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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난나 May 14. 2023

우리는 왜 잠을 자야 할까

2023년 4월의 책읽을깡현 | 우리는 왜 잠을 자야 할까 (매슈 워커)

책속의 말

깊은 비렘수면 때 실제로 경험하는 것은 우리가 아는 한 신경들의 협동을 가장 장엄하게 보여 주는 사례에 속한다. 경이로운 자기 조직화를 통해서, 수많은 뇌세포들이 모두 하나가 되어 동시에 〈노래하기로〉, 즉 발화하기로 결정한 사례다. 밤에 우리 연구실에서 이 경이로운 신경 동조 현상을 지켜볼 때마다, 나는 겸허해진다. 잠은 진정으로 경이롭다.
평균 수면 시간을 역학적으로 연구한 결과들을 토대로 말하자면, 수많은 이들이 맹목적으로 잠을 적게 자는 습관을 고집하는 바람에 자신의 몸이나 마음의 잠재력을 결코 최대로 발휘하지 못한 채, 정신적으로 생리적으로 최적이 아닌 상태임을 모른 채 여러 해 동안 지내고 있다.
따라서 기억의 관점에서 볼 때, 수면은 은행과 다르다. 나중에 한꺼번에 갚는다고 생각하면서 대출을 점점 더 늘린다는 것이 불가능하다.

잠… 좋아하세요?

살면서 잠을 필요한 것 외에 즐거운 것으로 인식해본 기억이 없다. 잠이 뭐가 즐거워, 그냥 자야하니까 자는 거지. 나는 가능하다면 잠을 줄이고 싶었다. 자는 동안은 아무것도 못 하니까 아깝게 느껴지기까지 했다. 심지어 깨고 나서 그다지 개운하지도 않으니 더 그랬다. 평소에 나는 휴일에도 일찍 깨서 혼자 SNS 타임라인에 남아있는 사람이었다. 심지어 내가 고등학생일 때는 사당오락이라는 말이 유행했다. 4시간 자면 대학 입시에 붙고 5시간 자면 대학 입시에 떨어진다는 뜻이다. 그때는 그걸 굳게 믿고 새벽에 꾸벅꾸벅 조는 나를 원망했다. 아마 이 책의 저자가 그런 한국의 세태를 목격한다면 기절할지도 모른다. 저자는 ‘수면부족은 느린 형태의 자기 안락사’라는, 다소 강렬한 워딩으로 수면부족을 비판하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잠’에 대한 모든 것

수면 과학 전문가답게 저자는 책에서 잠에 대한 모든 것을 설명한다. 1부에서 잠이란 무엇이고, 우리가 잠에 들게 되는 수면의 메커니즘, 수면의 구조에 대해 설명한다. 인간의 몸이 수면을 위해 어떻게 설계되어 있는지 그 세심한 분배가 신기하기도 하다. 2부는 우리에게 잠이 필요한 이유를 본격적으로 알리는 장이다. 수많은 실험 결과를 근거로 잠의 효능을 제시하고, 수면부족과 질병이 어떠한 관계가 있는지 통계를 통해 보여준다. 이 모든 근거를 기반으로 저자는 우리가 잠이 부족하다는 걸 스스로 깨닫지 못한다는 것을 강조한다. 제일 무서운 부분은 우리가 하루에 6시간 정도만 자고도 괜찮다고 스스로 생각하지만, 사실 최적이 아닌 상태인 것도 모르고 계속 살아가고 있다는 것이다. 6시간 정도면 적당히 자고 있는 거라 생각했는데 전혀 아니었다. 심지어 결코 잃었던 수면시간은 되돌릴 수 없다고 한다. 3부는 꿈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를 돕고, 4부에서는 수면부족을 유발하는 요인과 이 사회가 얼마나 수면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지 비판하며, 이로 인해 사회에 어떤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지 설명한다. 마지막에는 수면에 대한 인식 제고의 필요성과 방법을 주창한다.


수면에 진심입니다만

저자는 수면에 진심이고 수면만을 위한 연구자다. 수면이 마치 무슨 만병통치약인 것처럼 이야기해서 간혹 의아하기까지 했지만, 사실 잠을 잔다고 해서 손해볼 일은 아니다. 저자가 제시한 연구 결과처럼 충분한 장점이 있다면 잠을 자기를 어찌 마다하겠는가. 심지어 어려운 것도 아니고 잠만 자면 된다는데! 하지만 저자도 지적했듯 이것은 개인만의 문제가 아니다. 개인도 변화해야 하지만 결국은 사회에서 인식이 바뀌어야 할 것이다. 뿐만 아니라 일정한 수면을 위한 생활패턴을 취할 수 없는 환경에 처한 사람도 분명 있을 테니 이 부분도 고심해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 수면을 충분히 취하는 것을 게으른 사람으로 보지 않아야 한다. 먼저 개인 차원에서 변화하기 위해, 나는 오늘도 저자가 말한 수면의 효과를 누리고 싶어 일찍 자려고 노력을 한다. 그러니까 일단, 시도는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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