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나중이란 언제일까?

수시로 부도 수표를 날리는 자식들..

by 꿈이 크는 나무

우리는 일상에서 무심코 나중이라는 말을 자주 사용한다.

가족, 아이, 동료, 친구들에게... 수없이 사용했던 말 중 하나가 '나중'이라는 말이다.

나중에 할게. 나중에 해줄게. 나중에 하면 되잖아..... 끊임없이 나중에... 나중에.. 나중에를 외친다.


오랜만에 엄마가 병원 진료로 서울에 올라오셔서 단둘이 이야기할 시간을 가지게 되었다.

예전부터 엄마와 단둘이 여행을 가고 싶었지만 여건이 쉽게 허락하지 않았다. 직장생활에 아이들 케어에 쉽게 시간을 내지 못하고 지금까지 마음만 가지고 있었다.


"엄마, 나중에 단 둘이 해외여행 갈까? 엄마랑 둘이 여행 가고 싶다."

그리고는 TV에 시선을 돌렸는데, TV 속 화면에서 안마의자 광고를 하고 있었다.

"엄마, 나중에 내가 여유 생기면 저 안마 의자 제일 좋은 걸로 사줄게."

이런 말을 건네는 나를 엄마는 따뜻한 미소로 바라보셨다.


지금까지 난 엄마에게 많은 부도 수표의 말들을 날려왔다. 40년 넘게 키워주시고, 출가를 해서도 우리들 잘 되기를 바라며 당신은 항상 괜찮다. 필요 없다. 안 좋아한다. 힘들어서 못 간다는 말로 자식들을 위로하셨다.


오늘 엄마의 이면의 말을 생각해 보았다.

'네가 바쁜데 어떻게 여행을 가겠어. 아이들은 어떻게 하고.. 엄마도 우리 딸이랑 같이 가고 싶지. 엄마도 딸이랑 데이트하면 정말 좋을 것 같아.'


'엄마도 저 안마 의자 좋아 보이더라. 너도 아이들 키우려면 돈도 많이 들 텐데, 엄마는 괜찮아. 그 마음만으로도 충분해.'

....

오늘 이런 엄마의 마음을 생각하는데, 갑자기 울컥했다.

아이들이야 앞으로 좋은 세상에서 좋은 거 많이 먹고, 마음만 먹으면 어디든 여행을 갈 텐데..

우리 아이들은 뭐든 할 시간이 아직 많은데, 우리 엄마, 아빠는 아니잖아.

80 평생 5남매 뒷바라지하시면서 언제 한번 내려올까? 언제 전화 한번 줄까?

해바라기처럼 그냥 말없이 자식 바라기를 하시는 부모님을 생각하니 마음이 먹먹해졌다.

아무 때나 전화하셔도 된다고 해도, 너희들 일하는데 방해되면 어쩌니.. 항상 모든 것이 자식들 위주로 먼저 생각을 하신다.


어렸을 때는 부모님의 마음을 잘 알지 못했다. 괜한 걱정에 잔소리만 하신다고 투덜거렸는데, 내가 자식을 낳아 키워보니 엄마 아빠의 마음이 조금은 이해가 된다. 부모에게 자식은 나이를 먹어도 물가에 내놓은 아이처럼 걱정되고, 보고 싶은 존재다.


서로 바라만 보는 해바라기

그리운 존재..

엄마 아빠 감사해요. 사랑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