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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리아 May 23. 2022

못 떠나 제주

못 떠나 제주

                        김 리 아 

으슬으슬 몸 시리다


멘도롱 또똣 서귀포 오신 


울 시어멍


겨울 지나 육지 가신다고 해신디



하얀겨울 빨간 먼나무 이쁘구마


먼나무 빨간 빛 바래질 때 육지 가마 



하얀겨울 노오란 유채꽃 이쁘구마


유채꽃 노란 빛 바래질 때 육지 가마 



못떠나 제주



겨울 지나 육지 가신다고 해신디


하얀 매화꽃 눈치 없이 피어난다



매화꽃 뒤를 좇아 화사한 벚꽃 터져 


바람 불고 꽃비 내리면 육지 가마 



못떠나 제주



주섬주섬 육지 가려는데


코 끝에서 알짱 대는 이 향기는 뭐다냐 



귤꽃 향기가 이리 달코롬 한 줄 몰랐구마


귤꽃 향 사라질 때 육지 가마 



못 떠나 제주



여름 소나기 퍼붓고 나니 


수국이 수국수국 불쑥불쑥



그 환한 얼굴을 들이밀며


어딜 가냐 묻는데



못떠나 제주



가을 되니 펼쳐지는 메밀꽃


팝콘처럼 톡톡 튀며 어딜 가냐 묻는데



곶자왈에 흐르는 백서향 향기 


어딜 가냐 코를 잡아 끄는데



꽃이 마르지 않는 서귀포


향이 마르지 않는 서귀포 



울 시어멍 


못떠나 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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