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진정해

by 이유진

내가 전주로 내려오던 해부터 엄마는 봄이 되면 우리 집으로 내려와 쑥을 캐 떡을 만들곤 하셨다. 어떤 해에는 쑥 버무리를 하고, 어떤 해에는 인절미를 만들고, 어떤 해에는 개떡을 만들어 냉동실에 넣어두고 한 두 개씩 꺼내 쪄먹는다고 했다.


그런 엄마의 쑥에 대한 관심은 올해 더욱 커졌고, 우리 집에 도착한 날부터 그 열정은 점점 강렬해졌다. 어디서 들은 얘기인지 근거를 알 수 없지만 엄마는 쑥이 당뇨에 좋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올 해는 더 많은 쑥을 캐야 한다는 말을 하셨다. 당뇨병 환자는 하얀 쌀밥이 아니라 보리밥을 먹어야 한다며 쌀밥의 세 배씩 많은 보리밥을 드시는 엄마의 논리를 고려해 볼 때 쑥으로 만든 어떤 요리도 크게 당뇨에는 도움이 될 것 같진 않지만 사실대로 말해서 엄마의 의지를 꺾기는 싫었다. 주말이 다가오자 내가 혹시 주말 약속을 잡을까 봐 "주말에 쑥 캐러 가는 거 잊지 않았지?"라고 자주 확인하는 엄마에게 사실을 있는 그대로 말한 다는 것은 불효니까.


드디어 주말 아침이 되었다. 이미 엄마와 나는 낮에는 해가 너무 뜨거우니 해가 뜨기 전에 모든 일정을 마무리해야 한다고 계획을 마쳤다. 새벽부터 일어나 챙이 넓은 모자, 장갑, 그리고 장화를 신었다. 무엇보다 쑥을 캐는데 최적화된 나물 앞치마는 신의 한 수. 우리는 완벽한 준비를 하고 쑥이 모여있는 들로 나섰다. 엄마는 쑥이 펼쳐진 장면을 마주하자 엄청난 보물을 만난 듯 환호성을 터뜨렸다. 이런 깨끗하고 보드라운 쑥은 어디서도 볼 수 없다며 흥분을 가라앉히지 못했다.


엄마 진정해, 쑥! 어디 안 가니까.



나는 쑥을 보고 흥분한 엄마를 진정시켰다. 엄마는 '나는 왜 이런 거에 욕심이 많은지 모르겠다'며 흥분한 자신을 조금 나무라는 듯하다가 언제 그랬냐는 듯이 노래를 흥얼거리며 쑥 캐기에 들어갔다. 그런 엄마 옆에서 가만히 있을 수는 없어서 나도 열심히 캐고 뜯고를 번갈아가면서 쑥을 앞치마에 모았다. 한 시간 정도 지났을까 우리는 꽤 많은 양의 쑥을 수확하고 자리를 정리할 수 있었다. 정리하면서 엄마는 다음 주를 다시 기약했다. 그래서 아마 다음 주에도 엄마와 이 자리로 다시 와 남은 쑥을 캐야만 할 것 같다. 얼마나 대단한 떡이 탄생할지 벌써부터 궁금하다.



마지막으로, 나물 앞치마를 소개해야겠다. 이 앞치마는 앞 쪽으로 주머니가 있고, 밑에 지퍼가 달려있어 나물이 앞치마에 다 차면 지퍼를 열어 바닥에 쏟아낼 수 있도록 돼 있는데 매우 편리하고, 쓸모가 많아 매년 사용하고 있다.


나물 앞치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