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고생들이 대마를 키운다는 이 독특한 설정은 만화적 상상력을 자극한다. 각기 다른 개성을 지닌 세 명의 청춘이 남루한 일상을 탈출하고자 벌이는 소동극은 소란스럽다기보다 사랑스럽다. 영화 <올 그린스>를 연출한 감독 코야마 다카시는 원작 소설인 <우리들의 비밀 온실>을 읽자마자 바로 영화화를 결심했다고 한다. 어린 작가가 쓴 이 재기 발랄한 소설의 분위기를 감독은 최대한 영화에 녹인 듯 보인다. 현실성은 없지만 한 편의 청춘만화라고 생각하고 본다면 <올 그린스>는 꽤나 재치 있고 사랑스러운 영화일 것이다.
영화 <올 그린스>는 앞서 말하였듯이 영화 자체가 하나의 청춘만화와도 같다. 가정폭력 속에서 유일한 탈출구인 랩으로 분노를 표현하는 보쿠 히데미와, 이쁜 얼굴로 모두의 관심을 한눈에 받지만 정신이 불안정한 엄마와 함께 살아가는 밀크, 만화가를 꿈꾸지만 가난한 현실이 녹록지 않는 이와쿠마 이 세명의 우정은 영화의 활기를 돋는다. 초반에 다소 우울해 보였던 영화의 분위기는 보쿠 히데미의 제안으로 이들이 대마를 재배하기로 확정되면서 급격히 밝아진다. 이 지난한 현실을 벗어날 수 있다는 희망으로 시작된 소녀들의 우정과 과정은 맘붙힐 곳 없는 이들에게 도피처가 된다.
무채색에 가까웠던 아이들의 표정은 기상천외한 범죄행각과는 달리 점차 다양해진다. 할머니가 돌아가실 때에도 슬픔과 달리 감정이 드러나지 않던 히데미는 영화 말미에는 그 누구보다도 자유로운 웃음을 지으며 달려 나간다다. 특히 영화는 결말즈음에는 현실성을 과감하게 포기하고 관객들이 극 중 주인공들에게 가졌던 연민, 동질감, 애정 등을 잃지 않도록 한다. 그런 선택 덕분에 어른들의 방관 또는 폭력으로 인해 움츠리던 아이들이 끝내 얻는 자유를 현실성이 없어도 용서하게 되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올 그린스>는 대마초를 재배하기 전엔 다큐로, 재배 후에는 만화로 보아도 무방할 것이다.
감독은 원작이 가진 매력을 충분히 살리는 것을 목적으로 두었다고 한다. 떠오르는 신예배우들이 뛰어난 연기력을 보여주진 않더라도 마치 자기 옷을 입은 듯 자연스러움이 돋보인다. 영화를 다 보고 나면 원작 작가가 21살이라는 점과, 감독이 소설의 발랄함을 최대한 살리고자 노력했다는 점에 고개가 끄덕여진다. 우울한 환경과 더 나아질 것 없는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우리가 그렇게 될 리가 없잖아'를 외치는 이들의 청춘이 언제나 푸릇하기를 바라본다.
* 위 영화는 씨네랩 시사회에 초청되어 관람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