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 살아가기 위한 생명 이야기
생명체는 누구나 어김없이 죽을 수밖에 없지만, 그의 형질은 유전자를 통해 길이길이 자손 대대로 전달될 수 있습니다. 세포와 세포 안에 들어 있는 유전자, 즉 DNA의 관점에서 보면 실제로 지구상에 있는 모든 생명은 태초부터 지금까지 한 번도 끊긴 적 없이 이어져 왔습니다.
이것이 바로 생명의 영속성 perpetuity입니다. 18
풍요로운 시대가 오면 아무도 탈락하지 않고, 도태되지 않을 수 있는데, 우리는 왜 지금까지 금메달이 아니면, 1등이 아니면 안 된다고 생각하며 살았을까요? 이 모든 것은 '적자'생존이 아니라 '최적자'생존이라고 우리가 다윈을 곡해한 데서 벌어진 일입니다. 오랫동안 사람들은 다윈이 자연을 이렇게 설명한 것으로 알았습니다.
자연의 생존 경쟁은 치열합니다. 자원은 유한한데 그것을 원하는 존재들은 많으니까 경쟁이 불가피합니다. 우리 모두 경쟁하며 삽니다. 좋은 대학, 좋은 직장의 정원은 정해져 있고, 거기에 들어가려면 경쟁해서 이겨야 합니다. 하지만 경쟁에서 이기는 방법이 그저 남을 짓밟고 제거하는 것일까요? 생태학자들도 자연은 무서운 곳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경쟁과 '눈에는 눈, 이에는 이'식의 미움, 질시, 권모술수가 우리 삶을 지배하는 줄로만 알았습니다. 하지만 10여 년 전부터 새롭게 깨닫기 시작했습니다. 이젠 자연도 사랑, 희생, 화해, 평화 등을 품고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게 되었습니다.
모두가 팽팽하게 경쟁만 하면서 손해 보지 않으려 하는 사회에서 서로 도우며 함께 잘 사는 방법을 터득한 생물이 뜻밖에 많다는 것을 발견하게 된 것이지요. 58
기회는 누구에게나 옵니다. 책 몇 권이 라도 더 읽어서 남보다 요만큼 더 알면, 그 기회를 붙잡을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여러분이 직업을 여섯 번, 일곱 번 갈아탈 때 기획 독서가 그 계기를 제공할 수 있으리라고 생각합니다. 78
이제는 유전과 환경을 이분법적으로 나누는 것이 아니라, 일단 유전자가 기본이며 그것이 환경의 영향을 받아 다른 유형의 행동으로 변화된 것이라고 봅니다. 우리에게 주어진 유전적인 성향은 성향대로 있는 것이고, 그 성향을 환경이 어떻게 조절하면서 만들어 주느냐 하는 것이 바로 궁극적으로는 우리가 어떤 행동을 나타내는지 보여 준다는 것입니다. 118
이 책은 샘터 출판사에서 다음 세대를 생각하는 인문교양 시리즈 '아우름'의 첫 번째 책이다. 우선 이 시리즈의 첫 번째 책으로 자연과 우리 삶에 대한 이야기를 선택했다는 것에 크게 감동했다. 우리는 왜 자연과 더불어 살아야 하나요?라는 질문에 생명은 모두 이어져 있고, 손잡지 않고는 살아남을 수 없기 때문이지요.라는 답변을 한다. 이에 대한 설명이 쉽고 재미있게 그려져 있는 책이다. 앞서 읽었던 '다정한 것이 살아남는다'가 학문적 관점에서 진화와 인류 등을 논리적으로 자세히 설명해서 약간 지루한 감이 있었다면, 이 책은 독자 친화적으로 생물학에 대해, 동물행동학에 대해 관심을 가질 수 있는 수준에서 설명한 책이라고 할 수 있다.
더불어 살아가는 생명에 이야기가 1-3장까지 마치 옆에서 옛날이야기를 재미있게 풀어내듯 적혀있고, 마지막 4장에는 최재천 교수님이 왜 생물학을 하게 되었고, 어떻게 공부했는지 그 결과 지금은 어떤 삶을 살고 있는지를 설명해 주고 있다. 환경과 기후, 그리고 동물과 인간에 대해 관심이 많아지고 있는 이 시기에 필요한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https://youtu.be/1knk_YKUQHg?si=OD3a8ULnGnD54Vg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