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리아 Jul 10. 2020

치앙마이의 자연친화적인 여름캠프를 찾아서

사전답사라는 이름의 엄마 혼자 여행 2탄


이상적인 여름캠프를 찾아서 

나는 아이들이 어릴 때엔 가능한 자연과의 접촉면이 컸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그래서 방학 중에 체험할 수 있는 여름캠프도 액티비티가 많고 외국인 친구들과의 소통능력을 키울 수 있는 프로그램이었으면 했다. 그 환경이 최대한 자연적이면 물론 좋고. 


발리의 그린스쿨(Green School)은 그런 점에서 나의 로망이었는데 태국 치앙마이에도 그와 비슷한 컨셉의 학교가 있다고 들었다. 바로 판야덴(Panyaden) 스쿨이었다. 대나무로 조성된 학교의 모습은 자연친화적인 학교임을 온 몸으로 웅변하는 것 같아 더욱 끌리었다. 사실 아이들 여름캠프로 판야덴을 진작에 점 찍어 놓고 학교방문을 예약한 것이다. 


치앙마이의 판야덴 스쿨(사진출처는 구글)

자연친화적인 곳이니 시내에 위치할 리는 없었다. 다소 외진 곳에 있어 찾아가는 데 애를 먹었다. 학교 정문에 도착하니 근처에는 논이 있었다. 담당자의 태도는 다소 딱딱했다. 내가 사전에 예약을 촉박하게 잡아서 페이스북 메시지 상으로 독촉하듯 몇 번이나 메시지를 보냈던 것이 싫었던 모양이다. 


그런 응대야 논의로 하더라도 생각보다 규모가 작고 어린 아이들 위주라 아로 노아(나의 딸과 아들)한테는 이미 맞지 않아 보였다. 더욱이 담당자의 귀찮고 성가신 태도가 거슬려 더 둘러볼 것도 물어볼 것도 없었다.


다른 학교들의 여름캠프도 둘러볼 생각이긴 했지만 판야덴이 가장 강력한 후보였기에 첫 날부터 그 옵션이 사라지자 기운이 빠지는 것은 사실이었다. 그래도 또 다른 옵션이 있었으니 바로 쁘렘(Prem International School)이었다. 쁘렘 역시 자연친화적인 곳이라 외진 곳에 있었다. 그런데 생각보다 너무 외진 곳에 위치했다. 



쁘렘을 방문하고자 구글에서 위치를 보니 너무 멀었다. 택시비만 329바트(1만원 정도). 329바트가 나오려면 얼마나 먼거야? 시간이 아까워서 그냥 가지 말까 싶었다. 시내에 위치한 학교도 괜찮았는데, 그냥 무난하게 거기에서 여름캠프를 해도 되쟎아. 하지만 그 곳은 한국 아이들이 많은게 마음에 걸렸다. 


그래! 여기까지 왔는데 한번 가보자 마음 고쳐 먹고 택시를 탔다. 그런데 이게 왠일. 정말 깡시골로 가는 거다. 택시기사도 처음 가는 길이라며 돌아갈 땐 어떻게 할 거냐고 걱정했다. 판야덴보다 훨씬 외진 쁘렘에 도착 후, 여기서는 택시를 잡을 수 없겠다는 걸 알았다. 30분 안에 일을 마칠 것을 약속하고 택시기사에게 기다려 달라고 했다. 기사도 돌아가는 길이 빈 택시인 것보다 나을 터라 done!


쁘렘의 여름캠프는 만 9-12살이 대상인데 아로 노아는 만으로 7, 8세라 대상은 아니었다. 하지만 담당자는 되려 남매가 함께 있으니 못할 것은 없겠다고 했다. 엄마가 자녀를 제일 잘 알 터이고 - 과연? - 할 만한 아이들이니 캠프 신청하려는 것 아니겠냐는 것이다. 나이는 크게 중요하지 않다고. 


융통성 있는 그녀의 모습이 마음에 들었다. 마침 인턴쉽을 하고 있는 한국인 스탭인 은찬씨가 학교 구경도 시켜줬는데 학교도 기숙사도 아주 마음에 들었다. 여름캠프에는 은찬씨도 함께 할 거라 아이들을 잘 지켜보겠다고 했다. 이렇게 듬직할 수가! 여기 캠프를 안할 이유가 없쟎아. 그렇게 그 해 여름캠프는 쁘렘으로 낙찰되었다. 


이만하면 사전답사를 철저히 한 편이라고 생각했는데 실제로 아이들이 쁘렘 캠프로 왔을 때엔 내가 본 기숙사에서 아이들이 머무는 것도 아니었고, 은찬씨의 인턴쉽도 끝나 있었다. 역시 나는 계획을 하면 안되는 스타일인지. 이 이야기는 본격적인 캠프 이야기 때 하기로 한다. 




매거진의 이전글 사전답사라는 이름의 혼자여행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