정상으로 올라가니 눈으로 뒤덮여 있었고 기온도 뚝 떨어졌다. 쉽지 않은 트레킹 코스였지만 절경이 너무 아름다워서 가길 잘했다고 생각했다.
산 꼭대기에 작은 식당이 있었는데 여기서 먹은 수프가 몸을 녹여줬고 진짜 눈물 날 만큼 맛있었다. 역시 고생 끝에 먹는 음식이 제일 맛있다.
하이킹 후에는 호숫가에서 수영도 하고 여름 햇살도 즐기며 여유로운 시간을 보냈다. 오스트리아에서는 하루 만에 사계절을 경험할 수 있다고 하는데 사실임을 체감했다. 고도와 햇빛에 따라서 온도차가 정말 크다.
숙소는 산 밑자락의 작은 마을에 위치했다. 아침 햇살에 일찍 깨서 마을 산책을 한 바퀴 했는데 공기도 좋고 평화로워서 너무 좋았다. 형형색색의 아기자기한 집들이 너무 예뻤다.
마침 마을에서는 음악단의 100주년인가 하는 행사가 있어서 전통 의상을 입고 악기를 연주하는 사람들이 지나다녔다. 우연찮게 페스티벌 현장에 들어가서 정말 찐 오스트리아 현지인 체험을 했다. 밤새 맥주잔 두드리면서 춤추고 노래하는 파티가 이어졌다. 여기 사람들 노는 데에 있어서는 체력이 장난 아니다. 음악대 아저씨들 나이가 있어 보이셨는데 맥주가 에너지의 근원인 양 계속 마시더니 지치지 않고 몇 시간씩 계속 연주했다. 어린아이들부터 연세가 지긋한 할머니 할아버지들까지 남녀노소 한밤중까지 같이 분위기를 즐기는 것을 보면서 덩달아 신났다.
그렇게 밤 늦게까지 체력을 모두 소진한 후 마지막 날에는 쉬운 코스로 하이킹을 좀 더 하면서 숲 속 풍경을 누렸다. 정말 자연 속에서 휴양한 2박 3일이었고 너무나도 행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