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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서관에 사는 남자 Oct 25. 2016

위기는 항상 기회와 함께 온다

고민우체통에 도착한 19번째 편지

때로는 열정을 가지고 노력해도 안 되는 일이 있습니다. 


 그럴 때는 무조건 밀고 나가기보다는 내가 하는 방식이 맞는지, 다른 문제는 없는지 점검해보는 것이 좋습니다. 잘못된 방법으로 밀고 나가다 보면 결국 무너지기 마련인데요.


 이번 고민은 유학생활을 하시는 분들께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 본인이 드러나지 않도록 내용을 약간 변경·축약했습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독일에서 유학생활을 2년 넘게 하고 있는 학생입니다. 

 하루하루가 너무 속상하고 죄스러워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이렇게 편지를 보냅니다.

 전 독일로 유학 오기 전 한국에서 지방 사립대학교를 다녔습니다. 독문학을 전공했었고, 목표가 생겨 도중에 휴학을 하고 독일로 유학을 오게 되었습니다. 제가 독일에 올 당시에는 지금처럼 한인 커뮤니티가 활성되지 않아 혼자서 해나가기 어려운 상황이었습니다.

 그래도 혼자서 열심히 했습니다. 학사과정을 시작하기 위해서는 어학성적증이 필요했어요. 외국인이었기 때문이죠. 대학교에 입학하기 위해 필요한 어학성적 점수를 받아야 했습니다. 그런데 점수가 조금씩 부족해서 계속 시험을 보고 있습니다.

 유학생활을 하려면 그 나라의 언어를 배워야 하고, 필요한 자격이 있다면 갖추어야겠죠. 현지인만큼의 어휘력을 갖추는 일은 쉽지 않았습니다. 저보다 더 늦게 온 유학생이 저보다 빠르게 합격하는 경우도 있었죠. 진심으로 축하를 해주기는 했지만, 그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제 모습에 너무 고통스러웠어요.

 분명 사람마다 배운 것을 이해하고 습득하는 속도는 다르겠죠. 머리로는 이해하고 있지만 잘 합격하는 유학생들을 보고 제 모습을 볼 때면 좌절을 면치 못했습니다.

 물론 문제는 다른 데 있었습니다. 비자가 만료돼간다는 점이었죠. 연장을 해야 하는데 성과가 없어서 연장도 힘들다고 합니다. 잘못하면 추방을 당할 수도 있는 상황에 처해있습니다.

 장녀인데 집이 유복하지도 않아 가장 역할을 해야 한다는 사명감도 있고, 부모님을 도와 가계에 보탬이 돼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빨리 학교에 들어가는 것을 목표로 했지만 그리 쉽지 않았습니다.

 금전적인 부분 때문에 일을 하면서 공부도 했지만 어느 것도 제대로 되지 않는 것 같아 일은 쉬고 있습니다. 

 다행히 주변에 좋은 분들이 많아 긍정적으로 생각을 하고는 있는데요. 추방당할 수도 있는 상황에 처하다 보니 긍정적으로만 생각하기 어려워지더라구요. 

 이런 불안한 생활을 언제까지 견뎌내야 할지, 내 목표는 무엇이었는지, 추방이라도 당하게 되면 한국에 가서 무얼 해야 하는지 등 부정적인 생각만 가득합니다. 오죽하면 제가 열심히 노력하는 척만 하는 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지금의 전 어떻게 해야 할까요?

 자국인 한국에서 살아가는 청년들도 쉽지 않은 삶을 살아가고 있는데, 먼 타국에서 혼자의 힘으로 살아간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일지 모르겠습니다. 물론 처음부터 어느 정도 예상은 하고 가셨겠지만 시련은 예상치 못한 곳에서 찾아오기 마련입니다.



방법이 문제다


 정말 열심히 해도 잘 안 될 때가 있다. 남들보다 더 많은 시간을 공부하고, 더 큰 열정을 가지고 노력하는데 남들보다 좋은 결과가 나오지 않는 경우가 있다. 물론 사람에 따라 습득하는 속도가 다르기 때문에 노력의 차이를 재능으로 극복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많이 노력하는데도 잘 안 될 때는 노력하는 방법을 점검해야 한다.


 예전에 고시 공부를 시작하며 영어 점수가 필요한 적이 있었다. 그전까지 영어 공부를 제대로 해본 적이 없어서 다른 일은 다 뒤로 하고 영어 공부에만 매달렸다. 하루에 10시간 넘게 매일 영어 공부를 함에도 실력은 잘 늘지 않았고, 실제 시험을 봐도 점수가 생각만큼 잘 나오지 않았다.


 그렇게 몇 달을 보내고 잠시 영어 공부를 손에서 놓았다. 공부에서 벗어나고 보니 내가 공부하는 방법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공부하는 시간만 많이 늘리려 했고, 중간에 딴짓을 하는 시간이 많았다. 산책을 오래 한다거나, 핸드폰을 만진다거나, 인터넷 서핑을 하는 등 낭비되는 시간이 의외로 많았다.


 효율적으로 공부하지도 못했다. 항상 새로운 것을 배우고, 새로운 문제를 풀려고 했다. 그러나 그것보다는 그날 한 공부에 대한 복습이 더 중요했고, 틀린 문제에 대해 왜 틀렸는지 깊이 파고드는 공부가 더욱 중요했던 것이다. 그렇게 공부의 양을 늘리기보다는 공부의 질을 높였다. 그러자 바로 원하는 점수를 받을 수 있었다.


