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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누라 Apr 11. 2022

아부다비에서의 첫 일주일

좌충우돌의 연속

벌써 아부다비에 도착한 지 일주일이 지났다. 다행히 집 계약을 잘 마무리해서 3일 만에 호텔 생활을 청산하고 집으로 이사할 수 있었다. 워낙 급하게 이사를 오게 돼서 집 상태가 베스트는 아니었지만 청소업체가 다녀가고 나니 깔끔해졌고 짐을 풀고 하나둘씩 필요한 물건들을 들이니 제법 집 같은 느낌이 났다. 채광도 잘 들고, 통창으로 보이는 도시 뷰도 예쁘고 조용한 편이라 생활에 만족하고 있다. 유일한 흠은 비싸다는 것. 예상보다 주거비를 많이 쓰게 돼서 조금 빠듯하지만 앞으로 열심히 과외로 생활비를 벌고 최대한 다른 지출을 아끼면 된다고 생각하고 있다. 이번 주까지는 재택근무라서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았는데 역시 공간의 중요성을 느꼈다. 한국에서 기숙사 생활하면서 매일매일 친구들을 보고 지내다가 갑자기 혼자 살게 되니 외롭지 않을까 걱정했었는데 생각보다 혼자 있는 시간도 좋은 것 같다. 내가 정리하고 케어해야 하는 공간이 넓어지게 되니 노동이 많이 필요하지만 이렇게 점점 살림에 능숙해질 걸 생각하니 소소한 재미도 느껴지고, 책을 읽고, 글을 쓰고, 운동하고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구애받지 않고 할 수 있는 게 좋다.

이 뷰에 반해서 덜컥 계약했다.

첫 주에는 이것저것 신경 써야 할 것이 많았다. 코로나 검사도 받아야 했고, 신분증 발급을 위해 건강검진과 서류작성도 필요했다. 모든 것들을 다 알아서 혼자 해야 하다 보니 버거웠지만 나름 하나씩 태스크들을 해결해나가는 재미도 있었다. 아직 아부다비는 많이 낯선 곳이지만 그래도 저번 주에 비하면 많이 적응이 된 것 같고 살아나가는 법을 배워가고 있는 듯하다.

코로나 검사를 받았던 곳. UAE의 의료시스템은 굉장히 체계적이고 효율적인 듯하다.

나중에 다시 보면 재밌을 것 같아서, 그리고 아부다비에 올 사람이 있다면 도움이 되도록 내가 일주일 동안 배운 것들을 리스트로 정리해봤다.


1. 배달이 잘되어 있다.

배달만큼은 한국이 최고라고 생각했었는데 어쩌면 UAE가 앞서 있을 수도 있는 것 같다. UAE는 워낙 다양한 국적의 사람들로 이루어져 있다 보니 음식의 종류도 많고 맛있다. 다행히 중동 음식이 내 입맛에 잘 맞는데 작은 가게들도 대부분 다 배달을 해줘서 이 더운 날씨에 힘들게 나가지 않아도 되고 문 앞으로 배달이 오면 받기만 하면 된다. Deliveroo, Tabalat 등 한국으로 치면 배달의 민족, 요기요 같은 앱이 잘 되어 있고 할인도 많이 해서 부담 없이 음식을 시켜먹을 수 있다.

맛있었던 샤와르마와 아사이볼

2. 다양한 배경의 사람들이 많다.

두바이에 비하면 더 로컬스러운 아부다비일지라도 외국인 비율이 80프로를 능가하는 국제도시이다. 내가 가본 곳 중 제일 diverse 하다고 생각되는 아부다비에서는 정말 다양한 국적과 배경의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 동남아시아 그리고 인도 사람들이 많고 아프리카, 유럽, 아시아의 여러 국가의 사람들도 골고루 분포하고 있다. 


4.  대부분 영어로 소통이 가능하다.

아랍어를 전혀 할 줄 모르기 때문에 걱정했었는데 필요 없는 걱정이었다. 거의 모든 표기와 서비스가 영어와 아랍어를 혼용하기 때문에 영어로 의사소통이 가능하다면 사는 데 어려움이 없다. 다만 많은 사람들이 강한 악센트를 가지고 있고 기본적인 영어를 구사하기 때문에 원활한 소통은 어려울 때도 있다.


4. 서비스가 저렴하다.

입주 전 청소 비용이 2시간에 2만 원도 안 되는 비용이어서 많이 놀랐다. 배달비용도 천원이 채 안된다. 외국인 노동력이 많아서인지 대부분의 서비스 가격이 한국에 비해 저렴하다. 아부다비의 평균 물가가 한국보다 비싼 걸 감안하면 확실히 서비스가 많이 저렴한 편이다.


5. 금요일, 토요일이 주말이다.

이건 출국 전부터 알고 있었지만 아직까지도 적응이 안 되는 부분이다. 금요일이면 벌써 쉴 수 있어서 좋지만, 일요일에 출근하면 왠지 손해 보는 느낌이다...


6. 시간 개념이 다르다.

"빨리빨리"가 익숙한 한국 사람들과 다르게 여기 사람들은 많이 느긋하다. 첫 주에는 이것저것 해야 할 일이 많았는데 인내심 수련의 연속이었다. 웃으며 "No problem." 가장 자주 들었던 말인데 정작 해결은 되지 않아 다시 전화하고 찾아가야 했던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낯선 곳에 있다 보니 하루하루가 배움의 연속이다. 익숙하지 않은 것들 천지라 지칠 때도 있지만 그래도 재밌다. 불과 일주일 만에 많은 것들을 새로 배웠는데 앞으로 6개월  이곳에 대해 얼마나  많이 알게   있을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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