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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자유 찾아 Apr 12. 2018

가족과 함께 떠난 미국 유학(2)

확신의 계기, 그리고 소소한 팁

* 이 글은 지극히 제 개인적인 경험이며 혹시라도 저와 비슷한 고민을 하시는 극소수의 분들이 저의 경험으로부터 작은 도움이라도 받지 않을까 하는 가정하에 쓰였습니다. 학문적 탁월성을 추구하시는 분(연구자, 학자, 교수 등)들에게는 전혀 해당 사항이 없습니다.


유학은 저의 오랜 소원이라고 말씀드렸었습니다. 30대 중반이 다가올 쯤에 제가 들은 정보가 제 생각을 바꾸면서 유학의 꿈을 실현하게 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저는 친하게 지내는 여성 후배가 하나 있었는데 공부도 너무 잘하고 일도 잘하고 성격도 너무 좋은 그런 후배였습니다. 이 후배는 국내에서 학사를 하고 석사를 미국에서 공공보건 분야로는 꽤나 유명한 학교에서 마쳤습니다. 그 후 박사를 하다가 논문 주제가 본인이 생각한 것과 달라 도중에 그만두고 국내 NGO기관에 일하고 있는 친구였습니다. 높은 학력 대비 적은 연봉으로 어려운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는 너무나도 멋진 후배였지요.


어느 날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무심코 마음에 있던 말을 던졌습니다.

난 네가 유학 다녀온 게 참 부럽다. 미국 유학 너무 비싸지 않냐? 돈도 없고, 나이도 들고, 이번 생에서 유학 기회는 이제 없는 거 같아. 또 영어 실력도 늘려야 할 텐데 이래 저래 생각하면 시간도 비용도 많이 들겠어.


그녀가 대답해 주었습니다.

오빠, 사실 학교 수준에 대해 눈을 조금만 낮추면 저렴하고 재미있게 공부할 수 있는 곳은 많아. 미국의 주립대학교 같은 경우에는 사립대보다 학비가 저렴하고. 영국 같은 경우에는 1년 만에 석사를 마칠 수 있는 곳도 있고, 또 굳이 영국에 안 가도 교수와 이야기가 잘 되면 국내에서 리서치하고 보고하고 해서 학위를 받을 수도 있어.


일단 학교 수준을 조금 낮춘다는 말, 그리고 적은 학비로 가능하다는 말에 제 마음속에 있던 오랜 유학의 욕심이 다시 스멀스멀 올라오기 시작했습니다. 한국에서 30년 이상 자란 저는 극심한 경쟁 속에서 항상 최고가 되어야 한다는 강박관념 가운데 살아왔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스스로는 아니라고는 부정했지만 내 마음 깊은 곳에는 세뇌당한 채로 '최고가 아니면 안 된다'라는 주문이 걸려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혹시라도 유학을 가야 한다면 학비가 1년에 3~4만 불씩 되는 유명 사립대학에 가야 하고, 그런 곳은 너무 비싸기 때문에 비현실적이라고 생각해 왔습니다.


하지만 그 무게를 살짝 내려놓으니 내가 특정 분야에 최고가 되지 않을지는 몰라도(혹은 내가 유명대학을 나왔다고 자랑할 수 없을지 몰라도) 더 넓은 세상을 보게 되고, 내 삶을 더 많은 색깔로 채색할 수 있겠다는 가능성을 보기 시작했습니다. 하나를 내려놓으니 두 개를 잡을 수 있는 여유가 생겼다고나 할까요? 그래서 저는 정말 그런 일이 가능할까 고민하기 시작했고 결국은 유학을 실행에 옮기게 되었습니다.


그 과정 중에 제가 발견한 유익했던 정보들을 공유합니다. (지극히 제 개인적인 경험에서 나오기 때문에 다른 분들이 더 나은 방법을 가지고 계실 가능성은 너무나도 농후합니다.)