 공부 잘하는 사람들이 어떻게 공부를 하고, 누가 더 많은 시간을 공부하는지 보다 중요한 것이 있다. 그것은 바로 내게 맞는 효율적인 공부법을 찾는 것이다. 자신이 얼마나 집중해서 공부하는지 객관적인 눈으로 살펴볼 필요가 있고, 문제가 없다면 공부방법이 내게 맞는지 점검할 필요가 있다.


 모든 결과에는 원인이 있기 마련이다.



위기와 기회는 함께 온다


 위기와 기회는 함께 오지만 무엇을 잡느냐는 본인의 선택이다. 위기를 기회로 보고 한 걸음 더 나아가는 사람이 있고, 기회를 위기로 보고 한 걸음 물러서는 사람이 있다. 


 고민을 보내주신 분의 상황처럼, 빠른 시일 내에 원하는 성적이 나오지 않을 경우 아무것도 이루지 못하고 집으로 돌아와야만 할 수도 있다. 결과야 당연히 중요하지만 과정 또한 중요하다 생각한다. 집으로 돌아가느냐 마느냐도 중요하지만, '어떻게' 집으로 돌아가고 '어떻게' 남아있느냐가 더 중요하다는 말이다. 


 남은 시간을 허비하며 좌절 속에서 지낼지, 아니면 다시 일어서 미친 듯이 달려볼지는 본인의 선택이다. 


 짊어져야 할 무게도 무겁고 상황도 안 좋아 마음이 급하겠지만, 이럴 때일수록 더 단단해져야 한다. 원하는 성적이 계속 나오지 않고 쫓겨나게 되는 것처럼 최악의 상황을 생각하기보다는, 내가 짊어진 무게를 돌아보고 더 노력하든 공부의 방법을 바꾸든, 어떻게든 될 수 있게 만들어야 한다.


 안 될 걸 생각하지 말고 될 걸 생각해야 한다. 정말 열심히 노력해서 원하는 점수를 얻고, 원하는 대학에 들어가서 마음껏 하고 싶은 공부를 할 때 얼마나 행복할지를 생각하자. '안 되면 어떻게 하지?'라고 생각하면 결국 안 되는 법이다. 


 위기는 언제나 기회가 될 수 있다. 기회를 위기로 만드는 것도 나 자신이고,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것도 내가 해야 할 일이다.



삶의 목표는 무엇일까? 


 사람은 대부분 힘든 상황에서 삶의 목표를 떠올리기 시작한다. 즐겁고 행복하게 살 때는 마냥 좋아 앞으로의 삶을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 그러나 현재가 무너지기 시작하면 미래를 걱정하기 시작한다.


 고민을 보내주신 분 역시 유학생활이 실패하면 한국으로 돌아가서 무얼 해야 할지 고민이 된다고 하셨다. 실패하고 돌아가면 무얼 하고 살아야 할지, 어떤 목표를 가지고 살아야 할지 고민되는 건 당연하다. 성공하고 돌아온다면 한국에 와서도 성공할 거라 생각했을 텐데 말이다.


 삶의 목표를 수시로 되새겨 보는 행동은 좋은 습관이다. 그래야 내가 가고자 하는 방향을 잃지 않고 올곧게 나아갈 수 있다. 물론 살다 보면 원하는 방향이 조금씩 바뀔 때도 있다. 개인적인 변화나 사회적인 변화에 의해서도 바뀔 수 있지만 내 인생이 어디로 향하는지 항상 주시하고 있어야 한다.


 삶의 목표를 정하고 방향을 정했다고 하더라도 수시로 되돌아봐야 한다. 내가 정한 길을 잘 따라가고 있는지, 걷고 있는 길이 내가 진정 가고자 하는 길인지, 나는 왜 이 길을 가려고 하는지 수시로 점검해야 한다.


 만약 삶의 목표를 잃었거나 아직 찾지 못했다면 끊임없이 찾아야 한다. 왜 살아야 하는지도 모른 채로 살다 보면 삶은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살아지는 것'이 되기 때문이다. 


 유학을 왜 왔는지, 어떤 공부를 하고 싶은 건지, 그 공부를 통해 무얼 하고 싶은 건지, 난 어떤 삶을 사는 사람이 되고 싶은지 끊임없이 생각해보셨으면 좋겠다. 목표가 바로 설 때 열정도 생기는 법이다. 열정이 생겨야 끈기 있게 노력할 수 있는 법이다. 끈기 있게 노력하는 하루하루가 쌓여 비로소 좋은 결과가 나오는 법이다.


 인생을 즐겁게 사는 사람들을 보면 '실패'라는 단어를 잘 사용하지 않는다. 대신 '경험'이라는 단어를 사용한다. 어떤 일에서 성공을 하든 실패를 하든 그 과정에서 무엇을 경험하고 배웠느냐를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 그러니 실패를 두려워 말고 미친 듯이 노력해보자. 


 어쨌든 미친 듯이 하면 배우는 것은 있을 테니까.






고민이 해결되지 않을 때는
언제든 '고민우체통'에
고민을 보내주세요^^



▼ 고민우체통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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