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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서관에 사는 남자 Jul 26. 2016

삶의 열정 되살리기

깊은 늪에 빠져 헤어나오기 힘든 당신에게

누구에게나 한 번쯤 하는 일이 다 마음에 안 들고, 다 내 탓인 것만 같고, 인생을 왜 사나 싶을 때가 있다.


 나 역시 그랬다. 매번 하고 싶은 일이라 생각해서 시작하지만 금세 질려 그만두고, 잘해보려 해도 하는 일마다 문제가 생기던 때가 있었다. 그때는 정말이지 누군가 나에게 저주를 내린 기분이었다. 하는 일마다 안 풀리고, 뭘 해도 안 될 것 같고,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막막했다. 발이 늪에 잠겨 옴짝달싹 할 수 없었다. 그럼에도 항상 그 늪의 깊이는 내 키를 넘지 않았다.



변화는 작은 불씨에서 시작된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인생을 변화시키고자 할 때 시작하는 것이 '계획 짜기'다. 지난 암울한 시간들을 뒤로하고 밝은 곳으로 나오려 할 때 무얼 얼마나 할지 계획부터 짜기 시작한다. 누구나 한 번쯤 경험해봤겠지만 계획은 항상 틀어지기 마련이다. 그리고 인간의 의지는 그리 길게 지속되지 않는다.


 처음부터 원대한 계획을 짜는 것은 자칫 크나큰 좌절감을 가져다 주기도 한다. 과거와 다른 미래를 살기 위해 멋진 계획을 짜고 실행에 돌입하지만 하루 이틀만 지나도 시작할 때의 열정은 찾아보기 힘들다. 멋진 계획을 짰지만 막상 시도해보니 생활에 별다른 변화도 없고 목표를 이루기엔 너무 오랜 시간이 걸릴듯한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래서 우리는 또 큰 좌절감을 맛본다.


 적절한 계획은 우리가 계획을 이룰 수 있다는 희망을 준다. 작은 계획들은 빠른 시간 내에 달성이 가능한 경우가 많다. 가까운 목표를 설정하면 금세 눈앞에 보이기도 하고, 이루지 못했을 때 별다른 타격을 받지도 않는다. 숲을 태우는 것이 작은 불씨 하나에서 시작되듯이 인생의 큰 변화는 작은 불씨에서 시작된다.


빠르게 타오르면,
빠르게 식어버린다


 빠르게 타오르는 것은 식는 것도 순식간이다. 요즘은 라이터가 있어 편하게 불을 지필 수 있지만, 라이터가 없던 시절에는 성냥개비로 작은 불을 만들어 어딘가에 빨리 불을 옮겨야 했다. 우리의 열정은 성냥개비와 같다. 금세 활활 타오르면 식는 것도 금방이다.


 많은 사람들이 계획을 짜고 실패하는 것을 반복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계획은 크게 짜지만 열정은 며칠 가지 못한다. 큰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을 노력해야 한다는 것쯤은 누구나 알고 있다. 오죽하면 한 분야의 전문가가 되려면 1만 시간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법칙까지 있을까.


 위에서도 이야기했지만 변화를 위해 처음부터 계획을 크게 짤 필요는 없다. 인간의 열정은 금방 타오르고 금세 식기 때문에 큰 목표에 다가가는 동안 활활 타는 열정을 유지할 수 없다. 그래서 우리는 열정을 유지하기 위해 잦은 성취감을 맛봐야 한다.


 계획을 작게 쪼개고 작은 목표를 하나하나 이뤄가며 성취감을 맛봐야 한다. 아무리 작은 일이라도 달성했다는 성취감을 맛보면 또 다른 성취감을 맛보기 위해 열정이 되살아 난다. 작은 일들에 성취감을 맛보다 보면 어느새 그보다 큰 목표들에 훌쩍 다가가는 것을 경험할 수 있다.


 성냥개비 하나는 금세 타버리지만, 성냥개비 백개를 일렬로 세워 처음 하나에 불을 붙이면 금세 옆으로 번져 모든 성냥개비에 불이 붙는다. 성냥개비가 하나일 때의 불보다 꽤나 큰 불이 된다. 그렇게 우리는 작은 목표들을 달성함으로써 삶의 변화를 위한 열정을 이어나갈 수 있다.


의미 없어 보이지만
의미 있는 일들


 인생의 의미는 사람마다 다르다. 누군가는 아침 일찍 일어나 하루를 충만히 살고, 누군가는 자신이 좋아하는 놀이를 하며 하루를 여유롭게 보내기도 한다. 그런데 특히 우리나라는 '열심히' 사는 것만 의미 있는 삶이라고 말하는 게 아닌가 싶다.


 열심히 사는 게 미덕인 세상이라 휴식에 대해 시간낭비라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이를테면 청소나 걷기, 멍 때리기, 낮잠 자기, 일기 쓰기 등의 소소한 시간들을 시간낭비라고 여기는 사람들이 있다. 물론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사람도 있겠지만, 우리는 대게 이런 소소한 시간들을 마음껏 즐기지 못한다.


  때로는 의미 없어 보이는 이런 사소한 일들이 인생을 송두리째 변화시키는 경우가 있다. 위에서도 말했지만 원대한 계획은 그저 계획으로 끝나는 경우가 많다. 좌절감을 더해서 말이다. 그러나 때로는 의미 없어 보이는 사소한 행동 하나로 인생이 바뀌는 경우도 많다.


 매일 아침 일어나자마자 10분 동안만 간단하게 방청소를 한다든가, 매일 버스 타고 가던 거리를 걸어서 출근해본다든가, 정말 아무것도 할 일이 없을 때는 스마트폰을 내려놓고 아무 생각 없이 멍을 때려본다든가 하는 사소한 행동 하나가 삶에 활력을 불어넣어주기도 한다.


 몇 번의 좌절을 겪고 일어나기 힘들어하는 그대에게 열심히 살기 위한 큰 열정을 바라지 말고, 오늘부터는 매일 아침 잠깐의 청소를 하든 짬을 내어 모두 내려놓고 잠시 무작정 걸어보든 사소한 행동을 시작해보기를 권합니다. 단, 오늘 하루만으로는 안 됩니다.


 활활 타오르는 장작 역시 조그만 불씨 하나에서 시작됩니다. 엄청난 계획 말고 오늘은 그냥 마음 편하게 쓸데없는 시간을 가져봤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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