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을 완성하는데 일 년이 넘게 걸렸다. 친구를 떠나보내고 그 친구를 생각하며 몇 줄 쓰고 닫기를 반복하며 오늘이 왔다. 한동안 남편이 친구의 부재로 울적해하고, 힘들어했다. 여전히 그리움은 우리 곁에 남아있다. 나의 대학 친구이자 남편의 단짝 친구가 우리 곁을 떠난 지 1년이 지나간다.
우린 사랑하며 살기에도 짧은 인생을 살아가고 있다. 그런데 지금도 티격태격 누군가를 미워하며 슬퍼하며, 누군가를 괴롭히며 그렇게 인생을 허비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렇게 보내기엔 우리에겐 시간이 많지 않다.
몇 년 전 수술을 받고 회복이 되어 일상으로 복귀했던 친구가 갑자기 상태가 나빠져서 결국 입원을 했다. 그 친구는 울면서 남편에게 전화를 했다고 한다. 갑자기 친구들이 너무 보고 싶다고..ㅜㅜ
그래서 우린 친구들과 함께 그 친구의 병문안을 갔다. 그리고 2주 후 친구가 갑자기 우리 곁을 떠났다. 지금도 엊그제 같이 생생한데, 시간은 흘러 1년이 훌쩍 넘어버렸다.
친구는 이제 40세를 갓 넘긴 두 딸의 아빠였다.
꿈 많던 20대를 뜨겁게 열정적으로 보냈던 친구.
대학 졸업 후에는 바라던 공무원 시험에 합격해서 기뻐했던 친구.
우리나라 교육현장에서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 열심히 일했던 친구.
그런 친구가 세상을 떠났다.
사랑하는 사람과 결혼해서 두 아이의 아빠이자 남편이었던 친구.
사랑하는 가족들을 이 험난한 세상에 남기고 가는 것이 걱정되어 떠나고 싶지 않다던 친구.
좀 더 아이들과 아내와 시간을 보내고 싶다고 눈물을 보이던 친구가 그렇게 우리 곁을 떠났다.
문병 간 날 친구의 상태가 좋아 보여서,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아있다고 생각을 했었다. 그런데 갑자기 이렇게 세상과 이별할 줄은 몰랐다. 면회시간 2시간이 어떻게 갔는지 모르게 추억 보따리 꺼내서 웃고 울고.. 가기 전에 너희들과 사진 찍고 싶다고 하면서 활짝 웃는 모습으로 마지막을 남겨주었던 친구.. 그 친구가 우리 곁을 떠났다
활짝 웃는 영정사진을 보자마자 눈물이 하염없이 흘러 내렸다. 평소에 밝고 긍정적인 친구여서 항상 주변 사람들을 즐겁게 해 주던 친구였는데..이제 더이상 볼 수 없다는 것이 믿겨지지 않았다.
지금은 친구들을 만나도 그 친구 이름을 먼저 올리지 않는다. 옛날이야기를 하다가 모두 그 친구를 떠올리며 눈시울을 붉혔던 적이 있었다. 같은 추억을 공유했기에 그만큼 그리움도 크다.
누군가의 부재... 다시 만날 수 없다는 그 자체가 마음을 아리게 한다. 인생이란 이렇게 짧은데, 아무도 자신의 마지막을 알지 못한다. 친구의 갑작스러운 이별을 겪고 나니, 주변을 다시 돌아보게 된다. 한걸음 물러나 생각해보면 아무것도 아닌 일에 내가 에너지를 소진하며 힘들어하고 있는 건 아닌지.. 잠깐 1-2분만 내면 사랑하는 부모님, 가족들, 친구들에게 안부를 전할 수 있는데 내가 너무 인색하게 살아가고 있는 건 아닌지...
우리에게는 시간이 많지 않다. 사랑하는 사람들과 사랑하며 웃고 살기에도 부족한 인생이다. 글을 쓰고 있는 지금 이 순간도 나에게는 소중한 시간이다. 추억의 한 페이지를 남기고 싶은 생각, 친구들과 마음을 나누고 싶은 생각에 이렇게 PC 앞에 앉아 있다. 다시 오지 못할 오늘을 기억하기 위해서..
앞으로 남은 인생을 어떻게 사는 것이 후회하지 않고, 제대로 사는 것인지 자주 생각을 한다. 즐겁게 살기에도 짧은 인생. 행복하게 살기에도 짧은 인생... 주변과 더불어 후회하지 않고, 소소하게 행복하게 사는 것이 나의 작은 바람이다.
'사람은 어떻게 죽느냐가 문제가 아니라 어떻게 사느냐가 문제다'
- S. 존슨(영국의 문학자) -
'겁쟁이는 죽음에 앞서 몇 번이고 죽지만
용감한 사람은 한 번 밖에 죽음을 맛보지 않는다.'
- 윌리엄 셰익스피어 -
'잘 보낸 하루가 편안한 잠을 주듯이
잘 쓰여진 일생은 평안한 죽음을 준다'
- 레오나르도 다빈치 -
'아무도 죽기를 원하지 않는다.
그래도 죽은은 우리 모두의 숙명이다..
아무도 피할 수 없다.
왜냐면 삶이 만든 최고의 발명품이 죽음이기 때문이다'
- 스티븐 잡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