유학 국가 및 학교 선택(홍보글이 아님을 분명히 하기 위해 링크를 걸지 않았습니다)

저는 인터넷에서 핫 코스 코리아라는 사이트를 알게 되었습니다. 그 사이트는 해외유학정보를 검색해 주는 사이트인데 자신의 학력, GPA, 토플 점수(or IELTS 점수), 가능한 학비 예산을 입력하면 그 범주에 적합한 학교를 검색해서 결과로 보여줍니다.


전공별로도 검색이 가능하고 본인이 선호하는 국가도 선택할 수 있어서 상당히 흥미로운 결과를 얻을 수 있는 사이트이고, 명성 있는 학교의 경우에는 세계 대학 랭킹까지 함께 표시해 줍니다.


* 다만, 간혹 정보가 다른 경우도 있으니 반드시 본인이 관심 있는 학교는 직접 해당 학교 사이트에 가서 입학요건 및 학비를 확인해야 합니다.


영어점수(TOEFL or IELTS) 해결

많은 학교들이 Pathway라는 프로그램을 가지고 있습니다. 영어 성적이 없어도 학교 영어교육 부설기관에 가서 일정 학점 이상을 취득하거나 시험을 통과하면 그 학교에 입학을 시켜주는 조건부 프로그램입니다. 지금 당장 떠나고 싶은 분들에게는 좋은 프로그램이겠으나 시간과 재정의 압박이 있으신 분들에게는 쉽게 선택하기 어려운 프로그램입니다.


그래서 저는 그냥 한국의 위대한 사교육의 힘을 빌렸습니다. 저는 퇴사한 그 바로 다음 달에 강남에 있는 유명 어학원 TOEFL반에 등록했습니다. 한 달 만에 일정 점수 이상을 보장해 준다는 과정이었습니다. (저는 시간의 촉박함으로 다른 여지가 없었긴 했지만 숫자를 이용하여 홍보하는 학원이나 영어책은 대부분 좋지 않다고 합니다. 왜냐하면 언어라는 것이 그렇게 단기간에 성취될만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지요.) 그래서 한 달을 아주 열심히 보냈습니다. 학원에서 4시간 공부하고, 2시간 스터디 그룹 하고, 집에 와서 과제하고 하면 그것도 4시간 이상 걸립니다. 대략 10시간 정도를 공부하느라 보냈습니다. 물론 이런 공부 방식은 절대로 영어능력을 향상하여 주지 않습니다. 다만 원하는 점수를 취득하는데 도움이 될 뿐입니다. 저는 40살이 되기 전에 한국에 다시 돌아와 인생의 2막을 시작해야겠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시간 절약이 참 중요했습니다. 조선일보에서 하는 모의고사를 한번 보고 시험을 치르고 나니 목표 점수(최상위급 대학은 아니지만 중위권 대학에는 갈 수 있는)를 획득할 수 있었습니다. 실력이라기보다는 운이 좋았을 수도 있겠습니다.


가족의 동의

가족의 동의를 구하는 일은 쉽지 않습니다. 일단 저의 아내는 오래전부터 이런 상황들에 대해 이야기해왔기 때문에 지금이 우리가 떠날 때라는 생각에 동의해주었습니다. 하지만 부모님이 참 마음에 걸렸습니다(한국문화 속의 어쩔 수 없는 장남입니다. 그 역할을 벗어나기가 어렵습니다). 연로하신 부모님, 그리고 이제 한창 첫째가 태어나 할아버지 할머니로서 즐거움을 만끽하실 때에 가족이 오랫동안 떠나게 된다는 것이 맘에 걸렸습니다. 밝히기 어려운 예상치 못한 가정사도 생기긴 했지만 결국은 부모님도 잘 다녀오라고 인사해 주셨습니다.


그래서 저는 기본적인 유학 준비를 마칠 수 있었습니다. 준비를 마치고 나면 모든 것을 끝낸 결승점을 통과한 것 같은 기분이 드는데, 한참이 지나고 나서야 그게 그저 출발선에서 서는 준비를 했었음을 깨닫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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