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작과의 차이점
영화 <하우스 메이드>는 완벽하지만 뒤틀린 남편, 부잣집 아내, 그런 집에 들어간 젊고 아름다운 여자라는 클리셰가 모조리 들어간 스릴러 영화이다. 놀라운 것은 이 영화는 생각보다 원작을 매우 잘 살렸는 것이다. 그러니까 영화가 가진 진부하다는 그 단점은 원작에서 온 것이며, 이 영화는 원작의 내용을 최대한 살리면서 아만다 사이프리드가 무대 안에서 마음껏 연기로 날뛸 수 있도록 하는 무대에 가깝다. 그런 점에서 본다면 이 영화는 넷플릭스에서 볼법한 팝콘무비면서도 어쩌면 원작이 가진 매력을 잘 각색한 하나의 예가 아닐까 싶다.
영화의 줄거리는 원작 소설을 그대로 따라간다. 심지어 이상행동을 보이던 극 중 니나(아만다 사이프리드)의 시점으로 전환되는 시기까지 원작을 어디 하나 크게 바꾸거나 뒤틀리지 않고 텍스트 그대로 전개된다. 원작과의 차이점이 있다면 니나를 맡은 아만다 사이프리드가 젊은 밀리(시드니 스위니)에게 밀리지 않을 정도로 아름답다는 점, 미켈레 모로네가 맡은 정원사 엔조의 역할이 대폭 축소되었다는 것이다. 결말 부분에서는 두 여성주인공이 함께 연대하여 남편을 살해했다는 것인데 이로 인해 원작에서 보인 밀리의 폭력성이 다소 축소된 것처럼 보인다. 이점으로 밀리가 가정폭력을 당하는 또 다른 여성의 집에 보모로 들어가며 이어지는 원작의 후속과는 다소 거리가 있어 보인다.
다만 이러한 각색은 방해가 된다기보다는 도리어 영화가 추구하고자 하는 목적에 좀 더 가까워 보인다. 원작자가 자신이 쓴 것보다 더 낫다며 이 점을 흡족해했는데 그 이유는 결국 사이코패스 남자에게 휘말린 두 여자의 탈출이라는 점이 이 이야기의 셀링포인트이기 때문이다. 원작에 충실하여 그 누구보다도 잘생긴 미켈레 모로네를 엔조로 분했지만 그의 이야기가 대폭 축소된 점은 영화가 어느 부분에서 잘 팔릴지를 영리하게 고민했다는 생각도 든다. 자극적인 이야기를 원작으로 삼았지만 요즘 관객들이 원하는 것은 이도저도 아닌 신데렐라일 바에야 차라리 제대로 연대하는 여자들의 이야기라는 것을 잘 아는 것일까. 드라마화된 국내소설 <마당이 있는 집>도 이러한 구조를 띄는 것을 보면 이는 단순히 할리우드만의 이야기는 아닌 것 같다.
영화 <하우스 메이드>는 사실 모든 것이 안전한 선택으로 이루어진 영화이다. <하우스 메이드> 속 젊고 건강하며 아름다운 글래머는 배우 시드니 스위니의 이미지를 그대로 가져왔다. 히스테릭한 아름다운 안주인의 모습은 아만다 사이프리드의 전작 <허드 앤 씬>과 같다. 원작에서 여자들(주로 동네 유부녀)들에게 시달려 영어를 못하는 척할 정도의 미남으로 등장하는 엔조 역시 미남으로 유명한 미켈레 모로네가 맡았다. 이미 굳혀진 배우들이 이미지를 다시 활용한다는 점이 다소 식상하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때로는 애매하게 이미지를 탈피할 바에야 가진 이미지 안에서 역을 제대로 소화할 때가 나은 법이다. <하우스 메이드>는 영화자체로만 보면 이렇다 하게 할 이야기가 많은 영화는 결코 아니지만, 셀링 포인트를 잘 파악하고 원작을 잘 각색했다는 점에서는 어느 정도 좋은 예임이 분명하다. 맛없는 햄버거, 피자, 치킨을 찾기가 힘들 듯이 아는 맛을 그냥 맛있게 먹을 수 있는 팝콘무비로 생각한다면 그리 나쁘지 않은 선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