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도시락

by 꿈이 크는 나무

오늘은 아이가 기다리고 기다리던 현장학습 가는 날. 아이들은 어쩔 수 없는 아이인가 보다. 학교 밖을 나오는 활동을 왜 이리 좋아하는지.


생각해보면 어렸을 때 나도 그랬던 것 같다. 혹시 소풍 가는 날~ 비가 오지는 않을까? 비가 와서 소풍이 취소돼서 학교 수업을 다시 들어야 하는 불상사가 생기지는 않을까?

세월은 흘렀지만 그때 나의 마음과 오늘 딸아이의 마음이 같지 않을까 싶다. 아이의 도시락을 준비하기 위해 나는 새벽부터 일어나야 한다. 도시락을 준비하는 건 손이 참 많이 간다. 김밥에, 샌드위치, 그리고 후식으로 과일까지~ 내가 손이 빠른 편이 아니라서, 그리고 음식을 잘하는 편이 아니라서 나에게 도시락은 항상 어려운 숙제 중의 하나이다.

원하는 도시락을 그림으로 그리고 재료까지 적어 준 우리 둘 째~ 이러는데 어떻게 그냥 넘어갈 수 있나? 귀요미^^


지금까지 난 바쁘다는 핑계로 항상 김밥 한 가지로 도시락을 대신했었다. 그런데 아이들이 친구들 도시락과 자신의 도시락을 비교하면서 엄마도 다른 친구 엄마들처럼 예쁘게 이것저것 해주면 좋겠다고 귀여운 압력을 계속 푸시한다. 둘째 아이는 며칠 전부터 현장학습을 갈 때 엄마가 만들어줬으면 하는 도시락을 손수 그림으로 그려서 나에게 주었다. —: 이쯤 되면 엄마도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야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이번만큼은 아이들의 기대에 부흥하기 위해서 미리 재료를 준비해서 없는 솜씨, 있는 솜씨를 최대한 발휘해서 새벽부터 도시락을 준비했다.


항상 그림으로 표현하는 우리 둘 째 희정이~


가끔 한 번 만드는 도시락도 이렇게 힘든데 우리 엄마는 5남매 도시락을 10년 넘게 어떻게 준비를 했을까 하는 생각을 해봤다. 우리 때는 급식도 없어서 매일 도시락을 손수 준비해야 했다. 언니 오빠는 2개씩 가져갔으니, 매일 10개 가까이 되는 도시락을 그렇게 새벽밥 하시면서 엄마는 우리 뒷바라지를 하셨던 거다.
'우리 엄마 참 대단했네!' 속으로 되뇌어 본다.

우리 엄마 도시락~ 그 당시에는 반찬 투정도 많이 했었는데.. 우리 엄마는 최선을 다해 준비해주셨다는 것을 지금은 알 것 같다. 내가 우리 아이들 도시락을 새벽부터 준비하면서 그때의 엄마 마음을 조금이나 다시 느껴본다.


엄마가 자주 하셨던 말씀이 있다. '너도 결혼해서 자식 낳아 키워보면 엄마 마음을 알 거야'라는 말.

정말 내가 결혼을 하고 자식을 낳아 키워보니, 그때 엄마가 자주 하셨던 말들이 조금은 이해가 간다. 철이 든 거겠지. 내가 철이 들어 생각해보니, 어른들 말 중에 틀린 말이 거의 없다. 본인들이 수십 년 인생을 살아오면서 직접 경험하고 느꼈던 것들을 이야기로 해주는 것이니.. 자신이 겪었던 시행착오들을 사랑스러운 자녀는 반복해서 겪지 않기를 바라는 사랑에서 우러나온 말들..이제는 조금은 알 것 같다.


새벽부터 일어나 아이의 도시락을 준비하면서 내 어릴 적 엄마의 도시락을 생각해본다.

고마운 엄마, 사랑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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