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주책읽기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유진 Jun 21. 2023

정답은 내 안에 있어요

아오야마 미치코의 '도서실에 있어요'

출처 국립중앙도서관






이 책에 등장하는 인물은 총 5명이다. 21살 도모카는 여성복 판매사원으로 지루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료는 35세로 가구 제조업체에서 경리로 일하고 있고, 전직 잡지 편집자였던 나쓰미는 40세가 되어 직업을 구하고자 하지만 실패한다. 그림을 그리고 싶지만 현재는 백수인 30세 히로야, 마지막으로 정년퇴직한 65세 마사오가 있다. 직업도 성별도 나이도 모두 다른 다섯 명의 주인공이 한 곳에 모이는 곳은 동네 커뮤니티 센터 1층에 자리 잡고 있는 도서실이다. 그리고 그곳에는 고마치 사유리라는 사서가 있다. 특별한 이유 없이 들르게 되는 동네에 있는 도서실이지만 5명의 등장인물들은 사서 고마치를 만나고 그녀가 무심하게 추천해 주는 책을 읽게 된다. 그런데 그 엉뚱하다고만 생각했던 고마치의 추천 책을 읽고 자신의 삶이 변화되는 것을 경험하고, 큰 깨달음을 얻게 되는 이야기다. 




이 책의 중심에는 도서실 사서 고마치 사유리가 있다. 주인공들은 각자의 사연으로 우연히 도서실을 찾아와 사서 고마치를 만난다. 고마치는 주인공들이 찾고자 하는 책을 찾아 주며 그 책이 왜 필요한지 묻지만, 실은 전혀 관련이 없어 보이는 책을 한 권 더 추천해 준다. 그리고 그녀가 취미로 만들고 있는 양모 펠트 인형을 함께 건넨다. 주인공들은 하나같이 왜 엉뚱한 책을 사서가 대출해 주는지, 또 어린아이처럼 양모 펠트 인형을 왜 주는 것인지 알 수 없다. 하지만 고마치가 추천해 준 책을 읽고 양모 펠트 인형을 떠올리며 각자 인생을 돌아보게 된다. 그리고 그 해답을 스스로 찾게 된다. 정답은 내 안에 있고, 그 정답을 찾아야 하는 것도 바로 나 자신이라는 것을 주인공들은 깨닫는다. 


"감사했습니다. '구리와 구라'도, 프라이팬도요... 소중한 걸 배웠어요"
"응?"
고마치 씨는 새치름한 얼굴로 고개를 갸우뚱했다
"나는 아무것도 한 게 없어. 당신 스스로 필요한 걸 얻어냈을 뿐."


책을 읽으며 매력적으로 다가왔던 부분은 도서실이라는 공간을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제공하는 공간으로 사용했다는 점이다. 동네마다 하나씩 있는 공공도서관은 일반적인 공간이고,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공간이다. 주인공들이 역시 자신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도서실을 찾은 것이 아니라 모두 우연한 기회에 도서실 문을 열게 된다. 이 소설에서 고마치는 무뚝뚝하면서도 다정한 매력을 지니고 있는 사서라는 점, 그리고 이 사서가 문제 해결의 단초가 될 수 있는 책을 추천해 주었다는 것이 인상적이다. 도서실에서 책이라는 매개체로 각자 자신의 앞에 놓인 문제를 자신이 직접 해결하는 모습에서 우리는 인생의 중요한 깨달음을 얻게 된다. 글을 읽으며 조금 아쉬웠던 부분이 떠올랐다. 여전히 우리에게 동네 커뮤니티 센터나 도서관은 친숙한 곳이 되지 못하고 있고, 그들을 위해 앉아 있는 사서 역시 이용자와 친밀한 관계는 아니라는 점이다. 고마치와 같은 사서가 소설 속에만 존재하는 사서가 되지 않고, 오늘 내가 방문하는 도서관에서도 만날 수 있게 되길 바란다. 

매거진의 이전글 나만 모르는 100만 클릭 글쓰기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