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가 세상을 멈춰 세웠을 때, 나의 세계는 5평 남짓한 작은 원룸 안으로 갇혀버렸다.
밖으로 나가는 길은 막혔고 구직 활동마저 막막했던 그때
나는 홀로 창백해진 얼굴로 모니터 앞에 앉아 있었다.
허무하게 흘러가는 시간을 어떻게든 가치 있게 남기고 싶어 무작정 블로그를 열었다.
거창한 목표보다는 '매일 한 줄이라도 써보자'는 마음 하나로 버텼다.
그 작은 습관이 단문에서 장문으로 자라나며, 훗날 내 지식 자산을 지탱해 주는 든든한 뿌리가 되었다.
좁은 주방은 당시 나의 유일한 숨구멍이었다.
그곳에서 요리를 하고 '먹깨비 블로그'라는 이름으로 레시피와 맛있는 기록들을 차곡차곡 쌓아갔다.
일상을 공유하며 누군가와 소통하는 그 짧은 순간들이 나에게는 큰 위로였다.
"나도 무언가 가치 있는 것을 만들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은 것도 바로 이때였다.
블로그는 좁은 방 안의 나를 세상과 이어주는 따뜻한 창구이자
나의 경험이 자산이 될 수 있음을 확인시켜 준 첫 번째 실험실이었다.
시간이 흘러 본가로 돌아온 뒤, 나는 블로그를 조금 더 전문적인 '자산'으로 키워보고 싶다는 욕심이 생겼다.
그래서 10년 동안 잊고 지냈던 2013년 블로그 계정을 다시 꺼내 활성화했다.
그것이 지금의 '도서관녀 블로그'가 태어난 순간이다.
예전의 성공 경험이 있었기에, 다시 시작하는 것도 금방 잘 풀릴 줄만 알았다.
하지만 현실은 생각보다 훨씬 차가웠다.
아무리 정성을 다해 글을 써도 내 목소리는 사람들에게 닿지 않았다.
알고 보니 내 블로그는 이미 '저품질'이라는 깊은 늪에 빠져 있었다.
10년이라는 세월 동안 세상의 규칙은 완전히 변했는데
나는 과거의 방식만 고집하며 그 변화를 미처 읽지 못했던 것이다.
노력이 빛을 보지 못하는 상황에 깊은 허탈감이 밀려왔지만, 나는 여기서 멈추지 않기로 했다.
오히려 이 막막한 벽을 기회로 삼았다.
"그냥 열심히만 해서는 안 되는구나"라는 것을 뼈저리게 느꼈기 때문이다.
나만의 진짜 자산을 만들기 위해 막연한 독학 대신 제대로 된 공부와 분석을 시작했다.
비어있던 내 기록의 성채에 제대로 된 기둥을 세울 준비는 바로 이 지점에서 시작되었다.
- 잠든 계정도 다시 살펴야 한다
2013년형 블로그처럼 오래된 계정은 잘만 쓰면 보물 같은 자산이 되기도 하지만
장기간 방치되었다면 저처럼 '저품질' 상태일 가능성이 크다.
무작정 글을 채우기보다 지금 내 블로그의 건강 상태가 어떤지 먼저 꼼꼼히 확인해 보는 지혜가 필요하다.
- 나를 지켜준 '글 쓰는 근육'
비록 첫 블로그는 시행착오로 끝났지만, 그때 몸에 익힌 습관은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내가 포기하지 않고 다음 길을 찾게 만든 가장 큰 힘이었다.
기술적인 요령보다 먼저 꾸준히 내 이야기를 써 내려갈 수 있는 '마음의 근육'을 만드는 것이
자산화의 첫 번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