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몬테크리스토 백작>을 보고서
알렉상드르 뒤마에 대해서 들어보지 못했다 할지어도 그가 쓴 작품들은 한 번쯤 귀에 익을 것이다. <삼총사>와 <몬테크리스토 백작>은 프랑스를 대표하는 고전이자 전 세계적으로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는 문학이다. 유명한 고전소설을 스크린으로 옮길 때마다 관객들이 기대하는 것은 이 대단한 원작을 얼마나 잘 극화시켰냐는 것이다. 원작의 내용이 워낙 방대하다 보니 적절한 각색은 물론이거니와, 소설에서 묘사하는 공간적 배경을 얼마나 잘 구현했는지, 무엇보다 원작의 가치를 훼손하지 않는지 관심이 쏠리기 마련이다. 그런 점에서 볼 때 곧 개봉할 <몬테크리스토 백작>은 원작이 지닌 장르소설의 매력을 한껏 키우되, 그 가치를 훼손하지 않는 방향으로 제법 잘 만든 영화이다.
영화 <몬테크리스토 백작>은 원작의 기본 골자는 가져가되 등장인물에 꽤 많은 각색이 들어갔다. 페르낭과는 처음부터 연적이었던 원작과는 달리 당테스는 페르낭, 메르세데스와는 어릴 적부터 같이 지낸 친구사이로 등장한다. 단지 연적이라는 이유만으로 당테스를 파국으로 몰아넣은 것보다, 원작에서의 페르낭이 가진 자격지심에 조금 더 살을 붙인 것이다. 더불어 원작에서는 당테스와 연인 관계였던 아이데는 빌포르의 아들인 알제르와 이어지며, 복수심에 끝내 자멸한 선역에 가까운 카발칸티 자작(앙드레)은 원작에서는 유모를 실수로 불에 태워 죽이는 선역과는 다소 거리가 먼 인물이었다. 이렇듯 복잡한 인물구조를 조금 단순화시키고, 현재 통용되지 못할 도덕적 관점을 재구성함으로써 영화는 원작을 그대로 재현해 내기보다는 그 가치와 메시지에 초점을 맞추어 적절한 각색을 이루어냈다.
특히나 당테스와 유사 부녀관계였던 아이데가 그를 사랑하는 원작과는 달리 복수를 위해 의도적으로 접근한 알베르와 사랑에 빠진다는 이 각색은 영화의 메시지를 한층 더 돋보이게 만든다. 애당초 원작이 가치 이를테면 복수극을 그 누구보다도 '재미있게' 풀어냈다는 점에서 현시대의 관객이 느낄 수 있는 어떤 불쾌감을 미리 제거한 것이다. 더불어 이루어지지 못한 당테스와 메르세데스와는 달리 사랑을 지켜낸 알베르와 아이데는 앞으로 다가올 낙관적인 미래처럼 보인다. 피해자인 메르세데스와 완벽히 닫힌 결말을 내놓지 않음으로써 당테스라는 인물이 지닌 '낭만적인 복수자'란 캐릭터성도 지켜냈다.
다만 무려 2,000페이지가 넘는 방대한 분량의 원작을 잘 각색하여 내놓은 극본과 실제 소설 속으로 빠져들게 만드는 연출과는 달리 당테스의 분장에는 다소 아쉬움이 남는다. 가면을 쓰고 활동함에도 불구하고 마치 영화 <미션 임파서블>처럼 그의 가면은 피부의 착 달라붙어 영화의 현실감을 극락 시키기 때문이다. 그 크나큰 오점을 감안하고 볼 수 있다면 영화 <몬테크리스토 백작>은 고전문학을 각색하기에 좋은 예가 될 것이다.
*해당영화는 <씨네랩> 초청 시사회로 관람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