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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리아 Jun 16. 2022

쑥 바라지


<쑥 바라지>


                      김 리 아


노지에 주저앉아

쑥 뜯고 있는 하르방


무싱거 하미꽈?

쑥지지미 해먹젠 햄수과? 

(뭐하세요? 쑥전 해드시려구요?)


우리 할망

수경 닦아주젠

(우리 아내 수경 닦아주려고)


해녀삼춘 수경

쑥으로 닦아주젠 마씸?


하르방도 이추룩 존셈 좋은디

무사 제주 소나이덜 거칠댄 햄신고

(할아버지도 이렇게 잔정 많은데

왜 제주 남자들 거칠다 할까)


하르방 따라 바당 가니

저 멀리 해녀삼춘

몸매 드러나는 고무옷

허리엔 총처럼 납을 달고

바당에서 촌촌히(천천히) 나왐져(나온다)

으마떵! 007 본드걸이우다


테왁 달린 망사리 안에는

전복 돌문어 어물이 꿈틀꿈틀


하르방 쑥바라지 할 만 허우다

제주바당 본드걸과

제주노지 쑥 바라지의 사랑


노지고 바당이고

할망이고 하르방이고

느영나영 제주는 소랑이우다

(너랑 나랑 제주는 사랑이구나)


*해녀그림은 친구 신범숙이 그렸습니다

#제주#해녀#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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