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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희옥 Aug 23. 2023

[망태 할아버지가 온다]

그림책이 삶의 철학이 되다!

너무도 말 안 듣고 떼쓰는 자녀를 달랠 때 어떤 방법을 쓰시나요?

제 기억을 떠올려보면, "도깨비가 잡으러 온다!"  "경찰 아저씨 빨리 오세요!"라는 말을 가장 많이 했던 것 같습니다.

그 말에 아이들은 울음을 뚝 그치고 숨죽이듯 조용~ 히 긴장된 얼굴 표정을 하거나 하지 말라며 이불킥을 하거나 커튼 뒤로 숨거나 때론 엄마 품에 안겨 그 상황을 피해보려는 노력을 했던 모습들이 생각납니다.


마냥 순진하기만 했던 아이들이 어느새 협박성 말장난은 통하지 않게 되었으니, 가끔은 그 시절이 그리워지고는 합니다


오늘의 그림책 [망태 할아버지가 온다]입니다.

박연철 작가님은 남 다른 면이 있으신 분입니다. 박연철 작가의 작품들을 보면 대부분의 그림책이 일반적이지 않습니다. 내가 가지고 있는 일반적이고 보편적인 시선에서 바라보면 절대 이해할 수 없을 듯한 기발하고, 독특한 시선을 가지고 있는 분입니다.

정식으로 그림을 배운 적은 없으나, 그림을 그리고 싶어 대학 졸업 후 영국 킹스턴 대학 온라인 교육과정(API; ADVANCED PROGRAMME IN ILLUSTRATION)을 수료하고 그림책 작가로서 꾸준한 활동과 사랑을 받고 계신 분입니다. 생소하지만 그분만의 특별함이 담긴 그림책으로 앞으로의 작품들도 기대가 됩니다.


오늘의 그림책 이야기 속으로 출발해 봅니다.

망태 할아버지를 아시나요?

말 안 듣는 아이를 잡아다 혼내 주고, 우는 아이는 입을 꿰매 버리고, 떼쓰는 아이 새장 속에 가두고, 밤늦게까지 안 자는 아이 올빼미로 만들어 버리는 망태 할아버지 그 존재 만으로도 무시무시합니다.


말썽쟁이 아이들을 잡아다가 얌전하고 말 잘 듣는 착한 아이로 만들어 돌려보내는 망태할아버지!

합격의 도장을 받아야 비로소 집으로 갈 수 있답니다.


엄마는 매번 내게 말합니다.

너 자꾸 말 안 들으면 망태 할아버지한테 잡아가라고 한다.


엄마는 나 보다 거짓말도 더 잘하고, 밥도 잘 안 먹고, 늦은 시간까지 안 자면서 나에게만 자꾸만 뭐라고 합니다. 난 조금씩 화가 나기 시작합니다.

엄마에게 말 대꾸 한다고 혼이 나던 날 밤! 밖에서 이상한 소리가 들립니다.

'망태할아버지가 오신 걸까? 정말 날 잡아가면 어쩌나?'


스르륵 문이 열리더니......

엄마!!!!

엄마가 방문을 열고 들어옵니다. "무슨 일이니? 엄마 여기 있어. 이젠 괜찮아."

엄마의 따뜻한 품속에서 이젠 망태할아버지 쯤이야 무섭지 않습니다.

역시 엄마가 최고!!!


그런데....

엄마의 등 뒤에 있는 저 표시는 무엇일까요?

망태 할아버지는 누구에게 나타났던 것일까요?



부모가 처음이다 보니 자꾸만 자녀와 마찰이 생기게 됩니다.

좋은 말로 타이른다고 무조건적으로 수용하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꾸중하며 화를 낸다고 해서 듣는 척 행동하는 것도 일시적입니다.

엄마로서의 역할은 아이가 잠이 든 후에나 마무리될 수 있는데 엄마 마음도 몰라주는 아이가 참으로 야속할 수밖에 없습니다. 책 속의 엄마와 현실 속의 엄마 모두가 공감되는 순간입니다.


하지만....

[아이는 부모의 등을 보고 자란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세상에 태어나는 순간 본질적으로 선함을 가지고 태어난 아이가 순간순간 변화하는 모습은 바로 부모와 닮습니다. 아이들에게 어떠한 모습을 보여주고 계신가요?

부모가 자식에게 반드시 물려줘야 할 6가지 지혜가 있습니다.

첫째, 본립도생(本立道生) : 인성이 바른 아이가 인생에서 성공한다.

둘째, 자승자강(自勝者强) : 자기 조절 능력을 갖춘 아이는 어떤 어려움도 이겨낸다.

셋째, 학고창신(學古創新) : 옛것을 배우는 아이가 미래를 창조한다.

넷째, 영정치원(寧静致遠) : 머리보다 마음이 똑똑한 아이로 키워야 한다.

다섯째, 서이행지(恕而行之) : 자신을 사랑하는 아이가 타인도 사랑할 수 있다.

여섯째, 선승구전(先勝求戰) : 자신을 지킬 줄 아는 아이가 경쟁에서 이긴다.


아이를 바르게 이끌어나가기 위해 부모는 가르치는 것보다 보여줘야 하는 존재가 되어야 한다.


지혜로운 아이 그 옆에는 지혜로운 부모가 있는 법입니다. 행복한 아이 옆에는 행복한 삶을 살고 있는 부모의 모습이 있습니다.

자녀를 바르게 가르치겠다고 끊임없는 잔소리와 훈계로 이어지는 관계의 어색함 보다는 적당한 간격 사이에서 부모 각자의 멋진 삶을 전개해 나가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해 보게 됩니다.

그 모습을 보고 자라는 아이가 그 멋진 모습을 닮아 자신의 삶을 더욱 다채롭게 만들면서 성장할 수 있기를 마음으로 응원하면서 말입니다.


아이를 잡아다 착한 아이를 만들었던 망태 할아버지도 나쁜 아이보다는 부모의 행동이 잘못되었음을 인지하고 방법을 개선시키듯 이제는 부모이기 이전에 자신의 삶을 멋지게 완성시켜 가는 모습을 아이들에게 먼저 솔선수범 보여 주어야 할 때인 것 같습니다.

세상의 모든 역할 가운데 가장 먼저는 나다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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